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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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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25일 06시 02분 등록

번역가 이윤기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의 책을 접해볼 기회도 없었다. 연구원 책을 읽으며 나는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았다. 번역서를 넘어서는 그의 세계가 많은 이들에게 어필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출생과 사망 - 1947.05.03~2010.08.27

1947년 경북 군위에서 출생하였다.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나 창작보다는 번역 작업에 몰두하여 20년 간 이백여 권의 역서를 출간하였다.

활동분야 문학·신화학

주요수상 제29회 동인문학상(1998), 한국번역가상(2000), 제8회 대산문학상(2000)

소설 및 산문집장편소설 《하늘의 문》, 《그리운 흔적》, 《사랑의 종자》, 《뿌리와 날개》

중편소설 《진홍글씨》, 《숨은 그림 찾기》- 1998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소설집 《하얀 헬리콥터》-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입선작, 《나비 넥타이》, 《두물머리》, 《노래의 날개》, 《내 시대의 초상》, 《시간의 눈금》

산문집 《무지개와 프리즘》, 《어른의 학교》, 《이윤기, 그리스에 길을 묻다》

[편집] 번역서《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2000년 대한민국 번역가상 수상작

셰익스피어 사랑시리즈 3부작 - 《한 여름밤의 꿈》, 《겨울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

움베르토 에코 -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인간과 상징》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변신 이야기》

《그리스인 조르바》

《양들의 침묵》

아래의 기사문은 고 이윤기님께서 58세에 서울대저널과의 인터뷰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ㆍ신화연구와 번역활동에 소설까지 쓰시는데 이 세 가지가 어떤 연관성을 가지나요?

김포공항 가다 보면 양화대교 지나기 전에 인공폭포가 난 이 세상에서 가장 미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폭포가 아름다운 것은 폭포도 아름답지만 그 물의 수원(水源)인 산이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문학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학교에서 정식으로 문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학문으로 문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닌데 내가 소설을 쓴다고 하면 그건 틀림없이 수원이 없는 인공폭포 같을 것 같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도대체 외국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썼는지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는지 내가 그걸 연구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럼 가장 좋은 방법이 번역이죠. 거장들을 굉장히 많이 번역했어요. 것도 예사 거장들이 아니고 심지어는 순수영문학에서부터 융 프로이트까지 내려갔으니까. 그 번역하는 과정에서 눈에 띈 게 신화였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남의 신화만 하고 있을 건 아니잖아요. 우리도 우리 신화가 있고, 그게 뭐냐면 그건 바로 예술가로서의 소설쓰기. 예술가로서의 소설쓰기가 결국은 종착지점이에요. 말하자면, 지금 경기도 양평에는 황순원의 소나기마을이 들어선다고 하죠. 황순원 선생님이 소나기마을이라는 걸 실제로 본 일이 없어요. 그런 건 있지도 않아요. 그리고 그 애가 양평으로 이사 갔다는 것도 실제가 아니에요. 그건 허구의 세계잖아요. 그죠. 그러나 소나기 마을이 들어서면 어떻게 되요. 신화적, 소설적 실체가 되어버리잖아요.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에 가면 파르테논 신전이 있죠. 그건 아테나 여신의 신전인데, 아테네 여신이 존재했나요? 아니잖아요. 하지만 파르테논 신전은 존재하잖아요. 그죠? 그래서 나는 진정성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문학은 신화에 포함된다는 생각이에요. 황순원 선생의 신화가 저렇게 실체화되는 것처럼 내 궁극의 목표는 거기에 있어요. 말하자면 외국문학 번역이나 신화연구는 한국문학에 내가 벽돌 한 장이라도 쌓아야 하지 않겠냐 하는 도상에 있는, 일종의 방편인 거구요.

ㆍ특히 신화에 대한 글을 쓸 때 최대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게 풀어내시는데 어떤 마인드에서 하는 것인가요?

그건 뭐냐 하면 독자에 대한 서비스에요. 하지만 그건 내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에요. 그건 글쓰기의 방법론이에요.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많은 필자가 잔뜩 경직 되가지고 초반 문장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단 말이에요. 그럼 난 던져버린단 말이에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습니다. 내가 학생들한테 이야기하는 게 뭐냐 하면 목에 힘을 주지 말아라. 남학생들은 목에 넥타이를 풀어라. 나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쓸 때 의도적으로 고유 명사를 안 쓰려고 합니다. 왜. 그리스고유명사 이만큼 긴 거 한 문장에 다섯 개씩 들어가면 그걸 무슨 수로 읽어냅니까 그걸. 그 때의 전략이 뭐냐면 되도록이면 대명사로 바꾸어서 고유명사를 줄여야 한다 이거에요. 내가 융이나 프로이트 이론을 동원해서 내가 막 신화에 대해 지껄이면 그건 지껄이지 않는 바나 똑같은 거예요. 못 알아들으니까. 그래서 내가 쉽게 쓰려는 거예요.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면 반드시 하는 말이 이거에요. 뭐냐면, 끌어들여라 독자를. 꼬셔서 끌어들여서 글 중간까지 오며는 그 때까지 읽은 거 아까워서 못 그만둔다. 그러나 내 문학은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내가 해야 할 문학은 굳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 생각 없어요. 그건 매우 위험하고 음험한 생각이기도 하고. 그래서 소설을 쓸 때는 내가 그런 전략을 쓰지 않았어요.

ㆍ산문집을 읽어보니 솔직하게 글을 써내시는 것 같아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까지 드러내시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필자가 진실 되게 이야기하고 노력하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 하더라구요. 굳이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가 있으신지.

네,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내 아내와 자주 다퉈요. 왜 자주 다투냐면 왜 이렇게 망가 지냐 말이야. 굳이 고백하지 되지 않아도 될 나쁜 기억들을 왜 고백 하냐는 거지. 근데 나는 이런 거예요. 내가 넥타이 탁 메고 점잖게 쓴 그 글을 누가 읽어줘요. 그 전에 얼마 전에 중앙일보 기자라는 사람이 자기 블로그에서 나를 깠어요. 이 양반은 부끄럽고 아팠던 과거를 말할 필요가 없는데 말한다 이거야. 그런데 끝에 결론이 모냐 하면 그렇지만 아픈 과거와 부끄러운 과거가 사람을 키우는 것 같다는 거야. 어떤 사람이 가보래서 그 블로그에 가봤는데. 그 결론을 보면 깐 게 아니거든. 그래서 그 사람하고 나하고 친구가 되었어. 그래서 그 블로그에 있는 사람이 하도 글을 잘 써가지고 내가 출판사한테 이야기해서 책을 내게 했어. 그래서 어제 그 출판 기념회에 다녀왔어. 나를 깐 기자 출판 기념회에 말이지. 그게 진실이라는 거예요. 진실이라는 것은 항상 듣기 껄끄럽고 낯 뜨겁고 그런 것이 진실이거든. 근데 그것을 고백하지 않고 그걸 계속 감추고 나가는 것은 그것은 가짜라는 것이지 가짜.

