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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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laborans...굴레를 짊어진 짐승처럼 매일 고된 일을 되풀이 해야 하는 인간, 즉 '일하는 동물이다. 원자폭탄을 만드는 일을 매력적인 일로 느꼈던 오펜하이머의 상태나 효율적인 가스실을 만들려고 절치부심했던 아이히만, 혹은 매일 직장에서 의미없고 반복적인 일만을 하는 일부 직장인들의 모습이 여기에 해당한다.
Homo faber...제작자를 뜻하는 단순한 말이었다가 르네상스 시기에 깜짝 나타나 공동의 삶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질적인 노동과 행위를 판단하는 존재로 쓰이는 단어. 어떤 이는 Animal laborans의 상위자를 칭하기도 한다.
우리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어떤 일이 가치 있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이는 Homo faber이다. 단추만 누르면 핵 미사일이 날아오르는 시대. 정보가 사방팔방에서 넘쳐나는 시대이기에 그 만큼 윤리적 판단, 개인의 가치 판단이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Animal laborans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물건을 만들면서 일을 하면서 무수한 생각을 한다. 리처드 세넷의 말처럼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Good)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가 만드는 물건이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일까?'
결국 Animal laborans가 Homo faber를 안내하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물음까지 다다른다. 그래...그렇다면 Animal laborans로서 시작하자. 회사일이 되었던 공예가 되었던지, 그 일 속에서 즐거움과 선(Good)를 추구한다. 이 일이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불안해 하지도 말고 뒤를 돌아보지도 말라. 나를 위한 새벽 두 시간(5:30-7:30)은 Homo faber가 아닌 Animal laborans로서 존재하며 나의 밝은 곳을 더 밝게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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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faber...제작자를 뜻하는 단순한 말이었다가 르네상스 시기에 깜짝 나타나 공동의 삶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질적인 노동과 행위를 판단하는 존재로 쓰이는 단어. 어떤 이는 Animal laborans의 상위자를 칭하기도 한다.
우리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어떤 일이 가치 있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이는 Homo faber이다. 단추만 누르면 핵 미사일이 날아오르는 시대. 정보가 사방팔방에서 넘쳐나는 시대이기에 그 만큼 윤리적 판단, 개인의 가치 판단이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Animal laborans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물건을 만들면서 일을 하면서 무수한 생각을 한다. 리처드 세넷의 말처럼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Good)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가 만드는 물건이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일까?'
결국 Animal laborans가 Homo faber를 안내하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물음까지 다다른다. 그래...그렇다면 Animal laborans로서 시작하자. 회사일이 되었던 공예가 되었던지, 그 일 속에서 즐거움과 선(Good)를 추구한다. 이 일이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불안해 하지도 말고 뒤를 돌아보지도 말라. 나를 위한 새벽 두 시간(5:30-7:30)은 Homo faber가 아닌 Animal laborans로서 존재하며 나의 밝은 곳을 더 밝게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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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최성우님,
몸이 아픈 것은 좀 어떠신지...오늘 문득 걱정이 되어 잠시 들렀습니다.
평소의 성우님을 생각해볼 때, 성우님은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고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일에도 성의를 보이기 때문이지요.
어떤 책에서는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를 유전형질 50%, 의도적 활동 40%, 환경 10%로 보았습니다. 성우님의 지금 환경이 비로 좀 벅찰지라도 성우님께는 부모님께 받은 행복 유전형질이 두둑히 있으니 곧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위한 의도적 활동으로 이번 주말에는 꼭 좋은 사람 한 두분을 만나서 행복한 에너지를 받는 시간들을 가져보세요. 성우님, 파이팅!

승완님이 항상 칭찬하는 부족원, 성우님.
성우님의 새벽활동이야 말로..
아~ 저런게 정말 천복을 향한 걸음이구나라고 많이 느껴요.
부족원들도 성우님의 단군일지를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을거예요.
최고의 조회수를 봐도 그렇잖아요. ^)^
아래 사이트 정보를 하나 알려드립니다.
작품활동하시는데 많은 영감과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RSS로 받아 보시고 스크랩 해두시면 좋은 자료실이 될 듯..
http://www.yankodesign.com
성우님은 남들에게 선물만 하던데..
이 레족장은 그런 성우님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네요.
나중에 제 재능을 공헌을 해드릴 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을께요.
성우님의 새벽활동이야 말로..
아~ 저런게 정말 천복을 향한 걸음이구나라고 많이 느껴요.
부족원들도 성우님의 단군일지를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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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님은 남들에게 선물만 하던데..
이 레족장은 그런 성우님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네요.
나중에 제 재능을 공헌을 해드릴 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을께요.

최성우
<Animal laborans_039>
어깨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 잠을 잘 못 잤는지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내 발바닥은 땅바닥과 삼일 동안 전쟁을 치르느라 지쳐 버렸다. 삼일 내내 4개국어(한국어, 일본어, 못난 영어&잘난 바디랭귀지)를 토해낸 내 입 역시 굳게 다물어져 있다. 호텔 창가에 기대어 해변을 할퀴고 있는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 서둘러 체크 아웃을 하고 부산역으로 향한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나에게 택시 기사분이 말을 건넨다. 호탕한 웃음...백만불 짜리 웃음이라 하신다. 그 웃음에 녹아난 이야기들..."어쨌든 우리는 부산역으로 가면 됩니다."라는 기사님의 문구를 내 자신에 빗대어 본다.
저녁 8시 40분 KTX...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았기에 책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매번 느끼는 것이, 부산역 책방은 기대 이상으로 알차다. 뜻밖의 책들과 만날 수 있는 곳...
오늘 만난 뜻밖의 책..."빅 픽처". '난 소설이에요'라고 울부짖고 있지만 예리하게 우리의 삶을 도려내 사정없이 칼질하고 있다.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 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계속 달리고 싶었지? 계속 달리고 싶었냐고? 당연하지. 그렇다고 무작정 달릴 수 있을까? 안 되지. 왜 안돼? 도망칠 수 있어도 숨을 수는 없으니까...내 말 잘 들어. 친구.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돼.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 세상 일이란 게 늘 그러니까"
소설을 덮었을 때...최인훈 씨의 "광장"이 떠오른다. 다른 애기, 다른 느낌, 다른 시대의 이야기다. 인물 묘사 때문이었을까? "광장"의 주인공도, "빅 피처"의 주인공도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할 지 모른다. 그러기에 경험하지 못 한 삶을 찾아나선다. 그 끝에 도달한 결론은 상징적인 죽음이 되었던 실제하는 죽음이 되었던 자신을 죽음으로 내 모는 것...
탈바꿈에 대한 간절함이 깊어지는 하루...

어깨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 잠을 잘 못 잤는지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내 발바닥은 땅바닥과 삼일 동안 전쟁을 치르느라 지쳐 버렸다. 삼일 내내 4개국어(한국어, 일본어, 못난 영어&잘난 바디랭귀지)를 토해낸 내 입 역시 굳게 다물어져 있다. 호텔 창가에 기대어 해변을 할퀴고 있는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 서둘러 체크 아웃을 하고 부산역으로 향한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나에게 택시 기사분이 말을 건넨다. 호탕한 웃음...백만불 짜리 웃음이라 하신다. 그 웃음에 녹아난 이야기들..."어쨌든 우리는 부산역으로 가면 됩니다."라는 기사님의 문구를 내 자신에 빗대어 본다.
저녁 8시 40분 KTX... 아직 약간의 시간이 남았기에 책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매번 느끼는 것이, 부산역 책방은 기대 이상으로 알차다. 뜻밖의 책들과 만날 수 있는 곳...
오늘 만난 뜻밖의 책..."빅 픽처". '난 소설이에요'라고 울부짖고 있지만 예리하게 우리의 삶을 도려내 사정없이 칼질하고 있다.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 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계속 달리고 싶었지? 계속 달리고 싶었냐고? 당연하지. 그렇다고 무작정 달릴 수 있을까? 안 되지. 왜 안돼? 도망칠 수 있어도 숨을 수는 없으니까...내 말 잘 들어. 친구. 인생은 지금 이대로가 전부야. 자네가 현재의 처지를 싫어하면 결국 모든 걸 잃게 돼. 내가 장담하는데 자네가 지금 가진 걸 모두 잃게 된다면 아마도 필사적으로 되찾고 싶을 거야. 세상 일이란 게 늘 그러니까"
소설을 덮었을 때...최인훈 씨의 "광장"이 떠오른다. 다른 애기, 다른 느낌, 다른 시대의 이야기다. 인물 묘사 때문이었을까? "광장"의 주인공도, "빅 피처"의 주인공도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할 지 모른다. 그러기에 경험하지 못 한 삶을 찾아나선다. 그 끝에 도달한 결론은 상징적인 죽음이 되었던 실제하는 죽음이 되었던 자신을 죽음으로 내 모는 것...
탈바꿈에 대한 간절함이 깊어지는 하루...


