-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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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
마이클 J. 폭스가 열연했던 영화 ‘백투더 퓨처’는 재미있는 영화다. 로큰롤과 스케이드 보드, 자동차를 좋아하는 명랑 쾌할 고교생 마티, 괴상한 발명가 브라운 박사의 타임머신, 미래와 과거를 종횡무진 연결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해주는 영화였다. 그 영화 중에 인상깊었던 장면은, 미래시점에서 과거의 자신이 준 쪽지를 받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미래로 보내는 편지’라니.. 그러고 보니, 신입사원 시절,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있다. 이걸 병원 마케팅으로 연결시켜 볼 수는 없을까? 재미있을 것 같다.
미래 그림 1)
OO 병원에 입원중인 최우성씨는 1주일 후로 예정된 OO 수술을 앞두고 병실에서 인터넷으로 접속을 했다. 가톨릭의료원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미래로 보내는 사랑 편지’ 코너를 통해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려는 것이다. 수술을 앞둔 자신의 심경과 함께 자녀들에 대한 당부를 인터넷 편지로 쓰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병원에서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미래로 보내는 사랑 편지’는 가입자가 수신받을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지정하고 기간(1주일 후-1년, 1년까지 무료) 을 정하면 날짜에 맞추어 보내주는 미래 타임캡슐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 병원 (성모, 강남성모, 의정부성모, 성바오로, 성빈센트, 부천성모, 인천성모, 대전성모)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미래 그림 2)
OO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중인 홍길녀씨는 죽음을 앞두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지인들과 자녀들에게 남기는 유언을 작성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이 서비스하고 있는 ‘미래로 보내는 생명존중 유언장’의 경우 1인당 3통까지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인터넷으로 작성한 유언을 무료로 공증해 주는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미래로 보내는 유언장 메일은 어린자녀를 둔 30대 부부에게도 인기가 많다. 어린 자녀가 10대, 20대가 되었을 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미리 써서 보내는 사람의 이용율이 높기 때문이다.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우리는 나 자신과 가족, 이웃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된다. 인터넷 강대국인 한국에서 유비쿼터스 병원의 모습을 상상해볼 때, 미래로 보내는 편지는 생명을 존중하는 가톨릭 병원의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2005년 ‘기획박물관’ 전시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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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삶은 3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열린 질문’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학 강의를 하는 탈 벤 샤하르 교수는 “나는 행복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행복하지 못하면 불행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갖게 하는 ‘닫힌 질문’이라는 것이다. 대신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 라고 질문하라고 한다. 이 질문은 행복 추구가 어떤 지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삶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창조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 고개를 주억거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어야 하지 않을까? 질문이 열려있어야 기록을 하던, 벤치마킹을 하던,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던, 그런 습관과 노력들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왜 창의적이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본인이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위대한 휴식’이다.
어떤 것이든, 일들이 꽉 막혀있어 지독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때는 그 태풍같은 일에서 나와 대책없이 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휴식은 창의성을 가져온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하다. 휴식 없는 일이 잘 통하는 곳도 물론 있다. 단순한 성실이 요구되는 비즈니스에서는 휴식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은 휴식이 꼭 필요하다. 나는 언제 창의적이었던가? 머릿속으로 골몰하던 문제들이 풀려버릴 때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머리를 쥐어짤 때가 아니다. 술을 진창 먹고 밤늦게까지 놀다가 다음날 지각출근하는 전철에서, 머릿속이 하얀 가운데, 속썩이던 문제가 풀리는 경험을 제법 했다. 휴식이 위대하려면, 그전까지는 머릿속이 그 일로 온통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래야 휴식이 위대해지며, 위대한 휴식은 창의성을 불러온다.
셋째, 창조의 비밀은‘재미’에 있다.
지나온 직장생활을 돌이켜 본다. 언제가 가장 창의적이었던가? 시급하고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때 였던가? 경영층의 관심이 큰 일을 수행할 때였던가? 내 경우에는 영향력이 매우 큰 대단한 프로젝트를 수행히거나, 창의성을 요구당한다고 창의적인 성과가 도출된 적은 별로 없다. 재미있는 일을 했던 기억, 그때가 가장 창조적이었다.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했었다. 그러나 어디 조직이 재미있는 일만 하며 살수 있는가? 그렇기에 창의적인 사람은 있지만, 창의적인 조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생각해보았지만, 아직 (5년째) 기획안을 올리지는 않고 박물관에 전시만 해놓았다. 조직의 생리상, 기획안을 모두 다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창의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세상만사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메모와 체계적인 기록, 구체적인 실행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재미있어야 살 맛 난다. 그래서 직장경력 10년이 넘어가는 중년의 어른들에게 '재미와 창의'는 심리학적으로 동의어가 된다. 또한 내일의 재미를 위해, 오늘 고통의 길을 가더라도, 그 고통의 길에서 재미와 창의를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창조의 비밀을 손에 쥔 사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