ㆍ요즈음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제도 책을 낸 신문기자하고 나하고 논쟁을 했는데. 자꾸 인문학의 위기라고 그러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문자의 위기다 활자문화의 위기라고 자꾸 그러고. 하지만 나는 인문학은 오히려 앞으로 몇 세기 동안 빠른 속도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 문화 역사가 호메로스부터 치면 2800년인데 지금 2800년의 자료가 다 어디에 있습니까? 도서관에 다 있어요. 그 도서관 뒤지지 않고는 뭐가 안나옵니다. 인류가 2800년 동안 해온 게 있는데 지금 생뚱맞게 새로운 생각이 나올 수 없어요. 결국은 영상문화가 왔다가 도서관으로 빠꾸를 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야 거기서 뭘 건질 수가 있지. 그렇지 않고서는 거둘 게 없다 이거에요. 그래서 인류가 이미 그 경험을 몇 번 겪었습니다. 그 중 제일 중요한 경험이 르네상스의 경험이에요. 교회에 억눌려 있고 교회에 억압되어 있다가 가만히 보니 이게 인류가 갈 길이 아니다 이거에요. 아니 그렇다면 고대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보자. 이렇게 해서 돌아간 것이 르네상스입니다. 지금 인류가 딱 그러한 위치에 와있어요. 신화열풍도 일종의 그 바람일지도 몰라요. ‘어. 이게 아닌데.’하면서 환경문제나 이런 것들이 전부 다 돌아가고 있는 거에요. 웰빙이 뭐에요. 완전히 빠꾸하는 거에요. 신화가 뭐에요. 완전히 빠꾸하는 거죠. 자 우리 출판사상 완간 김정희에 대한 연구나 연암 박지원에 대한 연구가 지금처럼 활발한 적이 있었어요? 그거에 대해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 적이 있었어요? 없었어요. 없었어요. 왜. 국가가 그것을 반추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으니까. 이제 겨우 그렇게 되어가지고 요새 아침에 책 나오는 거 유심히 한 번 보세요.

ㆍ그렇다면 그 인문학이 선생님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나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많이 샀어요. 그리고 많이 썼어요. 그니까 하나의 사회 현상을 보면 저게 어디로 굴러갈지를 슬쩍슬쩍 예측한단 말이에요. 그게 내 삶의 재미에요. 그게 인문학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은혜에요. 이를 테면 이런 거에요. 국회가 노대통령을 탄핵할 당시에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이 몇 명인지 아세요? 46명이었어요. 조금 있으면 총선을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노대통령들을 덜커덕 탄핵해버린거야. 탄핵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내가 우리 집사람한테 그런 말 했어요. ‘봐 입질온다 입질온다.’ 탄핵 딱 하자마자 ‘큰 거 물렸다. 대어다’이랬지요. 이게 인문학이 나한테 준 힘이에요. 내 시나리오는 이런 거였어요. 내가 영웅 신화를 잘 알거든. 영웅을 키우려면 한 번 잡아야 되요. 그러면 국민이 바로 영웅 뒤에 줄을 좍 서버려요. 내가 그렇다고 해서 지혜로운 사람은 아니에요. 지혜로운 사람은 아닌데 인문학의 모든 줄기를 잡아가면 대충 그런 눈이 나와요.

ㆍ우리의 주 독자층은 대학생들인데요. 선생님께서는 우리 나이 때, 그러니까 20대 초중반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내가 20대 초반에는 당돌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학교 공부는 잘 안하고 텍스트에 빠져 있었지요. 영어텍스트는 영어로, 일어텍스트는 일어로 모두 읽었어요. 그래서 내 나름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그러는데. 나는 내 또래들이 기타치고 당구도 치는 나는 그 청춘이 없어요. 나는 아직 화투도 칠 줄 모르고 트럼프도 칠 줄 모르고 당구도 쳐본 일이 없고 바둑이나 장기도 모르고 오로지 책만 읽고 외국어책 바꿔가며 읽었지. 오늘은 독일어판 내일은 불어판 이러면서. 그런 짓을 하고 다녔지. 정상적인 애는 아니었지.

ㆍ 그 당시 특별히 사회나 자아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았는지.

그것이 나의 치명적인 면이에요. 나는 사회에 대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종교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그러니까 내 친구들 하고 자주 모이는 그룹이 있어요. 스무 명쯤 만나면 서울대학 안 나온 사람은 둘 쯤 밖에 없어요. 나머진 다 서울대고. 감옥 안 간 사람은 또 둘 밖에 없어요. 그 둘 다 포함되는 게 나에요. 그래서 내가 그 쪽에서는 굉장히 부끄러워하죠. 그 당시 사회에 대해서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고 선이란 무엇이냐 악이란 무엇이냐 구원이란 무엇이냐 윤회란 무엇이냐 맨날 이 생각만 하고 있고. 그 다음에 내가 20대 초반에는 내가 고등학교도 잠깐 다니다 말고 대학도 잠깐 다니다 말았었죠. 그래서 자연히 사회에 대한 의식이 형성될 수 있는 기회를 잃었죠. 그래서 내가 요새도 내 친한 친구들, 아는 사람들한테 내가 늘 마음 빚이 있지요.

ㆍ 선생님 직업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될 거 같은데, 다시 태어나도 공부하는 사람 되고 싶으신가요.

이윤기 ㅣ 다시 태어나서 내가 철이 없어서 딴 길로 빠질 수도 있는데. 난 근데 술 마시고 책볼 때 이상으로 행복할 때가 없다. 아마 다시 태어나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아마 이 길로 갈 거다. 난 내가 젊을 때에는 나만큼 불행한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끔찍한 고생이 앞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나는 지금도 세계2,30국을 더 여행해야 되요. 저 무거운 카메라 두 대를 들고. 앞으로 수 만장의 원고를 더 써야 해요. 끔찍해요. 그런데도 요즘 들어서는 내가 나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이미 고인이 된 그를 알기 전에 번역가란 자신의 텍스트가 아닌 다른 이의 텍스트를 그저 언어만 바꾸어 전달하는 직업이라 생각했다. 이미 글을 쓰여져 있고, 번역가는 그저 영어를 우리말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알고 보니 그저 변환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저 변환해서는 원 텍스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번역가가 애정을 가지고 자신의 또 다른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한줄씩 토해 놓는 것이 번역이다. 그렇게 생각해 볼 때, 어쩔 수 없는 실수를 인정하고 또 다른 개정판을 스스럼없이 내 놓는 그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중앙일보와의 짤막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적고 싶다.

‘제품’과 ‘작품’, 무엇이 다른지 아세요? 제품은 모양과 기능이 똑같게 찍어낸 물건입니다. 작품은 작가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는 물건이죠. 자기 인생을 ‘제품’으로 만들고 싶은가요?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가요? 나는 60대 중반이 된 지금도 또래와 비슷한 옷은 절대로 입지 않는답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이윤기’이니까요. 남과 같은 삶이 아닌, 남과 다른 삶. 이것이 내 삶의 목표이자 지향점이었어요. 남들이 않는 ‘짓’을 하세요.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요. 그래야 나만의 인간이 될 수 있답니다.