최성우
<Animal laborans_040>
제 시간에 일어났으나 작업실로 향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침대에서 떼어내지 못 한 내 육체 때문이었으리라. (아직도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작업실을 굳건히 지키는 셔터 소리는 새벽에 더욱 날카롭다. 나무가 숨 쉬는 작업실을 불을 켠다. 나무로 만든 의자 위에 앉아 말 없이 나무만 물끄러미 한시간여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저 내가 있을 곳에서 나와 함께 하는 나무만 바라볼 뿐...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어떻게 해야 넘어설 수 있을까...왜 이리 힘들까...어느새 날이 밝아 온다. 조용히 불을 끄고 아침 출근길로 바쁜 거리에서 이제는 그다지 시끄럽지 않은 셔터를 내린다.
제 시간에 일어났으나 작업실로 향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침대에서 떼어내지 못 한 내 육체 때문이었으리라. (아직도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작업실을 굳건히 지키는 셔터 소리는 새벽에 더욱 날카롭다. 나무가 숨 쉬는 작업실을 불을 켠다. 나무로 만든 의자 위에 앉아 말 없이 나무만 물끄러미 한시간여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저 내가 있을 곳에서 나와 함께 하는 나무만 바라볼 뿐...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어떻게 해야 넘어설 수 있을까...왜 이리 힘들까...어느새 날이 밝아 온다. 조용히 불을 끄고 아침 출근길로 바쁜 거리에서 이제는 그다지 시끄럽지 않은 셔터를 내린다.

최성우
<Animal laborans_042>

내촌 목공소 가는 길
그 길에는
좁디좁은 외길이 있었습니다.
맞은편에서 누군가 맞닥드렸을 때
어느 한쪽은 완전히 비켜주어야 하는
그런 길이였습니다.
그래도 내촌 목공소 가는 길은
달려서 갈 만 하였습니다.
한 채,
두 채,
집이 완성 될 때
그 분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서울에서 달리면 두시간 반거리.
쉬운 얘기여도
맨 마지막 이 외길처럼
그네들의 오름에도 이 외길이
진정으로 있었겠지요.
가을에 아직 향과 색이 살아 있었던
이쁜 가을 들꽃 하나 드리고 온 것으로,
저는 만족 하였습니다.
그는 어떤 만족을 하였을까?
그는 지금 어떤 외길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 길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촌 목공소 가는 길
그 길에는
좁디좁은 외길이 있었습니다.
맞은편에서 누군가 맞닥드렸을 때
어느 한쪽은 완전히 비켜주어야 하는
그런 길이였습니다.
그래도 내촌 목공소 가는 길은
달려서 갈 만 하였습니다.
한 채,
두 채,
집이 완성 될 때
그 분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서울에서 달리면 두시간 반거리.
쉬운 얘기여도
맨 마지막 이 외길처럼
그네들의 오름에도 이 외길이
진정으로 있었겠지요.
가을에 아직 향과 색이 살아 있었던
이쁜 가을 들꽃 하나 드리고 온 것으로,
저는 만족 하였습니다.
그는 어떤 만족을 하였을까?
그는 지금 어떤 외길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 길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성우
<Animal laborans_043>
지난 단군 프로젝트 세미나는 자신의 재능의 발견과 강화가 테마였다. 국내에 나온 스트렝쓰 파인더 책은 두권이다. 다른 한권은 "최고 판매를 위한 강점 혁명"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달고 있다. 두 권 다 읽다보니 테스트를 두번 할 기회가 생겼다. 첫번째 결과는 "포괄성, 긍정성, 성취자, 학습자, 초점", 두번째 결과는 "포괄성, 긍정성, 관계자, 탐구심, 초점" 두번의 테스트에서 포괄성, 긍정성, 초점은 변하지 않고 나온다. 이제는 여러가지 테스트 결과에서 자유롭지만 내가 가진 재능을 설명하는 내용을 정리하는 작업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
1. 포괄성
"원을 더 넓혀라." 사람들을 포용해서 집단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싶어 한다. 대학 생활의 동문회 활동은 이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그 자체였다. 동문회 분위기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들 중심이었지만 항상 내성적이고 말 없는 동기들을 챙기기게 바빴었다. 중학교 때는 반에서 소외되는 친구에게만 크리스마스 때 무언가를 만들어 주었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여러 모임이나 술자리에서는 소란스러운 사람의 애기에 묻혀 누군가 전혀 애기를 하고 있지 않으면 자연스레 관심이 그에게로 가 질문을 던진다. 그가 대화에 자연스레 참여하고 모두가 그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작용해서다.
단정하지 않는다. 수용적이다. 라는 말 역시 나를 표현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약해지는 듯 하다. 빠른 판단과 그에 따른 대응을 해야 하는 업무인지라 때때로 선입관을 가지고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업무의 첫 발을 내디딛을 때는 항상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2. 긍정성
책에 설명된 내용 그대로라 그다지 설명할 것이 없다. 사실, 예전에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 꽤 힘들었던 시간도 있지만 어느새 웃고 있는 나.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싫어하지만 매 순간순간에 웃음이 같이 한다.
3. 성취자
애니어그램에서도 3번 유형 성취자가 나왔는데...몇년 전의 나라면 딱 들어맞는 강점이라 좋아했을텐데, 요즘은 그냥 그려려니...라고 생각하는 중. 두번째 테스트 때는 성취자 대신에 관계자 톡 튀어 나왔다. 책에 써 놓은 그대로다.
4. 학습자
이 테마는 내가 현재 성취하고자 하는 것들과 깊은 연관이 있는 듯 하다. 내 방에는 책들로 넘쳐난다. 그 때 그 때 관심을 가졌던 테마들, 일들에 따라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책을 사 모은 까닭이다. 언젠가 처음 스노우 보드 타러 가던 주말...나는 사무실에서 스노우 보드 강습 비디오를 어둠의 경로로 다운받아 열심히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5. 초점
책 그대로다. "항상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듯 하다. 그래서 항상 다이어리에 일년, 한달, 일주일 계획을 세우며 살았겠지. 그러나 지금의 나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더 이상 쓰지 않고 계획은 꼼꼼하게 세우지 않는다. 큰 목표만을 바라보고 유연성 있게 생활하고 있을 뿐이다.
6. 관계자
성취자 대신 두번째 테스트에서 나왔던 강점. 그다지 강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다른 부족원들의 단군일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몇번에 걸쳐 읽고서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면 경향성이 보이는 듯 하다.
7. 탐구심
정보 수집을 좋아하는 나를 보면 경향성 있는 것 같다. 다른 테마에 비해서 그다지 강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써 놓고 보니......책 내용 그대로네....(- -);;;;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중지능...
1. 공간지능
예상했지만 당연히 최고 점수를 획득하며 1등...세미나 자료에 나에게 해당하는 내용을 밑줄 그었는데 밑줄 안 그은 부분이 얼마되지 않는다. "지도 해석에 뛰어나다."를 빼고는...
나는 정말 길치다. 군대 시절...포병의 사격지휘병이었던 나는 첫 동계 훈련에서 선발대로 나갔다가 축구장 4,5배는 되는 황무지에서 방향을 잃어 혼자가 된 적이 있다. 불빛 하나 없는 훈련장에서 낙오의 두려움 속에서 혼자 한시간을 헤매다 자그마한 불빛 하나를 보고 미친 듯이 달려 갔다. 아!...거기는 훈련 뛰고 있는 우리 중대가 아니라 텐트 치고 잘 준비하고 있는 다른 부대...ㅠㅠ...('그래...부처님께 엉겁결에 삼천배 하고 온 효험이 있어 낙오는 면하게 해 주었구나.') 본사 근무 때도 미로처럼 얽혀 있는 건물들 사이에서 길을 잃어 매번 밖으로 나와 다시 다른 건물로 가곤 했다. 그렇지...한번은 주말에 회사에 나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잘 못 타는 바람에 2시간 정도 엉뚱한 곳으로 간 적도 있고...서울 와서는 지방에 출장가야 되는데 서울 시내를 못 벗어난 적도 있고...그리고...지금도...그렇게도 많이 다니는 강남역 지하철...잠시 안 가다가 가면 길을 잃는다. --;;;
2. 자기성찰지능
최근 생각이 많아서인지, 내 안의 나를 점점 볼 수 있게 되어서인지 점수가 높게 나온다.
3. 인간친화지능
영업 담당자인지라...이거 점수 안 나오면 밥 벌어 먹기 힘들다. (^^);;;;
※ 신체운동지능이 생각보다 낮다. 이 결과는 순전히 내 인식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 몸이 많이 약했기에 운동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최근에 운동을 거의 안 해서 일까. 대학 4년 동안은 농구공하고 같이 살았는데...
써 놓고 보니 어떤 항목은 예전의 나를, 어떤 항목은 현재의 나를 표현해 준다. 중요한 점은 이 강점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해서 내 안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고 현재의 나를 만든 요소들이라는 점이다. 소중히 하고 키워 나간다.
지난 단군 프로젝트 세미나는 자신의 재능의 발견과 강화가 테마였다. 국내에 나온 스트렝쓰 파인더 책은 두권이다. 다른 한권은 "최고 판매를 위한 강점 혁명"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달고 있다. 두 권 다 읽다보니 테스트를 두번 할 기회가 생겼다. 첫번째 결과는 "포괄성, 긍정성, 성취자, 학습자, 초점", 두번째 결과는 "포괄성, 긍정성, 관계자, 탐구심, 초점" 두번의 테스트에서 포괄성, 긍정성, 초점은 변하지 않고 나온다. 이제는 여러가지 테스트 결과에서 자유롭지만 내가 가진 재능을 설명하는 내용을 정리하는 작업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
1. 포괄성
"원을 더 넓혀라." 사람들을 포용해서 집단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싶어 한다. 대학 생활의 동문회 활동은 이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그 자체였다. 동문회 분위기는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들 중심이었지만 항상 내성적이고 말 없는 동기들을 챙기기게 바빴었다. 중학교 때는 반에서 소외되는 친구에게만 크리스마스 때 무언가를 만들어 주었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여러 모임이나 술자리에서는 소란스러운 사람의 애기에 묻혀 누군가 전혀 애기를 하고 있지 않으면 자연스레 관심이 그에게로 가 질문을 던진다. 그가 대화에 자연스레 참여하고 모두가 그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작용해서다.
단정하지 않는다. 수용적이다. 라는 말 역시 나를 표현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약해지는 듯 하다. 빠른 판단과 그에 따른 대응을 해야 하는 업무인지라 때때로 선입관을 가지고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업무의 첫 발을 내디딛을 때는 항상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2. 긍정성
책에 설명된 내용 그대로라 그다지 설명할 것이 없다. 사실, 예전에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 꽤 힘들었던 시간도 있지만 어느새 웃고 있는 나.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싫어하지만 매 순간순간에 웃음이 같이 한다.
3. 성취자
애니어그램에서도 3번 유형 성취자가 나왔는데...몇년 전의 나라면 딱 들어맞는 강점이라 좋아했을텐데, 요즘은 그냥 그려려니...라고 생각하는 중. 두번째 테스트 때는 성취자 대신에 관계자 톡 튀어 나왔다. 책에 써 놓은 그대로다.
4. 학습자
이 테마는 내가 현재 성취하고자 하는 것들과 깊은 연관이 있는 듯 하다. 내 방에는 책들로 넘쳐난다. 그 때 그 때 관심을 가졌던 테마들, 일들에 따라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책을 사 모은 까닭이다. 언젠가 처음 스노우 보드 타러 가던 주말...나는 사무실에서 스노우 보드 강습 비디오를 어둠의 경로로 다운받아 열심히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5. 초점
책 그대로다. "항상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듯 하다. 그래서 항상 다이어리에 일년, 한달, 일주일 계획을 세우며 살았겠지. 그러나 지금의 나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더 이상 쓰지 않고 계획은 꼼꼼하게 세우지 않는다. 큰 목표만을 바라보고 유연성 있게 생활하고 있을 뿐이다.
6. 관계자
성취자 대신 두번째 테스트에서 나왔던 강점. 그다지 강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다른 부족원들의 단군일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몇번에 걸쳐 읽고서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면 경향성이 보이는 듯 하다.
7. 탐구심
정보 수집을 좋아하는 나를 보면 경향성 있는 것 같다. 다른 테마에 비해서 그다지 강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써 놓고 보니......책 내용 그대로네....(- -);;;;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중지능...
1. 공간지능
예상했지만 당연히 최고 점수를 획득하며 1등...세미나 자료에 나에게 해당하는 내용을 밑줄 그었는데 밑줄 안 그은 부분이 얼마되지 않는다. "지도 해석에 뛰어나다."를 빼고는...
나는 정말 길치다. 군대 시절...포병의 사격지휘병이었던 나는 첫 동계 훈련에서 선발대로 나갔다가 축구장 4,5배는 되는 황무지에서 방향을 잃어 혼자가 된 적이 있다. 불빛 하나 없는 훈련장에서 낙오의 두려움 속에서 혼자 한시간을 헤매다 자그마한 불빛 하나를 보고 미친 듯이 달려 갔다. 아!...거기는 훈련 뛰고 있는 우리 중대가 아니라 텐트 치고 잘 준비하고 있는 다른 부대...ㅠㅠ...('그래...부처님께 엉겁결에 삼천배 하고 온 효험이 있어 낙오는 면하게 해 주었구나.') 본사 근무 때도 미로처럼 얽혀 있는 건물들 사이에서 길을 잃어 매번 밖으로 나와 다시 다른 건물로 가곤 했다. 그렇지...한번은 주말에 회사에 나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잘 못 타는 바람에 2시간 정도 엉뚱한 곳으로 간 적도 있고...서울 와서는 지방에 출장가야 되는데 서울 시내를 못 벗어난 적도 있고...그리고...지금도...그렇게도 많이 다니는 강남역 지하철...잠시 안 가다가 가면 길을 잃는다. --;;;
2. 자기성찰지능
최근 생각이 많아서인지, 내 안의 나를 점점 볼 수 있게 되어서인지 점수가 높게 나온다.
3. 인간친화지능
영업 담당자인지라...이거 점수 안 나오면 밥 벌어 먹기 힘들다. (^^);;;;
※ 신체운동지능이 생각보다 낮다. 이 결과는 순전히 내 인식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 몸이 많이 약했기에 운동을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최근에 운동을 거의 안 해서 일까. 대학 4년 동안은 농구공하고 같이 살았는데...
써 놓고 보니 어떤 항목은 예전의 나를, 어떤 항목은 현재의 나를 표현해 준다. 중요한 점은 이 강점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해서 내 안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고 현재의 나를 만든 요소들이라는 점이다. 소중히 하고 키워 나간다.

