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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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깃든 빛을 찾아 용기를 내어 내 안으로 침잠한다
거기서 나 아닌 것들과의 세상과의 접점을 찾는다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헤르만 헤세)
* 새벽 2시간 : 5:00~7:00
- 열심히 읽고 쓰기, 산책+천천히 달리기
- 100일의 동행 : 헤르만 헤세, 니코스 카잔차키스, 김형경
* 심기일전하여, 충실한 새벽을.
54일. 어짜피 다시 잘껀데 출석하고 싶지 않았다. 어제 너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일찍 잠들어서 중간중간 계속 깼다. 스피커를 좋은 걸로 바꿔야할까? 소리가 유난히 거슬린다. 책도, 쓰기도, 컴퓨터도 할수 있는게 거의 없으니 흥이 나지 않는다. 운동할 상황이 안되는데 몸이 자꾸 틀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주말까지만 참아보자.
*인생가치/핵심가치*
성장 : 하루하루 조금씩 배우고 자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 스승이다.
특히 여행과 책을 통해 나를 비우고 채운다.
탁월함 :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남다른 결과물로 스스로에게, 주변에게 믿음을 준다.
명품은 한끗 차이다.
안정 : 신중하게 마련된 계획에 성실함을 더하여 하루하루를 차분히 쌓아나간다.
몸과 마음의 평정심,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 좋은 말은 다써놨다. 스트렝스 파인더 결과와 유사하다. 최상주의자,신중함,중요성,사고,책임
어느정도 체화되어가는 부분이다. 다른 재능을 좀더 발굴할 필요를 느낀다. 좀더 실용적인 필살기.
*직업가치*
발전 : 잠재력개발, 성장의 기회
인정 : 의미있는 성과의 합리적인 평가
정직 : 꼼수없는, 편법을 당연시하지 않는 정공법. 신의가 기본
일과 생활의 균형 : 일정수준의 개인생활 보장
일정수준 이상의 수입 : 취미생활을 즐길수 있는, 가족 건강등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현재 다니는 회사는. 직업가치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때 더욱 그렇다.
59일. 23:30-04:55 , 메일정리, 전화영어
자주쓰지 않는 메일이 생각나서 필요없는 메일을 지우고, 수신거부를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일기를 안쓴지가 오래되었다. 조금씩 생활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생각보다 회복이 더뎌서 걱정이 크다. 암세포도 없어진다 생각하면 없어진다니 난 건강해졌어. 건강해를 주문처럼 외울 일이다. 한남동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일 300명으로 제한을 둬서 대행이 안된단다. 뭥미. 병원도 가야하고 아침부터 바쁘다. 이제 나갈 준비.
하루에 2리터. 스마트폰앱을 다시 다운받았다. 컵도 챙겼다. 운동은 쉬고있으니 water diet라도..

69일. 2시반에 겨우 잠들었다. 4시반기상 5시 15분 공항버스정류장 도착. 5시 40분 공항버스 탑승. 6시 35분 공항도착 9시 이륙. 휴가 첫날.
photo by 소혜, 화양연화에 나온 골드핀치 레스토랑 :)
70일. 호스텔 거실에서 바라보는 빅토리아파크. 바다가 아름답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더 풍요로운 도시.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더 앉아있어도 될지 고민하며 계속 앉아있다.
아침식사. 딤섬집. 좁은 통로사이를 돌아다니는 카트에서 득템. photo by 소혜
71일 (7/16) 휴가 3일째. 밤에 델리에 도착해 공항에서 밤을 샜다. 시간계산을 잘 못해 5시무렵 레로 떠나는 비행기를 아슬아슬하게 탔다. 고산병 증세로 지끈지끈 아픈 머리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숙소를 찾아다녔으나 결국 처음 도착한 호텔 선택. 피곤하긴 한데 방은 답답해서 오전에는 호텔 정원에 비스듬히 누워 꾸벅꾸벅 졸았다. 예쁜 정원, 파란 하늘, 햇살에 밝게 빛나며 바람따라 흔들흔들 나무들. 새소리. 행복하다.