머리말

ㆍ아이는 알아듣지 못한다. 아이는 우리가 말하는 내용 중 변형된 부분만을 알아듣고는 속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른에 대한 아이들의 불신과 면역성이 종종 이러한 부정적 인상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진리의 상징적 분식을 피하고 앙들의 지적 수준에 맞추어 사건의 진상을 알게 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5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이 힘들 때가 있다. 아이들은 언어의 숨겨진 뜻을 파악하는 것이 아직 미숙하다. 하지만 능숙한 나는 다른 예를 들어 말하는데 아이들은 사전적인 의미로 파악한다. 돌려서 말하면 동그랗게 눈을 뜨고는 “아닌데요.”라고 말을 한다. 어른들에게 말하는 것은 어쩌면 쉽다. 받아들이던 그렇지 않던 어른들은 대략의 내용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의 언어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써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ㆍ종교와 신화의 형태로 가려져 있는 진리를 밝히되, 비근한 실례를 잇대어 비교함으로써 옛 뜻이 스스로 드러나게 하는 데 있다. -6

책의 목적. 옛 뜻을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ㆍ진리는 하나되, 현자는 여러 이름으로 이를 드러낸다. -7

많은 책에서 한 가지의 말을 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데미안>에서 <연금술사>에서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에서.

 

프롤로그 원질신화

1. 신화와 꿈

ㆍ변화 무쌍한 듯 하지만 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야기의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도전적이리만치 끈질긴 암시를 던진다. 말하자면, 아무리 읽고 들어도 이런 이야기는 결코 끝나는 법이 없다는 암시다. -13

그 끈질긴 암시를 받고도 아직도 헤매고 있는 나는 뭐야. 신화는 읽기에는 재미있지만 그다지 흥미를 끌만하다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아마 나도 어렸을 적에는 신화가 들려주는 사전적인 뜻을 따라갔기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ㆍ심원한 창조적 중심을 촉발하고 고무하는 특징적인 효과가 아이들 놀이방에서 굴러다니는 하찮은 동화책에도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14

알아 볼 수만 있다면. 많은 동화책들이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많은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을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인데. 이것은 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우리 역시 그것들을 알아봐주지 못하고 하나의 동화책이라고만 생각했을 수 있다.

 

ㆍ신화의 상징은 영혼의 부단한 생산물인데, 이 하나하나의 상징 속에는 그 바탕의 근원적 힘이 고스란히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14

 

ㆍ제대로 된 일반 신화학은 없어도, 사사롭고 드러내어 있는 인정받지 못한 미성숙 단계에 있다 뿐이지, 그래도 우리의 내부에는 속으로 알찬 꿈의 판테온[萬神殿]이 있다. 최신형 오이디포스의 화신, 미녀와 야수의 속편이 오늘 오후에도 뉴욕의 42번가와 50변가 모퉁이에 서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15

 

ㆍ보호가 필요한 유아와 어머니는 출산이라는 대격변을 치르고도 육체적으로는 물론 심리적으로도 몇 개월간이라는 이원일체(二元一體) 상황 dualunit을 형성한다. -17

 사람은 보호를 필요한 존재로 자라난다. 유아기 어머니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ㆍ유아가 최초로 적의를 갖는 대상은 최초로 애정을 투사하는 대상과 일치하고, 유아가 최초로 갖는 이상은(이때부터 유아는 축복, 진리, 아름다움, 완전함이라는 이미지를 무의식 기저에다 간직한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Madonna and Bamnino라는 이원일체 상황이다. -17

적의란 애정이 있을 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애정이 없으면 미워할 수도 없는 거라고. 그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ㆍ인간이라는 왕국에서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비교적 깔끔하고 비좁은 처소의 바닥 및으로는 뜻밖에도 알라딘의 동굴이 뚫려 있다. 여기에는 보물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는 꼬마 정령, 그리고 우리로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거나 감히 우리 일상의 삶으로 통합하지 못했던, 불편한 혹은 억압당한 심리적인 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에게 감지되지 않은 채 그대로 눌러 있지만, 혹 한마디 말, 주위의 냄새, 차 한 잔의 맛, 또는 어느 사람의 시선에 촉발되면 무서운 사신(使臣)으로 우리 머릿속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19

<삼십년만의 휴식>이 생각나는 군.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도 내가 가진 어린아이를 발견했었지. 아직 자라지 못한 아이가 남아서 구석에 울고 있더군.

 

ㆍ자기의 발견이란, 소망스럽고도 무서운 모험의 영역을 여는 열쇠를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 보면 참으로 매력적인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었고, 우리가 그 속에 살고 있고, 우리가 내적으로 지니고 있는 세계의 파멸……

그러나 파멸이 끝난 다음에는 보다 대담하고, 깨끗하고, 보다 푸짐한 인간적인 삶으로의 눈부신 재건, 이것이 바로 우리 속에 내재하는 신화적 영역에서 오는 이 심란한 밤손님의 유혹이며, 약속이며, 공포인 것이다. -21

 

ㆍ제의의 목적이 사람들로 하여금 의식적 삶의 패턴은 물론 무의식적 삶의 패턴까지 변화를 요구하는 변형의 문턱을 넘게 하려는 데 있다는 사실과, 실제로 그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22

결혼식이라는 퍼포먼스는 많은 지인들을 모셔다 놓고 이제 결혼을 함을 알린다. 꼭 이렇게 하지 않아도 둘은 부부로 살 수 있다. 서로를 아내와 남편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결혼식으로 인해 둘은 더 단단해지고 주변의 사람들이 둘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뀐다. 모두가 둘을 부부로 인정하고 대우한다. 새로운 삶임을 이전과는 다름을 알게 해주는 제의인 것이다.

ㆍ상당수의 제의적 시련과 이미지가, 정신 분석을 의뢰한 환자가 유아기 고착 상태를 떨치고 미래를 향해 발돋움을 하는 순간 꿈이 나타는 이미지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22

꿈은 정말 알 수 없는 세계다.

 

ㆍ신화와 제의의 주요 기능은, 과거에다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는 인간의 끊임없는 환상에 대응하여 인간의 정신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상징을 공급하는 것이다. -23

 

ㆍ우리는, 아직도 남아 있는 유아기의 이미지에 발목이 잡혀 있고, 따라서 어른으로 가는 길을 애써 좆으려 하지 않는다. -23

나는 참,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많아서였을까. 그보다도 나는 그렇게 타협을 하게 되는 것이 싫었다. 옳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가게 되는 것들이 싫었다. “그래 마음에 드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게 최선이야.” 나는 이런 것들이 싫었다. 크면 그렇게 되는 것 같아 크고 싶지 않았다. 나이가 사람을 말하는 것도 싫었다.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들이 싫었다.

 

ㆍ자그문트 프로이트는 그의 저작에서 인간이 사는 삶의 순환 주기 중 전반부의 통과와 그 어려움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의 태양이 天頂點(천정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기인 유아기와 사춘기가 이에 해당한다. -24

 유아기와 사춘기가 사람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정말 사실이다. 세상의 것들을 모두 흡수하는 나이라는 것이 더 그렇다. 그들은 순수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세상을 구성해 나간다. 그때의 굳어진 생각은 어른이 되어서도 쉬이 변하지 않는다.

 

ㆍ우리는 자궁이라는 이름의 무덤 tomb of the womb에서 무덤이라는 이름의 자궁 womb of the tomb 까지 완전한 순환 주기를 산다. -25

무슨말씀이신지....