최성우
<Animal laborans_044>
어느새 11월이다. 사진틀에 작업할 사용할 디자인을 추가로 의뢰받았다. 지난번 Proto 5 에서 다른 아이디어를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다. 회사일이 바빠 작업 진도가 느린 상태라 몇 가지 생각해 뒀던 형상을 만들어 본다. 출장 등으로 작업을 못 하고 있었더니 확실히 작업하는 감이 틀리다. 한가지 형상을 변형시켜 만들어 있는 도중에 다른 디자인이 떠 올랐다. '이 작업을 끝내고 다음 디자인을 만들까?', '그냥 지금 작업 내리고 마음에 드는 형상을 만들까?'
결국, 진행하던 작업을 멈춘다. 새로운 디자인이 휠씬 마음에 들지만 그 마음은 아직 손 끝에서 연장을 타고 나무로 전해지지 않는다.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한다.
※ 형상은 12월에 업데이트 예정
어느새 11월이다. 사진틀에 작업할 사용할 디자인을 추가로 의뢰받았다. 지난번 Proto 5 에서 다른 아이디어를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다. 회사일이 바빠 작업 진도가 느린 상태라 몇 가지 생각해 뒀던 형상을 만들어 본다. 출장 등으로 작업을 못 하고 있었더니 확실히 작업하는 감이 틀리다. 한가지 형상을 변형시켜 만들어 있는 도중에 다른 디자인이 떠 올랐다. '이 작업을 끝내고 다음 디자인을 만들까?', '그냥 지금 작업 내리고 마음에 드는 형상을 만들까?'
결국, 진행하던 작업을 멈춘다. 새로운 디자인이 휠씬 마음에 들지만 그 마음은 아직 손 끝에서 연장을 타고 나무로 전해지지 않는다.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한다.
※ 형상은 12월에 업데이트 예정