72일 (7/17) 휴가 4일째. 고산지대 적응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6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났다. 세네시무렵 잠에서 깨 세수하고 이불을 다시 정돈하고 자려는데 멀리 티벳사원에서 울려퍼지는 우는듯 노래하는듯한 웅웅거리는 기도소리가 마음에 남았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73일(7/18) 휴가 5일째. 5시반 기상. 알치행 버스는 1시간을 기다렸으나 허탕 치고 차선책으로 아침나절을 기다려 달라이라마를 봤다. 애초에 굳이 볼 생각이 없었고 기대도 없었는데, 1-2미터 코앞에서 빠르게 지나는 차창으로 인자하게 손을 흔드는 달라이라마를 보는 찰나의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뭐였을까.
74일(7/19) 휴가 6일째. 5:15 기상. 판공초 가는날. 6시 오믈렛과 짜이로 아침식사. 새벽부터 새소리로 귀가 간질간질.
75일(7/20) 휴가 7일째. 5:30 기상. 판공초 아침산책. 추워서 바지안 담들은 레깅스, 사파리안 겨울용 폴라폴리스 내피. 옷가지들을 잔뜩 껴입고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스카프까지 꽁꽁 동여매야 한다.
76일(7/21) 휴가 8일째. 6:00 기상. 어제 창라를 넘어오면서 고산병이 재발하여 저녁까지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입술과 손끝이 까매지며 저릿저릿했다. 진통제를 7개째 먹었다. 자고 일어나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바쁘게 아침을 먹고 알치행 버스를 타러가는데 몸도 무겁고 걷기에 시간이 모자라 중간에 택시를 잡았다. 50rs.
77일(7/22) 휴가 9일째. 6:30 기상. 몸상태가 계속 좋아지지 않고, 아침 비행기 시간에 여유가 있어 더 잤다. 식사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여유있게 간다고 도착한 공항에 서 3월에 예약한 킹피셔 항공편이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순식간에 패닉상태가 되었다. 무조건 오늘 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 아픈것도 잊고 10시 고에어 티켓을 끊는다고 공항직원을 닥달해가며 작은 공항을 계속 왔다갔다 혼자 생날리를 쳤다. 몸수색은 4번이나 했고 atm기를 찾아 택시기사를 재촉해 레 시내 왕복해 결국 타긴 탔으니. 긴장이 풀리니 머리가 다시 아파오고 토할것 같았지만 어쨌든 나는 lucky girl....OTL
78일(7/23) 휴가 10일째. 12시반 홍콩행 비행기에서 선잠을 자다가 오믈렛 아침식사를 하며 서서히 5시?6시? 잠에서 깸. 난 이제 제트 에어웨이즈 안탈꺼다. 기내식이 정말 나와 맞지 않는다. 아시아나에서 가져온 고추장에 의지해 억지로 먹었다. 홍콩공항 열심히 구경하고 저녁무렵 인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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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이 수료는 애초에 포기했다. 그래도 꽤 부지런히 일어났다.
내일부턴 새로운 마음으로... 못일어날거같다. 밀린 단군일지 쓰다보니 벌써 자정.
87일. 어제 필라테스 선생은 한달전 에너지넘치던 모습은 어디로 갔냐며 토속촌에 몸보신이라도 하러 가야겠다 했다. 그나마 점심때 들깨삼계탕먹고 힘낸건데 다음주에 한번 더 먹어야지. 운동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힘들었는지 전화영어 시간 말하는것조차 고역이었다. 아침을 먹으며 대리님께 나도 더이상 청춘이 아닌가봐요. 라고 했더니 "그걸 이제알았냐?" '-'; 나는 아직 젊지만 과연 지금 내가 젊은걸까? 휴가때 만난 대학생들을 보면서 계속 마음에 품고있었나보다. 마음이 괜시리 쓸쓸하다. 이건 반정도는 어제 읽은 김연수 에세이탓이다.
또 그핑계를 반정도로 하여 아이패드를 결국 샀다. 내겐 아마도 비싼 노트 정도가 되겠지.
청년靑年 :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나이가 20대 정도인 남자를 이르나 때로 그 시기에 있는 여자를 포함해서 이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