ㆍ발명이란 참으로 요사한 것, 미궁을 완성한 다이달로스는 입구를 찾아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27

나 역시 내가 만들어 놓은 미궁 안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곳을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나밖에는 할 수 없는 거겠지.

ㆍ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자기 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그렇다면 무엇에 대한 복종인가?

이것이 자신에게 물어야 하는 것. 무엇을 극복할 것인가?

ㆍ오직 탄생(낡은 것의 새로운 태어남이 아닌, 새로운 것의 탄생)만이 죽음을 정복할 수 있다. -29

ㆍ이 영역이 바로 유아기의 무의식이다. 우리가 잠잘 때 들어가는 곳이 바로 이 영역인 것이다. 우리는 이 영역을 평생토록 우리 내부에 간직한다. 우리 유아기의 도깨비들과 은밀한 협력자들, 어린 시절의 마법이 모두 여기에 있다. 뿐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어른이 되어도 의식할 수 없는 삶의 잠재력, 우리들 자신의 또 한 부분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 황금이 씨앗은 마르는 법은 없다. 우리가 상실해 버린 이 전체성의 일부라조 나날의 현실로 끌어올 수 있다면 우리의 능력은 놀라운 수준까지 신장된 것이며, 아울러 생기 넘치는 재생의 순간을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더 높이 솟아야 한다. -30

ㆍ영웅이 첫 단계에서 하는 일은, 하찮은 세상이라는 무대로부터 진정한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심성의 인과(因果)가 시작되는 곳으로 물러앉는 일이다. -30

심성의 인과가 시작되는 곳. 마음의 원인과 결과가 시작되는 곳. 조금 천천히 읽어보기로 했는데 그게 더 어렵다.

ㆍ영웅은 난관을 헤쳐나가되 자기 식으로 그 난관의 뿌리를 뽑고 (즉 자기가 속한 문화권의 유아기 악마에게 싸움을 걸고) 한달음에 쳐들어가 C.G. 융의 소위 <원형심상(原型心象), Archetypal images)> 과의 동화 작용을 시도한다.

원형 -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는 가. 원형은 자신에 대한 본능적 인식, '본능적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의식이 '객관적인' 생의 과정에 대한 내적 지각인 것과 정확히 일치 하는 것이다.

원형적 심상은 상징으로 우리의 의식에 나타나며, 우리는 상징을 통해 원형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 아무리 찾아봐도 융은 아직 어렵다.

 

ㆍ우리가 찾고, 同化(동화)해 나아가야 할 원형은, 인류 문화의 연대기를 통해 제의, 신화, 그리고 상상력의 기본적인 이미지를 촉발해 온 기폭제다. -32

 

ㆍ꿈은 인격화한 신화고 신화는 보편화된 꿈이며, 꿈과 신화는 상징적이되, 정신 역학의 동일한 일반적 시각에서 보아 그렇다. -33

 

ㆍ영웅은 과거 개인적, 지방의 역사적 제약과 싸워 이것을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정상의 인간적인 형태로 환원시킬 수 있었던 남자나 여자를 일컫는다. 그런 사람의 상상력과 이상과 영감은 태고적부터 인간의 생명과 사상의 원천에서 비롯된다. -33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영웅들을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딱히 영웅이라는 의식이 없을 뿐, 우리가 신화의 영웅과 동일시하지 않았을 뿐 곳곳에서 영웅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ㆍ영웅은 현대인으로 죽었지만 영원한 인간(완전하게 되되, 특이하지 않은 우주적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33

현대인으로 죽었으니 영원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만 남은건가? 하지만 죽는다고 누구나 다 영원한 인간으로 태어날 수가 있는 걸까? 완전하게 되야 하고 특이하지 않은 우주적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 같은데 그것은 어떤 것인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

 

ㆍ극히 어렵고 위험한 작업인 자아 발견과 자아 발전을 꾀하는 모든 사람들은 생명의 바다 건너편에 정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7

 위험한 작업이라 할지라도 해 볼만한 가치는 있지 않은가?

 

ㆍ아무리 맹세하고 서원해도 절망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내부의 소명도 외부의 교리도 모르는 사람이다. -37

그래서 순간순간 곳곳이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던 건가? 둘 중 어느 하나도 알고 있지 않아서...

 

ㆍ모든 시대의 영웅들은 우리에 앞서 미궁으로 들어갔고, 미궁의 정체는 모두 벗겨졌으며, 우리는 단지 영웅이 깔아놓은 실만 따라가면 되는데도 그렇다. 추악한 것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우리는 신을 발견할 것이고, 남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자신을 죽일 것이며, 밖으로 나간다고 생각하던 곳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 외로우리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우리는 세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39

다른 사람에 대한 미움을 떨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밉다가 밉다가 더 이상 미워지지 않게 되는 방법은 결국은 그런거였다. 내가 그에게 잘못했음을 깨닫는 것. 그것과 비슷한 은유인건가? 이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할 일을 찾아서 떠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변한다. 결국 내가 가지고 있었던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야금도 그랬다. 나는 그것을 배워서 지금까지 써먹어 본 데라고는 특기란을 채워야 할 때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별로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이 나 라는 사람을 구성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신화와 꿈은 굳건히 우리에게 모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힘들지 모르나 우리는 이미 길을 알고 있다. 뛰어 들어야 한다.

 

2. 비극과 희극

ㆍ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은 각기 그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39

언젠가 오빠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을 수 있지만 사람을 싫어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할 때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그 말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행복한 사람은 그냥 행복하다. 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밤을 새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ㆍ연민이란, 인간의 고통 중 엄숙하고 부단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게 하고, 이를 고통 받는 사람과 하나가 되게 하는 감정이다. 공포는 인간의 고통 중 엄숙하고 부단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게 하고, 이를 보이지 않는 원인과 하나가 되게 하는 감정이다. -40

 

ㆍ현대 문학은 우리들 앞에, 우리들 주위에, 우리들 내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참담하게 부서진 형체를 직시할 용기와 눈길을 부여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41

마음에 남는 글들은 언제나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떤 내용이었던지 결국은 나의 태도나 삶의 한 부분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것이 얼마나 유지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의미로 하게 된 말 같은데....

 

ㆍ모든 것은 변하고 있으나, 아무것도 죽지는 않는다. 영혼은 여기저기를 방황하다 마음에 드는 뼈대를 취한다……. 따라서 한 번 존재한 것은 다시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존재하게 되니, 모든 운행의 주기는 반복된다. -43

변신이야기의 퓌타고라스의 말.

영혼은 영원합니다. 이 영혼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면 다른 집을 찾아들어가 거기에 다시 거합니다.

 

ㆍ이 땅에 이러저러한 일이 있기 전에 보다 중요하고 보다 본질적인 것이, 우리가 알고 있고 더러 꿈속에서 찾아가기도 하는 미궁 안에서 일어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44

 

ㆍ공포는 눈앞에 여전히 보이고, 고뇌의 울부짖음은 여전히 귀에 들리나, 삶은 모든 것을 채우고, 모든 것을 견디는 사랑과 정복되지 않은 힘의 자각으로 다시 생기를 얻는다. -44

세상에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게된다는 것.