최성우
<Animal laborans_045>
남들이 만들지 못 하는 기술과 물건의 가치는 얼마인가? 오늘 고객사 담당자들과 협의한 아이템은 만지면 만질수록 보면 볼수록 갖고 싶은 기술이자 물건이다. 그 자그마하고 얇디 얇은 플라스틱 속에 얼마나 많은 전자 소자와 안테나, 기술적인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이다. 생산기술의 집약체...공대를 다녔던 나로서는 그 물건을 만든 기술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으수록 그 기술력, 제작공정, 제대로 만들기까지의 고난들이 그려지며 그 제품에 빠져든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물건이 사람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애기하면 남자의 감성의 자극한다. 마치 어린 시절 선물 받은 장난감. 혹은 첫 자동차처럼 소중하게 다루고 싶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감정을 은근히 자극하고 있다. (그러니까 고객사도 사고 싶어 하는 거지만...)
남들이 만들지 못 하며 가지고 싶은 하는 것의 가격은 얼마인가? 부르는 것이 값일까?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것은 오랜 명제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그럼 물건을 파는 이는 시장을 어떻게 하면 왜곡없이 볼 수 있는가? 왜곡 없이 시장을 파악한 위에 어떻게 적정한 가격으로 구매를 행할 수 있는가? 왜곡없이 시장을 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되돌아 가보자. 남들이 만들지 못 하며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의 가격은 얼마인가? 이 질문을 뜯어봐야 한다.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 직업에서의 질문은 내가 바라는 꿈을 향하고 있을 때도 여전히 유효하다. 위의 질문에 대답하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오늘 같이 고객사 담당자가 '그러니까, 대체 왜 비싼지 모르겠다고!!! '- 이 문장의 가장 중요한 단어는 "그러니까"라는 접속사다. - 라며 짱돌을 던지면, 그 짱돌...덤덤하게 맞으며 어느새 다시 한번 머리 속으로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남들이 만들지 못 하는 기술과 물건의 가치는 얼마인가? 오늘 고객사 담당자들과 협의한 아이템은 만지면 만질수록 보면 볼수록 갖고 싶은 기술이자 물건이다. 그 자그마하고 얇디 얇은 플라스틱 속에 얼마나 많은 전자 소자와 안테나, 기술적인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이다. 생산기술의 집약체...공대를 다녔던 나로서는 그 물건을 만든 기술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으수록 그 기술력, 제작공정, 제대로 만들기까지의 고난들이 그려지며 그 제품에 빠져든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물건이 사람의 감성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애기하면 남자의 감성의 자극한다. 마치 어린 시절 선물 받은 장난감. 혹은 첫 자동차처럼 소중하게 다루고 싶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감정을 은근히 자극하고 있다. (그러니까 고객사도 사고 싶어 하는 거지만...)
남들이 만들지 못 하며 가지고 싶은 하는 것의 가격은 얼마인가? 부르는 것이 값일까?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것은 오랜 명제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그럼 물건을 파는 이는 시장을 어떻게 하면 왜곡없이 볼 수 있는가? 왜곡 없이 시장을 파악한 위에 어떻게 적정한 가격으로 구매를 행할 수 있는가? 왜곡없이 시장을 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되돌아 가보자. 남들이 만들지 못 하며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의 가격은 얼마인가? 이 질문을 뜯어봐야 한다.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 직업에서의 질문은 내가 바라는 꿈을 향하고 있을 때도 여전히 유효하다. 위의 질문에 대답하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오늘 같이 고객사 담당자가 '그러니까, 대체 왜 비싼지 모르겠다고!!! '- 이 문장의 가장 중요한 단어는 "그러니까"라는 접속사다. - 라며 짱돌을 던지면, 그 짱돌...덤덤하게 맞으며 어느새 다시 한번 머리 속으로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최성우
<Animal laborans_046>
토요일 늦은 밤의 사우나...어느새 사우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온탕을 둘러싼 대리석에 벌거벗은 체 누워 이름 하나를 읆조려본다. "다니엘 리벤스킨트..." 그리고 그의 소반...
그의 이름을 오늘 아침 목공 사부님의 공방에서 처음 들었다. 유명한 건축가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의 이름보다, 그의 유명세보다 목공 사부님의 후배가 들어온 그의 소반에 소름이 돋쳤다. 한국의 소반을 이렇게 재해석해 낼 수도 있구나. 이렇게나 점과 선과 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그가 디자인한 소반에는 직선이 단 하나도 없다. 소반 다리부터 상판의 상감까지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놀랍고 아름다웠다. 그가 디자인한 이 소반은 단 3개만이 판매될 예정이고 이미 하나는 팔렸다고 한다. (소반 하나당 오백만원...)
그의 이름과 디자인이 오늘 하루가 끝나감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손으로 따뜻한 온탕의 물을 휘저으며 눈 앞에 그의 소반을 다시 떠올려봤다. 무수히 교차하는 곡선들...그는 분명 한국의 소반을 보고 곡선을 떠 올렸으리라. 그래서 자신의 소반을 디자인하며 최대한 곡선을 집어넣은 것일까? 또한 복잡한 요소들은 빼 버리고 심플한 조형만을 강조했겠지. 그런데...눈 앞에 떠 올려 놓은 그의 소반을 보니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자동차 조수석의 대쉬보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디자인은 쥐뿔도 모르지만 쥐뿔도 모르니 용감하게 애기할 수 있는지도...) 왜 이렇게 보일까?
알겠다. 그의 곡선은 너무나도 날카롭다. 그의 건축 작품을 아직 본 적은 없지만 그의 건축 작품 역시 "순간의 어떤 번뜩임"을 강조하는 디자인은 아닐까? 그의 곡선은 여인의 탐스럽고 부드러운 허리 라인과 같은 곡선이 아닌 깎아지는 절벽 끝의 곡선을 닮았다. 왠지 한국의 곡선이 아닌 듯 하다. 서양인의 눈으로 해석한 우리 소반의 곡선은 이런 것인가?
질문이 떠오른다. 한국의 곡선은 어떤 것일까? 아니 애초부터 "한국의 곡선"이라는 것이 있을까? 어느새 눈 앞에서 다니엘 리베...(이름이 왜 이리 입에 착 안 붙는지..) 씨의 소반을 치우고 "한국의 곡선"이라고 애기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마인드 맵처럼 떠올려 본다. 한복의 소매...장승의 서 있는 각도...처마 끝...지붕의 선...언젠가 보았던 한국 전통 가옥의 디자인들...아닌데...다들 부족해 보인다.
꽤 긴 시간 다양한 이미지를 눈 앞에 그려보지만 '이거야'라는 정답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하다. 상체를 일으키다 내 발을 보게 된다. 버선과 고무신...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한국의 곡선'이라는 주제를 떠 올리니 버선과 고무신이 떠오른다. 그제서야 반년 전에 우연히 보았던 미술 전시회의 작품 하나가 떠 오른다. 오로지 버선만으로 모자이크 된 작품...알록달록한 수많은 버선들...그리고 십여년 넘게 버선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
"미학 오딧세이"(진중권 씨)란 책에 따르면 현대 예술은 순수한 조형의 이미지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 예술가는 버선에서 어떤 아름다운 조형미를 발견했기에 긴 세월 버선을 통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나는 왜 "한국의 곡선"에 대해 꽤 긴 시간 생각했을 때 버선과 고무신을 떠 올렸을까? 이유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있겠지. 날카로운 곡선이 아닌 넉넉하고 아름다운 곡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겠지...
토요일 늦은 밤의 사우나...어느새 사우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온탕을 둘러싼 대리석에 벌거벗은 체 누워 이름 하나를 읆조려본다. "다니엘 리벤스킨트..." 그리고 그의 소반...
그의 이름을 오늘 아침 목공 사부님의 공방에서 처음 들었다. 유명한 건축가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의 이름보다, 그의 유명세보다 목공 사부님의 후배가 들어온 그의 소반에 소름이 돋쳤다. 한국의 소반을 이렇게 재해석해 낼 수도 있구나. 이렇게나 점과 선과 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그가 디자인한 소반에는 직선이 단 하나도 없다. 소반 다리부터 상판의 상감까지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놀랍고 아름다웠다. 그가 디자인한 이 소반은 단 3개만이 판매될 예정이고 이미 하나는 팔렸다고 한다. (소반 하나당 오백만원...)
그의 이름과 디자인이 오늘 하루가 끝나감에도 잊혀지지 않는다. 손으로 따뜻한 온탕의 물을 휘저으며 눈 앞에 그의 소반을 다시 떠올려봤다. 무수히 교차하는 곡선들...그는 분명 한국의 소반을 보고 곡선을 떠 올렸으리라. 그래서 자신의 소반을 디자인하며 최대한 곡선을 집어넣은 것일까? 또한 복잡한 요소들은 빼 버리고 심플한 조형만을 강조했겠지. 그런데...눈 앞에 떠 올려 놓은 그의 소반을 보니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자동차 조수석의 대쉬보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디자인은 쥐뿔도 모르지만 쥐뿔도 모르니 용감하게 애기할 수 있는지도...) 왜 이렇게 보일까?
알겠다. 그의 곡선은 너무나도 날카롭다. 그의 건축 작품을 아직 본 적은 없지만 그의 건축 작품 역시 "순간의 어떤 번뜩임"을 강조하는 디자인은 아닐까? 그의 곡선은 여인의 탐스럽고 부드러운 허리 라인과 같은 곡선이 아닌 깎아지는 절벽 끝의 곡선을 닮았다. 왠지 한국의 곡선이 아닌 듯 하다. 서양인의 눈으로 해석한 우리 소반의 곡선은 이런 것인가?
질문이 떠오른다. 한국의 곡선은 어떤 것일까? 아니 애초부터 "한국의 곡선"이라는 것이 있을까? 어느새 눈 앞에서 다니엘 리베...(이름이 왜 이리 입에 착 안 붙는지..) 씨의 소반을 치우고 "한국의 곡선"이라고 애기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마인드 맵처럼 떠올려 본다. 한복의 소매...장승의 서 있는 각도...처마 끝...지붕의 선...언젠가 보았던 한국 전통 가옥의 디자인들...아닌데...다들 부족해 보인다.
꽤 긴 시간 다양한 이미지를 눈 앞에 그려보지만 '이거야'라는 정답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하다. 상체를 일으키다 내 발을 보게 된다. 버선과 고무신...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한국의 곡선'이라는 주제를 떠 올리니 버선과 고무신이 떠오른다. 그제서야 반년 전에 우연히 보았던 미술 전시회의 작품 하나가 떠 오른다. 오로지 버선만으로 모자이크 된 작품...알록달록한 수많은 버선들...그리고 십여년 넘게 버선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
"미학 오딧세이"(진중권 씨)란 책에 따르면 현대 예술은 순수한 조형의 이미지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한다. 그 예술가는 버선에서 어떤 아름다운 조형미를 발견했기에 긴 세월 버선을 통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나는 왜 "한국의 곡선"에 대해 꽤 긴 시간 생각했을 때 버선과 고무신을 떠 올렸을까? 이유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있겠지. 날카로운 곡선이 아닌 넉넉하고 아름다운 곡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겠지...