 

희극과 비극은 뗄 수 없는 관계

 

3. 영웅과 신

 

ㆍ영웅이 치르는 신화적 모험의 표준 궤도는 통과 제의에 나타난 양식, <분리>, <입문>, <회귀>의 확대판이다. 이 양식은 원질신화(原質神話, monomyth)의 핵심 nuclear unit 라고 할 수 있다. -44

 

ㆍ일상적인 삶의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떠나고 여기에서 엄청난 세력과 만나고, 결국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고, 영웅은 이 신비스러운 모험에서, 동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힘을 얻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것이다. -45

승리를 거두고 이익을 줄 수 있는 힘을 얻어 돌아오는 것. 정말 좋을 듯 한데 앞에 엄청난 세력과 만나야 한다고 하는 군. 이것은 내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ㆍ대양을 방불케 하는 동양의 광대한 이미지로 표현되든, 그리스의 웅장한 서사시로 표현되든, 아니면 장엄한 성서의 이야기로 표현되든, 영웅의 모험은 위에서 말한 핵 당위의 패턴, 다시 말하면, 세계로부터의 분리, 힘의 원천에 대한 통찰, 그리고 황홀한 귀향의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50

 동일한 신화와 영웅의 이야기. 여기서 우리는 보편성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보편성이란 결국 보는 눈을 가져야 가능하지 않을까?

 

ㆍ장소가 어디 건, 그들의 관심(종교적, 정치적, 혹은 개인적)이 어디에 있던 진정한 창조 행위는 죽어가는 것으로부터 세상으로 무엇인가를 가져오는 행위로 표현되며, 영웅의 부재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가 거듭난 자, 위대한 자, 창조력을 얻어 돌아오는 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류 역시 한 목소리가 된다. -50

 

ㆍ영웅이 부처처럼 승리를 거두고 완전한 정각 상태(正覺狀態)에 들어버린다면 이 경험의 만족감이 세상의 슬픔에 대한 그의 기억과 흥미와 희망을 없앨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51

 

ㆍ영웅과 (혹은) 그가 속한 세계는 상징적인 어떤 장애로 고통을 받는다. -52

 

ㆍ모험을 통하여 자기가 속한 사회 전체의 소생에 필요한 수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53

영웅.

 

ㆍ보잘것없는 영웅이든, 탁월한 영웅이든, 그리스 영웅이든, 야만족의 영웅이든, 이방인의 영웅이든, 유태족의 영웅이든, 영웅의 행장(行狀)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53

보편성. 인류가 가진 보편성 때문에 영웅에게도 이러한 보편성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결국 인류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도 같아질 수 밖에 없다면 신화가 이렇듯 유사한 이유가 아주 조금이나마 설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혼자서 해보면서.

 

ㆍ이 기적을 그대에서 설명할 바를 알지 못하니……. 나는 본질적으로 인간이며 신의 은총을 입으로써 신이라. -55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는 보게 된 자는 말이 없다고 신화와 인생에서 말했다. 끊임없이 말을 하는 자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ㆍ나는 너고, 너는 나다. 네가 어디로 가건 나는 거기에 있다. 나는 없는 곳이 없으니, 원하면 언제든지 나를 찾으라. 나를 찾는 것은 곧 너를 찾음이다. -55

 

ㆍ위대한 영웅은 위대한 행적을 통해, 이 다양한 얼굴이 사실은 하나임을 알고, 또 남들에게 알리게 된다. -55

결국은 모두가 신이라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신이 없는 곳이 없으니 어느 곳에나 있고, 형체가 없으니 어떤 형체든지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신이라는 것은 알 수 있겠는데. 그 모두를 신으로써 대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4. 세계의 배꼽

ㆍ영웅의 성공적인 모험의 의미는 생명의 흐름을 풀어 다시 한 번 세계의 몸 속으로 흘러들게 하는 데 있다. -55

 

ㆍ영웅이 태어났고, 역사했고, ()로 돌아간 곳이면 어디든 표지가 서 있고 성역화되어 있다. 완전한 중심을 나타내고 고취시키기 위해 거기에 사원이 세워지기도 한다. 까닭인즉, 이런 곳은 풍요를 향한 돌파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어떤 사람은 영원성을 깨닫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곳은 보람 있는 명상의 촉매가 될 수도 있다. -61

그렇다하나 그래도 알아 볼 수 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자 만이 아는 것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영웅이 태어나고 역사했고 무로 돌아간 곳을 둘러보지만 별다른 감흥없이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ㆍ세계의 배꼽은 연속적인 창조의 상징, 모든 사물 안에서 약동하는 소생의 연속적인 기적이 일어나게 하는 세계 보존의 신비인 것이다. -58

 

<전체>는 도처에 있으며, 도처가 권능의 자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화에서는 한 자락 풀잎도 구제자의 모습을 가릴 수 있고, 이 방랑하는 구도자를 구도자 자신의 가슴에 있는 지성소(至聖所)로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62

 그래서 고대의 도시들은 마치 신전과 같은 모습으로 도시를 건설해 놓은 것인가? 고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원리에 마음 편히 접근할 수 있었던 거지? 사회가 복잡해지고 제약과 규제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준거들이 생겨나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더 멀어지게 된 것인가?

 

ㆍ따라서 세계의 배꼽은 도처에 있다. -62

도처에 세계의 배꼽이 있을 수 있다면 영웅 역시 도처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 영웅은 배꼽에서 탄생되니까.

 

ㆍ신에게는 모든 것이 공정하고 선하고, 정당하지만 인간은 어떤 것을 그르다고 하고, 어떤 것을 옳다고 한다. -62

 오직 인간만이 판단을 한다. 신화와 인생에서 읽었던 엘리트 주의가 생각난다. 자신만의 강점을 발현시키는 것은 그저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잘하는 자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공평한 것인가? 나는 또 판단하고 있나?

 

ㆍ닮지 않은 것이 상합하고, 서로 다른 것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지며, 모든 것은 다툼에 의해서 생겨난다. -62

헤라클레이토스의 말. 아직은 확실한 예를 찾을 수 없다. 느낄 수는 있지만.

 

ㆍ신화는 비극적인 자세를 신경질적인 것으로, 도덕적인 판단을 근시안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65

 

1부 모험

1. 출발

1. 영웅에의 소명

ㆍ이러한 실수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욕망과 갈등이 억압된 결과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부지중에 표출된, 삶의 표면에 잡힌 주름이다. 그리고 이 주름의 골은 매우 깊다. 영혼 그 자체만큼이나 깊다. 실수는, 운명의 시작에 해당되는 수도 있다. -71

실수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듯 보여서 실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쉽고 빠르게 표현하는 단어는 ‘실수’였다. 그것이 실수라면 그것이 운명의 시작에 해당될 수도 있겠군.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이 변화한 것은 사실이니까.

 

ㆍ전령관의 등장은 <자아의 각성 the awakening of the self>이라고 불리는 단계를 암시하고 있다. -72

 

ㆍ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은 이제 너무 웃자라, 낡은 개념과 정서 패턴은 몸에 맞지 않는다. 바야흐로 또 하나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72

엄마가 된 다는 것이 그랬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어쩌다보니 생긴 결과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리 어렵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내 옆에 자리를 하나 더 놓으면 된다는 식으로.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아이는 의자 하나 정도가 아니었다. 나의 생활 방식, 사고방식을 바꾸게 만들었다. 내가 유지해 오던 방식은 더 이상 새로운 생황에 맞지 않았다. 높은 구두와 짧은 치마 따위는 버려야 했다.

 

ㆍ운명의 힘을 전하는 전령관은 혐오감을 주는, 참으로 하찮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72

 그래서 우리는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건가?

 

ㆍ분리와 탄생의 순간은 불안을 야기시킨다. -73

부모로부터의 독립도 이러한 불안을 야기시킨다. 우리는 조금 자라게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되기를 꿈꾼다. 내 생활은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 해보면 많이 혼란스럽다. 규칙적으로 하던 식사는 언제 무얼 먹었는지 불규칙 속에 서 있고, 방안은 정돈되지 않는다. 기대가 되면서도 조금은 불안함. 그것이 독립이다. 세상에 혼자 서게 된다는 것. 멋지지만 조금은 무섭다.

 

ㆍ이 징그러운 뱀이나 개구리, 즉 징그러운 동물은 무의식 심층(하도 깊어서 그 바닥이 보이지 않는)을 상징한다. 여기엔 징그럽고, 사랑이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지의 혹은 지진한 요소, 원리, 그리고 생존의 본질이 우글거리고 있다. -73

 

ㆍ주인공이 필연적으로 맞서야 하는, 무의식적으로는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의식적으로는 알지도 못할뿐더러 놀랍고 무서운 존재로 여겨지는) 이 인물은 자기 정체를 맑힌다. 그리고 이 때, 주인공은 이전에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던 사물이 이제 무가치하게 되어버리는 상황을 경험한다. -77

 

ㆍ왕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찾아나설 준비가 되는 순간, 적당한 전령관이 때맞추어 나타났다. -78

 그가 특별해서 그리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도 적당한 순간 전령관이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를 알아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왕자의 이야기를 보면 운명의 바퀴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두려움에 아들에게 쾌락을 베풀어준다. 이 쾌락은 왕자에게 처음에는 즐거움이었을 수 있지만 계속되는 쾌락은 이를 쾌락이라 받아들이기 힘들게 만든다. 어쩌면 왕의 이러한 태도가 왕자에게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른다.

 

ㆍ이 신화적 여행의 첫 단계<우리는 이를 <모험에의 소명>으로 불렀다), 운명이 영웅을 불렀고, 영웅의 영적 중심(重心)이 그가 속한 사회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옮겨졌음을 암시하고 있다. 낙원일 수도 있고 위험의 도가니일 수도 있는 이 운명적인 영역은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표상된다. -80

 

2. 소명의 거부

ㆍ모험의 주체가 누리던 화려한 세계는 메마른 돌멩이가 구를 뿐인 황무지가 되고, 그의 삶은 무의미해진다. -81

공허함인가. 아무것도 남지 않음. 결국 찾는 것은 따로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

 

ㆍ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면서 파멸을 기다리는 것 뿐이다. -81

네로 황제가 생각난다. 죽을 수도 없는 불쌍한 인간이라 했는데. 찾아도 찾아도 찾아지지 않는, 헤매도 헤매도 보이지 않았던 어떤 것을 향해서(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었던건가.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때가 생각난다.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무엇이든 즐거움이 되는 것들을 찾아다녔다. 순간적인 웃음들을 위해 살았다.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도

 

ㆍ거부한다는 것은 결국 제 이득으로 취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어야 한다. -82

미노스왕. 신의 수소를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였지만 결국 그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

 

ㆍ개인이 자기 자신의 신이기를 고집하면 신의 의지, 즉 자신의 자기중심적 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인 신 자신은 괴물로 변하는 것이다. -82

개인이 개인을 수호하려는 개인의 것을 지키려하는 신이 된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은 괴물로 변해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

 

ㆍ인간은 사탄처럼, 죽자고 자기 자신에게 매달린다. 이때 그가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83

지옥이란 따로 가야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태도에 따라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를 지옥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이건 때로 아주 간단하다. 역으로 생각해보자면 천국도 그리 올 수 있다.

 

ㆍ당사자가 유아기적 자아 그리고 유아기적 정서 관계 및 이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당사자는 유아기의 벽에 갇혀 있다 .이 경우 아버지나 어머니는 문턱을 지키는 사람으로 버티고 있어서, 그들의 징벌을 두려워하는 소심한 영혼은 문을 열고 외부 세계로 나오는, 재생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85

 우리가 그때 그러지 않았을까? 나는 참 네가 그런 것들을 버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랬지. 그 보호라 생각되는 것들을 떠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 느낌들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지. 아마 너도 그랬을 꺼야. 우린 그렇게 닮은 꼴이었나봐. 그래도 이제 나는 움직일꺼야 .너도 그렇게 되기를.

 

ㆍ고의적인 내향성은 창조적인 정신의 고전적이 방편중의 하나이고, 이를 효율적인 장치로 응용할 수도 있다. -87

나는 고의적으로 내향성을 보였기에 무의식적 유아기의 이미지를 생각하게 된 것인가?

 

ㆍ주저한다고 다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많은 비밀을 여축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비밀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명의 거부에 따르는 부정적인 상태가 뜻밖의 해방의 원리에 대한 행운의 계시일 수도 있다. -87

시간이 흐른 후 사람은 때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자신의 모든 인생이 하나의 방향을 위해 줄곧 걸어온 것임을. 자신이 싫어했던 일 조차도 그 방향으로 놓여 있었음을

 

ㆍ인격이 이 새로운 힘을 흡수하고 통합할 수 있으면 당사자는 자기의식의 초인간적인 단계 및 완전한 통제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된다. -87

 

ㆍ일종의 주어진 사람의 방식에 대한 철저한 파업 혹은 폐기라고나 할까. 그 결과 변형의 힘은 문제를 새로운 자장(磁場)으로 끌어내는 수가 있다. 이 자장에서 문제는 어느 한순간 마침내 풀릴 수 있는 것이다. -88

 

ㆍ헌헌장부가 되어서도 젖비린내 나는 아이의 허물을 못 벗은 너에게 화 있으라. -91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주어졌는데 자신 스스로 허물을 벗지 못한다면 누군가 나서서 자신의 허물을 벗기려 할 것이다. 스스로 행하지 않는 일에는 스스로 행할 때보다 더 큰 아픔이 따를 수 있다. 이 과정에까지 이른다면 나를 스쳐가는 아픔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ㆍ자에겐 결혼할 의향이 전혀 없습니다. 저는 왕녀이고, 남정네를 통치하는 여후(女候)인데 어찌 남자의 통치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91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지 못하고 내가 다른 사람에 의해 휘둘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에 내가 휩쓸리고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싫었던 것이다.