최성우
<Animal laborans_047>
작업실 가는 길...나는 크나큰 대로변보다 작은 골목길을 거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 어떤 정감이 있어서일까. 골목길을 천천히 벗어나면 대로변이다. 테헤란로...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의 빌딩이 들어서 있다. 휴일 오후 그 대로변에는 커다란 우산을 집어든 두명의 청년이 서 있다.
'비도 안 오는데 왜 우산을 들고 있지?'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한다. 한 젊은이가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사원증을 일부러 자켓 밖으로 내놓고 미소와 함께 지나가는 이들에게 말을 걸며 우산을 씌워준다. 금새 지나가는 이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무슨 일일까?' 자세히 보니 그의 우산은 꽤 많이 젖어 있다. 그제서야 건물을 바라본다. 저 높은 꼭대기부터 사람들이 줄에 매달려 창문을 물청소 중이다. 그는 그 창문 떨어지는 물이 행인들에게 튈까봐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던 것이었다. 청소회사 직원일까? 그 건물 회사 직원일까? 하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의 환한 미소와 우산과 친근한 말은 행인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명의 우산을 든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그저 서 있었다. 미소도 없고 사원증도 없고 우산을 짚고 서 있을 뿐이다. '같은 일을 하는 거 같은데...왜 이 사람은 그저 서 있을까? 맡은 구역이 틀린가? 휴식 중인가?' 우산에 물기가 없고 우산을 묶는 버튼이 감겨 있는 것을 보니 그는 꽤 오래 전부터 그저 서 있은 듯 하다.
그들을 뒤로 하고 대로를 건넌다. 건너편에는 무궁화 5개짜리 특급 호텔이 있다. 즐비한 고급 승용차와 정장 차림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로 고성과 욕이 들려 온다. 화환 배달 온 아저씨와 호텔 직원과 시비가 붙어 있다. 아저씨는 화환 배달을 하려고 트럭을 호텔 정문 근처에 했고 그 트럭을 뺄려고 한 직원 사이의 마찰이었다. 그 아저씨는 자신이 만든 화환을 호텔 직원이 질질 끌면서 주차장 밖으로 빼내는 것을 보고 진실로 화를 내고 있었다. '왜 화환을 그딴 식으로 끌고 가는거야?!' '그 화환은 당신네 호텔 고객한테 가는 건데 그 딴식으로 다뤄?! 당신 이름이 뭐야?!'
마른 하늘에 우산 씌워주는 단순한 일이지만 그 일에 자신을 더하는 (우산) 청년1
자신에게는 우산이 있지만 (자기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못 하고 방관하는 (우산) 청년2
자신의 일도 다른 이의 일도 사랑할 줄 모르는 (호텔) 청년3
오늘 하루 나는 어떤 태도의 사람이었는가?
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태도의 사람이었는지?
작업실 가는 길...나는 크나큰 대로변보다 작은 골목길을 거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 어떤 정감이 있어서일까. 골목길을 천천히 벗어나면 대로변이다. 테헤란로...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의 빌딩이 들어서 있다. 휴일 오후 그 대로변에는 커다란 우산을 집어든 두명의 청년이 서 있다.
'비도 안 오는데 왜 우산을 들고 있지?'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한다. 한 젊은이가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사원증을 일부러 자켓 밖으로 내놓고 미소와 함께 지나가는 이들에게 말을 걸며 우산을 씌워준다. 금새 지나가는 이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무슨 일일까?' 자세히 보니 그의 우산은 꽤 많이 젖어 있다. 그제서야 건물을 바라본다. 저 높은 꼭대기부터 사람들이 줄에 매달려 창문을 물청소 중이다. 그는 그 창문 떨어지는 물이 행인들에게 튈까봐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던 것이었다. 청소회사 직원일까? 그 건물 회사 직원일까? 하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의 환한 미소와 우산과 친근한 말은 행인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명의 우산을 든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그저 서 있었다. 미소도 없고 사원증도 없고 우산을 짚고 서 있을 뿐이다. '같은 일을 하는 거 같은데...왜 이 사람은 그저 서 있을까? 맡은 구역이 틀린가? 휴식 중인가?' 우산에 물기가 없고 우산을 묶는 버튼이 감겨 있는 것을 보니 그는 꽤 오래 전부터 그저 서 있은 듯 하다.
그들을 뒤로 하고 대로를 건넌다. 건너편에는 무궁화 5개짜리 특급 호텔이 있다. 즐비한 고급 승용차와 정장 차림의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로 고성과 욕이 들려 온다. 화환 배달 온 아저씨와 호텔 직원과 시비가 붙어 있다. 아저씨는 화환 배달을 하려고 트럭을 호텔 정문 근처에 했고 그 트럭을 뺄려고 한 직원 사이의 마찰이었다. 그 아저씨는 자신이 만든 화환을 호텔 직원이 질질 끌면서 주차장 밖으로 빼내는 것을 보고 진실로 화를 내고 있었다. '왜 화환을 그딴 식으로 끌고 가는거야?!' '그 화환은 당신네 호텔 고객한테 가는 건데 그 딴식으로 다뤄?! 당신 이름이 뭐야?!'
마른 하늘에 우산 씌워주는 단순한 일이지만 그 일에 자신을 더하는 (우산) 청년1
자신에게는 우산이 있지만 (자기 자신은 물론)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못 하고 방관하는 (우산) 청년2
자신의 일도 다른 이의 일도 사랑할 줄 모르는 (호텔) 청년3
오늘 하루 나는 어떤 태도의 사람이었는가?
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태도의 사람이었는지?

최성우
<Animal laborans_048>
독서대를 만들고 싶었다. 일반적인 독서대와는 틀린 실험적인 독서대를... 구 형태의 독서대는 외국 사이트에서 돌로 만드 것을 본적이 있다. 움직일 수도 없고 각도 조정도 안 되는 불편한 독서대...그것을 활용하여 나만의 독서대를 만들었다.
1. 재료의 준비
큰 통나무를 통째로 체인톱으로 잘라낸다.

2. 목선반에 통나무를 걸어 원형을 만든다.



여기까지는 지난번에 올린 내용과 같다.
몇 주만에 다시 구를 꺼내서 봤더니 금이 쫙 가 있다. 이를 어쩐다...


나무는 자연적인 재료다. 자연적인 것은 당연히 변화한다. 뒤틀리고 쪼개지고 바래고...그게 자연스럽다. 이 자연스러움을 살려보자.
독서대를 만들고 싶었다. 일반적인 독서대와는 틀린 실험적인 독서대를... 구 형태의 독서대는 외국 사이트에서 돌로 만드 것을 본적이 있다. 움직일 수도 없고 각도 조정도 안 되는 불편한 독서대...그것을 활용하여 나만의 독서대를 만들었다.
1. 재료의 준비
큰 통나무를 통째로 체인톱으로 잘라낸다.

2. 목선반에 통나무를 걸어 원형을 만든다.



여기까지는 지난번에 올린 내용과 같다.
몇 주만에 다시 구를 꺼내서 봤더니 금이 쫙 가 있다. 이를 어쩐다...


나무는 자연적인 재료다. 자연적인 것은 당연히 변화한다. 뒤틀리고 쪼개지고 바래고...그게 자연스럽다. 이 자연스러움을 살려보자.

최성우
<Animal laborans_049>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구의 일부분을 파내야 한다. 보통은 체인톱이나 조각도로 한다. 체인톱으로 하면 안전상의 문제가, 조각도로 하면 몇칠은 걸리는 문제가 있다. 이 때 등장하는 좋은 장비... 벨트커터...

장비 앞에 달린 특수한 날로 나무 속을 파낼 때 쓰인다. '만파'라는 목조각가 분이 개발한 날인데 그 효용성은 최고다. 우선 구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킥백을 당하지 않는다. 목공 사부의 조언에 따라 스툴(등받이 없는 의자)를 뒤집어 3점 고정으로 구를 고정한다.



파내기 노가다 중...이미 갈라진 부분을 기준선 삼아 조심스레 나무를 파내기 시작한다.

형태가 갖추어 졌다. 여기에 책을 펼쳐서 올려 놓게 된다. 양 옆의 선을 날카롭게 살렸다. 빛이 들어오면 파낸 면과 구의 부분이 선을 기준으로 명확한 대비를 이루어 예쁘다. 가로선은 안전을 생각해 둥글게 처리.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구의 일부분을 파내야 한다. 보통은 체인톱이나 조각도로 한다. 체인톱으로 하면 안전상의 문제가, 조각도로 하면 몇칠은 걸리는 문제가 있다. 이 때 등장하는 좋은 장비... 벨트커터...