 

3. 초자연적인 조력

ㆍ네 발을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네 손을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네 머리를 꽃가루처럼 내려놓아라. 그럼 네 발은 꽃가루, 네 손은 꽃가루, 네 몸은 꽃가루. 네 마음은 꽃가루, 네 음성도 꽃가루. 길이 참 아름답기도 하고, 잠잠하여라. -95

적의 분노가 가라 앉는 마법의 주문

 

ㆍ모험을 나선 당사자가 그것을 알고 그 존재를 믿기만 하면 시공을 초월한 안내자는 언제나 나타난다. 소명에 응답했고, 용기 있게 미지의 사건에 대한 체험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영웅은 모든 무의식의 힘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대자연 Mother Nature은 항상 위대한 임무를 지원한다. 영웅의 행동이 그 사회가 예비하고 있는 것과 일치될 때, 그는 흡사 역사적 변화의 리듬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96

제대로 된 우주적인 길로 접어들었다면 언제 어디서건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처음 한 두 번은 의외라 생각할 수 있으나 곧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은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항상 너에게 주어진 다는 것을.

 

ㆍ나는, 미지의 종국으로 떠밀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가 그곳에 이르는 순간, 내가 불필요하게 되는 순간, 나를 갈가리 찢는 데는 한 입자의 원자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인류가 힘을 모두 합치더라도 나를 해칠 수 없을 것이다. -97

 나폴레옹. 나폴레옹은 작았다고 한다. 그다지 명문가의 자손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세계를 통치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캅베드의 아리처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은 아닐까?

 

ㆍ의식적인 개성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체계 및 우리가 따르는 안내자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한 후원은 우리의 이성이 헤아리지 못하는 영역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98

 

ㆍ소명은 통과 제의의 사제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는 첫번째 통고다. -98

 

ㆍ이렇게 해서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기 삶을 거부하던 카마르 알 자만의 운명은 의식적인 의지의 협력이 없이도 완성되기 시작했다. -105

 

4. 첫 관문의 통과

ㆍ이 수호자 뒤로는 어둠이며, 미지의 세계이며, 위험이다. 부모의 감시 밖이 아이들에겐 위험 지역이고, 사회의 보호 밖이 종족의 구성원들에겐 위험 지역인 것과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들이면 여기에서 만족한다. 심지어는 표시된 경계선 안에 안주하는 데 만족하기까지 한다. -105

사회화의 기능이란. 위험지역으로 보이는 곳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우리는 관문 앞에서 살짝 보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거의 다 왔는데, 이제 한 발만 더 내딛어보면 되는데, “별로 볼 거 없네.”라 하며 발길을 돌린다.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을 부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해야할 필요가 있다.

 

ㆍ뭍에서는 맥을 쓰지 못하지만 일단 자기 무대로 돌아가면 천하 무적이다. -108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 흔히 말하는 홈그라운드. 동네에서는 내가 대장노릇을 하고 있는 거다. 차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ㆍ새로운 경험역(經驗)을 지나려면 같은 세력의 파괴적 측면을 극복하고 이 특정 구역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111

 

ㆍ모험이란 기지의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을 말한다. 어느 나라에서든, 어느 시대든 마찬가지다. 이 기지의 세계와 미지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선의 수호자는 극히 위험한 존재다. 그들과 만난다는 것은 그만큼의 위험 부담을 안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능력과 용기를 갖춘 사람 앞에서는 위험은 그 꼬리를 감추고 만다. -112

 용기를 갖자. 능력을 갖추자. 위험도 꼬리를 감출 것이다. 이미 모험을 떠나기로 한 것, 그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면 필요한 것을 갖추는 것이 낫다.

 

ㆍ영웅의 공포는 완전한 정신적 무장 앞에서 사라지겠지만, 자기 능력을 과신하는 무모한 영웅이 이 관문 통과에는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13

 자신을 먼저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이 잘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ㆍ이 여섯 번째 무기가 명()과 형()이라는 현상계(現象界)너머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원리의 지혜라는 천상적 벼락인 것이다. -119

 

ㆍ현상계의 마력이 무너지자 그는 자기를 부정하게 된다. 자기를 부정함으로써 그는 신(보시를 받을 자격이 있는 신적인 정령)이 된다. 종국적인 이름과 형태가 아닌, 마음속의 이름과 형태를 초월한 단순한 이름과 형태를 알게 될 때 세상이 그렇게 되듯이 그 역시 신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119

 

ㆍ태양 문을 통하여 번제의 연기가 피어오르듯이, 영웅은 자아에서 해방되어 세계의 벽을 통과하는 것이다. 자아는 끈끈이 터럭에다 붙여두고 영웅은 제 갈길을 가는 것이다. -120

자아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 나란 어떤 존재이다 라는 나만의 믿음. 내가 살면서 알게 된 나라고 생각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짓는다. 한계는 아는 것은 중요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보면 나에게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신의 한계와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봐야 한다는 의미일게다.

 

5. 고래의 배

 

ㆍ영웅은, 그 관문을 지키는 세력을 정복하거나, 그 세력과 화해하는 대신, 그 미지의 힘에 빨려들어, 겉보기엔 죽은 것으로 나타나고는 한다. -121

 영화에서 보자면 가장 위험해 보이는 부분이 아닐까? 이제 끝난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가 생각나는 군.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는 발록과의 싸움에서 자신을 던져 동료를 구하고 죽은 것처럼 보였으나 2편에서 다시 흰색의 마법사가 되어 돌아온다.

 

ㆍ다시 태어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123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자신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때, 가장 빠른 방법은 가장 밑에 있는 돌을 빼내어 다시 조합하는 것이다. 우리가 장난스레하는 말 가운데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르지 않니?”라는 말처럼.

 

ㆍ신도는 이 신전 안에서, 자신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티끌에 불과하다는 자기 정체를 깨닫게 된다. -123

 이렇게 자신의 정체를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ㆍ신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괴수들을 그저 괴물로만 본다. -123

실제로는 심화된 내적 침묵과 만날 준비가 되지 않는 자들을 지켜주는 관문의 수호자들

 

ㆍ비유적으로 보아, 신전으로 들어가는 것과, 고래의 입을 향한 영웅의 돌진은 같은 모험인 셈이다. 즉 회화적 언어로 말하면 둘 아 생의 구심화 행위, 거듭나는 행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123

자기적멸

 

ㆍ스스로를 구원하는 힘은 여기에 있다. 그의 죽음과 회귀는, 모든 현상계의 대립물이 창조되지 않은 불명의 존재임을 드러내는데 여기에 두려움이 있을 리 없다. -124

내가 나라고 규정 지어 놓은 모습을 버리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신이 그러한 것처럼.

 

2, 입문

1. 시련의 길

ㆍ영웅은 이 곳에서 거듭나는 시련을 극복하고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된다. -128

 

ㆍ모험 당사자가 자신의 초인간적 여행 도정의 도처에 자비로운 권능이 있어서 자기를 도와준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 -128

프쉬케는 연인 쿠피토(에로스)를 찾으러 가지만 많은 시련에 부딪힌다. 이때 이 난관은 프쉬케 혼자만의 힘으로 헤치고 나온 것이 아니다. 많은 것들이 그녀를 돕는다. 마치 그녀를 돕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콩쥐 팥쥐의 이야기도 그렇다. 많은 것들이 등장해서 그녀를 돕는다.