장비 앞에 달린 특수한 날로 나무 속을 파낼 때 쓰인다. '만파'라는 목조각가 분이 개발한 날인데 그 효용성은 최고다. 우선 구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킥백을 당하지 않는다. 목공 사부의 조언에 따라 스툴(등받이 없는 의자)를 뒤집어 3점 고정으로 구를 고정한다.



파내기 노가다 중...이미 갈라진 부분을 기준선 삼아 조심스레 나무를 파내기 시작한다.

형태가 갖추어 졌다. 여기에 책을 펼쳐서 올려 놓게 된다. 양 옆의 선을 날카롭게 살렸다. 빛이 들어오면 파낸 면과 구의 부분이 선을 기준으로 명확한 대비를 이루어 예쁘다. 가로선은 안전을 생각해 둥글게 처리.

최성우
<Animal laborans_050>
책이 놓일 부분을 완성해 놓고 보니 아래 부분에 갈라진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자연스럽지만 약간 바뀌어 보고 싶다.

책의 지식은 누구에게나 공평할 것이다. 사회로, 사람에게로 돌아가 흘러갈 때 자기 역활을 다한 것일 것이다. 책에서 흘려내리는 지식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이미지는 이 밑에 나오는 완성된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구가 놓일 밑판의 형태를 잡아간다. 사실 밑판이 불만이다. 좀 더 두께가 있고 색이 진한 월넛을 쓰고 싶었으나 일단은 박달 나무를 이용해 이미지를 잡아본다.

밑판의 형태를 잡고 구가 놓일 부분을 목선반으로 가공한다. 두께가 얇고 끝이 날카롭고 편심이 걸리는지라 주의를 요하는 작업이다.


마감 전의 모습들...갈라진 부분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건드렸다.


생각한 대로 구와 밑판의 마찰로 구가 책의 무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고정됨과 동시에 독서자의 자세에 맞추어 책의 각도를 제약없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기존의 독서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각도가 가능하다.

완성은 했지만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이 모델을 기본으로 계속해서 변용시켜 나갈 것이다.

조심해서 작업했건만 또 영광의 상처를 얻었다.
책이 놓일 부분을 완성해 놓고 보니 아래 부분에 갈라진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자연스럽지만 약간 바뀌어 보고 싶다.

책의 지식은 누구에게나 공평할 것이다. 사회로, 사람에게로 돌아가 흘러갈 때 자기 역활을 다한 것일 것이다. 책에서 흘려내리는 지식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이미지는 이 밑에 나오는 완성된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구가 놓일 밑판의 형태를 잡아간다. 사실 밑판이 불만이다. 좀 더 두께가 있고 색이 진한 월넛을 쓰고 싶었으나 일단은 박달 나무를 이용해 이미지를 잡아본다.

밑판의 형태를 잡고 구가 놓일 부분을 목선반으로 가공한다. 두께가 얇고 끝이 날카롭고 편심이 걸리는지라 주의를 요하는 작업이다.


마감 전의 모습들...갈라진 부분을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건드렸다.


생각한 대로 구와 밑판의 마찰로 구가 책의 무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고정됨과 동시에 독서자의 자세에 맞추어 책의 각도를 제약없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기존의 독서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각도가 가능하다.

완성은 했지만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이 모델을 기본으로 계속해서 변용시켜 나갈 것이다.

조심해서 작업했건만 또 영광의 상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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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Animal laborans_051>
늦은 밤 내 방으로 돌아와 짐을 내려놓자 무어라 설명할 수 없지만 굳이 애기하자면 서러움과 안타까움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이 밀려든다. 오늘 하루 특별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며칠 전 새벽녁에 꾸었던 꿈 때문이었을까. 잠결에 손에 잡히는 책 표지에다 갈겨 둔 꿈의 내용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단군 프로젝트 하면서 꾸었던 꿈은 이번이 두번째다. (평소에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다. 꿈벗 여행을 다녀 온 뒤로 가끔 꿈을 꾸는 편이다.) 꿈의 의미? 알 수가 없다.
이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평소에 배게에 머리만 되면 몇 분 안 지나 잠드는 편인데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왜일까? 갑자기 어떤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오늘도 잠을 설친다. 불을 끄고서도 엎치락 뒤치락... 손에 잡히는 책을 읽어보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평소 평안함을 주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아직 곁에 없다.) 평소 잘 듣지 않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선곡하며 책을 뒤적거리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다 겨우 잠이 든다.
※ 체력이 문제인지 새벽에 일어나도 작업실에 잘 못 가는 날이 늘고 있다.
늦은 밤 내 방으로 돌아와 짐을 내려놓자 무어라 설명할 수 없지만 굳이 애기하자면 서러움과 안타까움이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이 밀려든다. 오늘 하루 특별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며칠 전 새벽녁에 꾸었던 꿈 때문이었을까. 잠결에 손에 잡히는 책 표지에다 갈겨 둔 꿈의 내용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단군 프로젝트 하면서 꾸었던 꿈은 이번이 두번째다. (평소에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다. 꿈벗 여행을 다녀 온 뒤로 가끔 꿈을 꾸는 편이다.) 꿈의 의미? 알 수가 없다.
이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평소에 배게에 머리만 되면 몇 분 안 지나 잠드는 편인데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왜일까? 갑자기 어떤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오늘도 잠을 설친다. 불을 끄고서도 엎치락 뒤치락... 손에 잡히는 책을 읽어보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평소 평안함을 주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아직 곁에 없다.) 평소 잘 듣지 않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선곡하며 책을 뒤적거리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을 읽다 겨우 잠이 든다.
※ 체력이 문제인지 새벽에 일어나도 작업실에 잘 못 가는 날이 늘고 있다.

봄새
가끔 새벽녘에 우연히 만났던 선배.
학원 앞 휑한 거리,
학교 도서관
... 참 열심히 사시네
라며 피식 웃고 한번 뒤돌아 보게 만들었던 선배
당시 내가 직면했던 것들에 대해
한마디씩 투욱~ 하고 던져주었던 선배
이거해봐 봄새야
이거 한번 알아보지?
그 한마디 한마디가 우연찮게도
내 삶과 결부되어
풀어지기도 하고
다른방향으로 끌고 가기도 하고..
경이롭게도 나 또한 사부님을 뵙고,
삶 안에서 또다른 아름다움을 맛보게 되고.
작년 가을 또 한 1년만에 안부차(?) 보았던 선배와
올해 한 해가 지나 만나본 선배는 확연히 다른 사람 아니,
다른 눈빛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가라 앉아있지만 확신에 찬 눈빛은..
도대체 무얼까...라고 했더니,
아!
이거 였구나.
101111
그날 난사(?)했던 사진 편집해서 선물로 드려요.
이상하게 나무이미지가 썬배랑 참 많이 닮았어요.
거칠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드럽기도
오래있으면 있을수록
그 향기와 진가를 더욱더 발휘하기도
................................ 썬배 오늘 생일 왕 대박 축하드려요!! ^-^
항상 썬배를 응원해요.!

최성우
<Animal laborans_052>
몸은 침대에 누웠건만 아직 머리는 긴장상태에 있는 듯 하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일로 보내다 보니 자전거 페달처럼 스스로의 관성 때문에 머리는 쉬지 못 하고 계속 깨어 있는 듯 하다. 몸을 일으켜 책장의 책들을 뒤적여 본다. "마케팅 바이블"...필립 코틀러를 비롯한 유명한 마케팅 교수들이 강의하는 켈로그 경영 대학원에서 내놓은 책이다. 실로 오랜만에 펼쳐본다. 후르륵...책장을 넘기니 '가격 전략과 기술','산업재 시장''편에 꽤 열심히 형광펜으로 덧칠한 흔적들이 라면 국물 자국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책은 두껍고 딱딱해서 라면 냄비 받침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필립 코틀러의 추천의 글을 읽어본다.
'마케팅(Marketing)보다 마켓(Market)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마켓(Market)...그 안에서 일인 기업가는 어떻게 마케팅(Marketing)을 할 수 있을까? 문득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본다. 일인 기업가의 마케팅(Marketing)은 어떤 마켓(Market)을 선택할 수 있을까? 마켓(Market)이 종속 변수일까? 마켓팅(Marketing)이 종속 변수일까? 변화무쌍해지는 마케팅(Marketing) 기법 중에서 프랙탈 곡선처럼 그 원형을 찾을 수 있기는 한 것일까?
문득 지난 100여일 동안 나에게 어떤 분들이 어떤 계기로 어떤 물건을 의뢰해 왔는지 떠올려 본다.
몸은 침대에 누웠건만 아직 머리는 긴장상태에 있는 듯 하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일로 보내다 보니 자전거 페달처럼 스스로의 관성 때문에 머리는 쉬지 못 하고 계속 깨어 있는 듯 하다. 몸을 일으켜 책장의 책들을 뒤적여 본다. "마케팅 바이블"...필립 코틀러를 비롯한 유명한 마케팅 교수들이 강의하는 켈로그 경영 대학원에서 내놓은 책이다. 실로 오랜만에 펼쳐본다. 후르륵...책장을 넘기니 '가격 전략과 기술','산업재 시장''편에 꽤 열심히 형광펜으로 덧칠한 흔적들이 라면 국물 자국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책은 두껍고 딱딱해서 라면 냄비 받침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필립 코틀러의 추천의 글을 읽어본다.
'마케팅(Marketing)보다 마켓(Market)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마켓(Market)...그 안에서 일인 기업가는 어떻게 마케팅(Marketing)을 할 수 있을까? 문득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본다. 일인 기업가의 마케팅(Marketing)은 어떤 마켓(Market)을 선택할 수 있을까? 마켓(Market)이 종속 변수일까? 마켓팅(Marketing)이 종속 변수일까? 변화무쌍해지는 마케팅(Marketing) 기법 중에서 프랙탈 곡선처럼 그 원형을 찾을 수 있기는 한 것일까?
문득 지난 100여일 동안 나에게 어떤 분들이 어떤 계기로 어떤 물건을 의뢰해 왔는지 떠올려 본다.

최성우
<Animal laborans_053>
10여일...일부러 묵혀 놓았던 이야기다.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떼워 약간은 여유 있는 점심 시간... 아무도 없는 휑한 사무실... 문득 가구 학교를 생각한다. 지금 배우는 있는 것은 목선반이라는 목공 분야 중의 한 분야이다. 가구보다는 공예에 가까운 분야. 우연히도 목선반으로 목공의 세계에 들어왔기에 지난 시간 가구보다는 공예품(소품)을 만들었다. 공예가 즐겁지만 가구를 제대로 배우고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 지금 목공 사부님에게서는 공예(목선반)를 배울 수는 있지만 가구는 아니다. 목공 사부님의 권유로 일요일 다른 공방에서 가구를 배워 왔지만 자주 가지 못 해 진도는 거의 못 나간 상태...
목선반이라는 분야는 그 결과가 금방 드러난다. 금방 금방 그릇이 만들어지고 물건이 완성된다. 가구는 상대적으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구상에서부터 실재 물건의 완성까지... 자주 못 간 것은 내가 바쁘기도 하고 몸이 힘들어서이기도 하지만 가구 공방에서 그다지 흥미를 못 느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두 과정을 비교해 보니 목선반에서 흥미를 더 느낀 것은 목공 사부님의 수업 자체가 약간 느슨(?)한 면이 있기 때문이었다. 교육 과정은 짜여져 있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내가 만들고 싶은 물건을 계속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잘 모르는 것들을 사부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사부님의 가르침에는 늘 막힘이 없었지만 새로운 물건에 대해서는 항상 같이 생각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주셨다.)
가구 학교...체계적으로 가구 만드는 과정을 배우고 싶다. 그 디자인에서부터 가구의 완성...나아가서는 전문가들과의 연계가 가능한 곳...취미 공방의 수준을 넘어서는 곳...회사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전일제가 아닌 곳...교육 경험이 어느정도 축적되어 있는 곳...졸업생들이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곳...디자인이 중요했다. 어느 곳에서나 가구의 조립 방법, 연장과 기계의 사용방법은 가르쳐 준다. 하지만 디자인을 가르쳐 주는 곳은 흔치 않다.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외국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
인터넷에서 찾은 국내의 그 곳은 이미 일년전부터 알고 있었다. 꿈벗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알았지만 잊은 체 살고 있었다. 얼마 전 지인이 "제대로 가구를 배워보는 것은 어때요? 그럴려면 그 학교가 좋을텐데..."
우연히 들어간 그 홈페이지에는 내년 초의 학생 모집 공고가 실려 있다. 바로 사무실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내년 일월 학기 모집 보고 연락 드립니다만 한번 찾아뵐 수 있을까요?"
"어떤 마음인지 이해합니다. 모집은 내년 일월인데...음...오셔도 그다지 애기할 것은 없습니다만...
들어오실려면 준비가 필요하죠. "
"어떤 준비 말씀인가요?"
"단순히 손재주가 좋다고 포트폴리오가 있다고 사람을 선발하지는 않아요. 정신적인 준비죠. 새로운 일을 한다는 모험이거든요. 4,50대가 오면 권하는 편이에요. 용기는 다 소진되었지만 경륜이 있기에 권하지만 젊은 사람들한테는 별로 권하지 않는답니다. 아직 20대는 많이 배워야 될 시기고 목공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그래요...음...그럼 5시까지 올 수 있나요?"
"네...다섯시에 뵙겠습니다." (이런 장면에서는 내쪽에서 시간을 변경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바쁜 분일테고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신다는 데 그 시간에 힘써 내 시간을 맞출 뿐이다.)
10대 풍광과 얼마전의 인터뷰 내용을 프린트 해서 약속된 시간에 그 분을 찾아 뵈었다. 눈빛...남다른 패션 감각...책으로 가득한 사무실...공손히 인사를 드리니..."모험에는 용기가 필요하죠. 어떤 마음인지 압니다." (이 학교는 30대 이상의 사람들만 선발한다.) 며 악수를 청해 오셨다.
그렇게 그 분과의 첫 대화는 "모험"으로 시작되었다. 그 애기는 다시 가족 애기로...그 분의 아드님 애기로..그리고 그 분의 고향 애기로...전체 대화 중 2/3 정도는 오로지 그 분 애기를 듣기만 했다.
"예전에는 내 고향이 '지리산'이라고 애기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주 편하게 '지리산'이라고 애기해, 마음은 항상 그 곳에 가 있고 그와 관련해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으면 즐거워" , "디자인은 머리가 비면 할 수가 없어. 디자인은 인문학이야. 디자인은 사람의 생활을 개선해 가는 문화 활동이지. 그래서 사람을 알아야 돼. 그래서 제자들에게 책을 읽고 행위 예술을 많이 보라고 항상 애기해", "디자인은 사람이 맑아야 할 수 있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알게 모르게 그 물건에 반영이 되거든" "가구는 원래 부전공이었지. 그런데 이제는 건축도 공부해서 하고 있어. 건축하는 사람이 내가 하는 방식이 잘 못 되었다고 하길래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했지. 하다보니 내 방식이 틀린 게 아니더라구. 여기 이 조감도는 신자가 30명인 시골 교회의 새로운 디자인이야. 신자가 30명이면 문 닫아야 돼.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했지. 평소에는 수련관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자고..."
그리고 어느새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꿈벗 여행과 10대 풍광, 단군 이야기...그러면서 프린트한 내용을 드렸다.
"여행에서 정리한 우선 가치를 다시 한번 애기해 보게"
"네...가치, 열정, 건강(현재는 자유), 가족, 돈 순서 였습니다."
"가치와 열정이 우선인 사람들은 창조적인 일을 하기를 좋아하지. 가정을 소홀히 한다는 애기는 아니지만 우선 순위가 틀리기에 남들과 같은 가족 생활을 꾸려가지 않을 때가 있지"
"네....."
그리고 이어지는 내 나이, 고향에 대한 질문들... 그리고서는 일년반 과정의 도제식 수업(이 학교 방식이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 한시간여의 대화가 끝나고 실습장 등을 보여주신다.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인사를 드리니 '또 연락하지. 자네 표정이 Good이야'라고 말씀을 건네신다.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지만 내 꿈은 좀 더 구체적으로 와 닿는 저녁이다.
10여일...일부러 묵혀 놓았던 이야기다.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떼워 약간은 여유 있는 점심 시간... 아무도 없는 휑한 사무실... 문득 가구 학교를 생각한다. 지금 배우는 있는 것은 목선반이라는 목공 분야 중의 한 분야이다. 가구보다는 공예에 가까운 분야. 우연히도 목선반으로 목공의 세계에 들어왔기에 지난 시간 가구보다는 공예품(소품)을 만들었다. 공예가 즐겁지만 가구를 제대로 배우고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 지금 목공 사부님에게서는 공예(목선반)를 배울 수는 있지만 가구는 아니다. 목공 사부님의 권유로 일요일 다른 공방에서 가구를 배워 왔지만 자주 가지 못 해 진도는 거의 못 나간 상태...
목선반이라는 분야는 그 결과가 금방 드러난다. 금방 금방 그릇이 만들어지고 물건이 완성된다. 가구는 상대적으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구상에서부터 실재 물건의 완성까지... 자주 못 간 것은 내가 바쁘기도 하고 몸이 힘들어서이기도 하지만 가구 공방에서 그다지 흥미를 못 느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두 과정을 비교해 보니 목선반에서 흥미를 더 느낀 것은 목공 사부님의 수업 자체가 약간 느슨(?)한 면이 있기 때문이었다. 교육 과정은 짜여져 있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내가 만들고 싶은 물건을 계속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잘 모르는 것들을 사부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사부님의 가르침에는 늘 막힘이 없었지만 새로운 물건에 대해서는 항상 같이 생각하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주셨다.)
가구 학교...체계적으로 가구 만드는 과정을 배우고 싶다. 그 디자인에서부터 가구의 완성...나아가서는 전문가들과의 연계가 가능한 곳...취미 공방의 수준을 넘어서는 곳...회사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전일제가 아닌 곳...교육 경험이 어느정도 축적되어 있는 곳...졸업생들이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곳...디자인이 중요했다. 어느 곳에서나 가구의 조립 방법, 연장과 기계의 사용방법은 가르쳐 준다. 하지만 디자인을 가르쳐 주는 곳은 흔치 않다.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외국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
인터넷에서 찾은 국내의 그 곳은 이미 일년전부터 알고 있었다. 꿈벗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알았지만 잊은 체 살고 있었다. 얼마 전 지인이 "제대로 가구를 배워보는 것은 어때요? 그럴려면 그 학교가 좋을텐데..."
우연히 들어간 그 홈페이지에는 내년 초의 학생 모집 공고가 실려 있다. 바로 사무실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내년 일월 학기 모집 보고 연락 드립니다만 한번 찾아뵐 수 있을까요?"
"어떤 마음인지 이해합니다. 모집은 내년 일월인데...음...오셔도 그다지 애기할 것은 없습니다만...
들어오실려면 준비가 필요하죠. "
"어떤 준비 말씀인가요?"
"단순히 손재주가 좋다고 포트폴리오가 있다고 사람을 선발하지는 않아요. 정신적인 준비죠. 새로운 일을 한다는 모험이거든요. 4,50대가 오면 권하는 편이에요. 용기는 다 소진되었지만 경륜이 있기에 권하지만 젊은 사람들한테는 별로 권하지 않는답니다. 아직 20대는 많이 배워야 될 시기고 목공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그래요...음...그럼 5시까지 올 수 있나요?"
"네...다섯시에 뵙겠습니다." (이런 장면에서는 내쪽에서 시간을 변경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바쁜 분일테고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 주신다는 데 그 시간에 힘써 내 시간을 맞출 뿐이다.)
10대 풍광과 얼마전의 인터뷰 내용을 프린트 해서 약속된 시간에 그 분을 찾아 뵈었다. 눈빛...남다른 패션 감각...책으로 가득한 사무실...공손히 인사를 드리니..."모험에는 용기가 필요하죠. 어떤 마음인지 압니다." (이 학교는 30대 이상의 사람들만 선발한다.) 며 악수를 청해 오셨다.
그렇게 그 분과의 첫 대화는 "모험"으로 시작되었다. 그 애기는 다시 가족 애기로...그 분의 아드님 애기로..그리고 그 분의 고향 애기로...전체 대화 중 2/3 정도는 오로지 그 분 애기를 듣기만 했다.
"예전에는 내 고향이 '지리산'이라고 애기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주 편하게 '지리산'이라고 애기해, 마음은 항상 그 곳에 가 있고 그와 관련해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으면 즐거워" , "디자인은 머리가 비면 할 수가 없어. 디자인은 인문학이야. 디자인은 사람의 생활을 개선해 가는 문화 활동이지. 그래서 사람을 알아야 돼. 그래서 제자들에게 책을 읽고 행위 예술을 많이 보라고 항상 애기해", "디자인은 사람이 맑아야 할 수 있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알게 모르게 그 물건에 반영이 되거든" "가구는 원래 부전공이었지. 그런데 이제는 건축도 공부해서 하고 있어. 건축하는 사람이 내가 하는 방식이 잘 못 되었다고 하길래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했지. 하다보니 내 방식이 틀린 게 아니더라구. 여기 이 조감도는 신자가 30명인 시골 교회의 새로운 디자인이야. 신자가 30명이면 문 닫아야 돼.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했지. 평소에는 수련관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자고..."
그리고 어느새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꿈벗 여행과 10대 풍광, 단군 이야기...그러면서 프린트한 내용을 드렸다.
"여행에서 정리한 우선 가치를 다시 한번 애기해 보게"
"네...가치, 열정, 건강(현재는 자유), 가족, 돈 순서 였습니다."
"가치와 열정이 우선인 사람들은 창조적인 일을 하기를 좋아하지. 가정을 소홀히 한다는 애기는 아니지만 우선 순위가 틀리기에 남들과 같은 가족 생활을 꾸려가지 않을 때가 있지"
"네....."
그리고 이어지는 내 나이, 고향에 대한 질문들... 그리고서는 일년반 과정의 도제식 수업(이 학교 방식이다.)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 한시간여의 대화가 끝나고 실습장 등을 보여주신다. 마지막으로 나오면서 인사를 드리니 '또 연락하지. 자네 표정이 Good이야'라고 말씀을 건네신다.
어느새 밖은 어두워져 있지만 내 꿈은 좀 더 구체적으로 와 닿는 저녁이다.

최성우

최성우
<Animal laborans_055>
독서대...오일을 바르지 않았더니 여기저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완성하고서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내버려 두었다.) 내 머리속에 펼쳐 보여진 조형과 실제 조형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상대적인 크기나 길이가 머리속에서는 이상적인데 반해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왼쪽 위, 오른쪽 아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일을 바르지 않은 탓이다.>
독서대를 완성하고서도 계속 마음에 걸린다. 조형과 디자인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아 또다시 책장을 뒤적이다 오래 전에 사놓은 책이 눈에 띈다.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노먼 포터)"
노먼 포터(Norman Potter)......목수이자 디자이너이고 시인이자 선생님이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내가 이 책을 언제 산 거지?' 기억이 없다. 어디서 샀는지도...하지만 내가 샀기에 지금 책장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책들 중 꽤 많은 양이 아직 주인한테 읽혀지지 않은 책들이다. 언젠가 때가 되면 읽으려니 싶어 그 때 그 때 마음에 드는 책들을 구입한 양이 꽤 된다.
이렇게 조형과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이제 때가 되었군'이라며 짐짓 태연한 척 하며 책장에서 나타난 책...'디자인이너란 무엇인가?' 고맙기 그지 없다. 책 내용도 훍어보고 인터넷으로 책을 검색해 보니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책이란 느낌이 든다.
당분간 이 책과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들에 빠져 있을 듯...
독서대...오일을 바르지 않았더니 여기저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완성하고서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내버려 두었다.) 내 머리속에 펼쳐 보여진 조형과 실제 조형에는 차이가 있다. 특히 상대적인 크기나 길이가 머리속에서는 이상적인데 반해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왼쪽 위, 오른쪽 아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일을 바르지 않은 탓이다.>
독서대를 완성하고서도 계속 마음에 걸린다. 조형과 디자인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아 또다시 책장을 뒤적이다 오래 전에 사놓은 책이 눈에 띈다. "디자이너란 무엇인가? (노먼 포터)"
노먼 포터(Norman Potter)......목수이자 디자이너이고 시인이자 선생님이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내가 이 책을 언제 산 거지?' 기억이 없다. 어디서 샀는지도...하지만 내가 샀기에 지금 책장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책들 중 꽤 많은 양이 아직 주인한테 읽혀지지 않은 책들이다. 언젠가 때가 되면 읽으려니 싶어 그 때 그 때 마음에 드는 책들을 구입한 양이 꽤 된다.
이렇게 조형과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이제 때가 되었군'이라며 짐짓 태연한 척 하며 책장에서 나타난 책...'디자인이너란 무엇인가?' 고맙기 그지 없다. 책 내용도 훍어보고 인터넷으로 책을 검색해 보니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책이란 느낌이 든다.
당분간 이 책과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들에 빠져 있을 듯...

최성우
<Animal laborans_056>
매주 돌아오는 주말이지만 거의 한달만에 쉴 수 있었다. 일도 있었지만 여러 행사가 있었다. 더군다나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작업실로 향했기에 육체적인 피로는 극에 달했다. 새벽, 작업실에서 2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다. 움직임은 최소한으로...파란 하늘과 좋은 햇볕에 빨래-그 동안 양말을 너무 많이 샀다 --;;-를 털어서 널고 책 읽기, 그리고 밀려오는 낮잠... 멜랑꼴리(?)한 기분에서 조금은 벗어난 이 느낌...집에 있으면 집에 있는대로 해야 할 것들이 머리 속에서 빙빙 돌고 있지만 저 구석으로 치워두고 여유있고 느긋한 이 하루를 즐길 뿐...
매주 돌아오는 주말이지만 거의 한달만에 쉴 수 있었다. 일도 있었지만 여러 행사가 있었다. 더군다나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작업실로 향했기에 육체적인 피로는 극에 달했다. 새벽, 작업실에서 2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다. 움직임은 최소한으로...파란 하늘과 좋은 햇볕에 빨래-그 동안 양말을 너무 많이 샀다 --;;-를 털어서 널고 책 읽기, 그리고 밀려오는 낮잠... 멜랑꼴리(?)한 기분에서 조금은 벗어난 이 느낌...집에 있으면 집에 있는대로 해야 할 것들이 머리 속에서 빙빙 돌고 있지만 저 구석으로 치워두고 여유있고 느긋한 이 하루를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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