 

ㆍ에를릭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은 이 의식의 절정이면서도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도 하다. -132

영화의 클라이막스

 

ㆍ인간의 무리는 집단의 이상(理想)에 따라 행동하는 법인데, 이 집단의 이상이라는 것은 항상 유아기 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132

집단을 구성하고 있는 자들의 대부분이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면 당연히 이상(理想)역시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닐까.

 

ㆍ주술사는, 그 사회 성인들의 심성에 내재하고 있는 상징적 환상 체계를 출몰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주술사란, 이러한 유아적 놀이를 주도하고, 공통의 근심거리를 밝혀내는 지도자인 것이다. 그들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방에서 성공하고 현실적인 어려움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잡귀와 대리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133

부족원들이 가지고 있는 환상체계를 끄집어 내어 대리전쟁을 한다. 근심거리를 끄집어 내어 대리전쟁을 하여 승리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한 층 높게 만들어 준다. 나아가 자신의 한게라고 생각했던 것을 잊게 한다.

 

ㆍ감각이 <정화되고, 스스로를 낮추어> 모든 에너지와 관심이 <초월적인 것에 집중 될> 때인 것이다. 굳이 현대적인 의미의 어휘를 쓰자면, 우리 개인이 가진 과거의 유아적 심상이 분리, 초월, 변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133

입문.

 

ㆍ귀를 기울이고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감청하기 위해서는 자기 정화를 감수하고 항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다. <그런데 앞서간 자들이 당한 시련도 겪지 않고 너희는 지복의 낙원에 들어가려 하느냐> -139

보았다고 전부를 본 것이 아니고, 들었다고 전부를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가지고 들으면 일부만 들은 것과 같고 일부만 본 것과 같다. 앞서간 자들이 당한 시련 앞에서 자기 자신을 내 놓을 때 우리는 전부의 소리인 옴을 들을 수 있고 전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ㆍ오, 이난나여, 황천의 율령은 완전한 것,

이난나여, 황천의 의식에 대해서는 묻는 것이 아닙니다. -141

 

ㆍ영웅은 적대자를 발견하고 삼키거나 그에게 삼켜짐으로써 이 적대자(뜻밖에도 그 자신의 자아)를 동화시킨다. 하나씩 하나씩 장애를 차례로 사라진다. 웅은 자신의 자존심, 미덕, 아름다움, 삶을 팽개치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이 적대자에게 절을 하거나 복종한다. 이윽고 영웅은 자신과 적대자가 사실은 둘이 아닌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143

자신이라고 생각한 모든 것을 내어 주고 마주친 존재에게 복종하게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 그런데 알고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의 자아에게 무릎을 꿇게 되는 것.

 

ㆍ자아가 스스로를 죽음에 내어맡길 수 있느냐 -143

 

ㆍ이제 영웅은 용을 죽여야 하고 몇 번이고 위험한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그 동안 영웅은 몇 차례의 예비적인 승리를 거두고, 일시적이긴 하나 무아의 경지를 체험하며, 이상향을 엿보게 된다. -143

그때 내가 보았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나?

 

ㆍ세상에 유혹하는 것, 기쁨을 약속해 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잠자는 여성이 지향하는 존재의 예조(豫兆)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혹과 약속은, 이 세상의 도시나 숲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찾아온다. 왜 찾아 왔을까? -145

 

ㆍ우리가 아득한 옛날에 그 사랑을 받던 <좋은>어머니 (젊고 아름다운) 이기 때문이다. 세월은 우리와 그녀의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그녀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 미녀처럼, 아직 우리의 속 영원의 바다 밑바닥에 거하고 있는 것이다. -148

어머니의 존재가 나의 밑바닥에 남아 있다는 의미로 들리는 데. 정확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내가 이 글을 잘 음미하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ㆍ악타이온이 도망치다가 죽음을 당하고 있음을 신통력으로 안 아르테미스 역시 편한 마음으로는 쉴 수가 없었다. -150

미워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준 이는 발을 뻗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때린놈은 발뻗고 잘 수가 없다고 말하듯이. 때로 우리는 나쁜 어머니들을 본다. 누가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냐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머니들이 보인다. 그들을 욕하기는 쉽지만 그들 역시 제 자식에게 상처를 주고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ㆍ이 여신이 세계의 창조자, 영원한 어머니, 영원한 처녀이기 때문이다. 이 여신은 포옹하는 것을 포옹하고, 자양하는 것을 살지게 한다.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생명이다. -152

위기 후에 만나게 되는 여신.

 

ㆍ이러한 수행을 통해 숭배자의 정신은 유치하고, 어울리지 않는 감상과 증오로부터 스스로를 정화하고, 유치한 인간이 자신의 행, 불행에 연결지어 멋대로 가른 <> <> 따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본성의 법()과 상()으로 존재하는 불가해한 실재를 향해 마음을 열게 된다. -152

여신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유형을 가진 여신을 받아들이고 숭배함으로써 우리가 우리 스스로 판단하게 되는 선과 악을 내려 놓고 본성을 따라 갈 수 있다 .

 

ㆍ이 여신의 이름은 <검은 존재 the Black One>, 즉 칼리 Kali. 별명은, <존재의 바다를 건네주는 나룻배>. -152

 

ㆍ고도의 이해력을 갖춘 천재만이 이 숭고한 여신의 계시를 읽을 수 있다. 이해의 정도가 낮은 사람을 위해 여신은 그 신통력의 정도를 낮추어, 그들의 지진한 능력에 알맞은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여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엄청난 재앙일 수 있다. -153

여신을 만나기에 앞서 우리는 우리 이전의 영웅들이 경험했던 것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여신을 만나고자 한다면 여신의 본모습을 모를 채 말이 많아 질 수고 있고, 악타이온 처럼 제가 기른 사냥개에서 물어뜯길 수도 있으리라.

 

ㆍ열등한 눈으로 보면 여신은 열등한 상태에 잇는 것처럼 보이고, 무식한 눈으로 보면 범용하고 추악한 존재로 보인다. 그러나 여신은 자기 존재를 알아보는 자에 의해 해방된다.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에서가 아닌, 여신이 바라는 친절하고 침착한 상태에서 그 여신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영웅은, 여신이 창조한 세계의 왕, 즉 인간으로 화신한 신일 수 있는 것이다. -154

여신의 모습은 한결 같지만 보는 자에 의해서 달라진다. 우리가 여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만 있다면 우리가 인간으로 화한 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신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여신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변하는 것이다.

 

ㆍ왕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왕도란 싸움 없이, 치열한 전쟁을 치르지 않고는 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왕의 그릇은, 무슨 일이 있든지 이를 이기고 왕도를 가는 것입니다. -156

왕도는 왕국 안에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다. 왕이 되려고 하는 자는 모두 이 길을 걸어야 한다. 이 때의 치열한 전쟁이란 타인을 학살하고 살육하는 전쟁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이자 치열한 전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ㆍ여신은 악타이온의 동물적 욕망으로도, 퍼거스의 결벽에 가까운 도사림으로도 파악되지 않았다. 오직 니알의 부드러움에 의해서만 그 정체가 드러났다. -156

바람과 햇빛의 외투 벗기기 경쟁이 생각이 난다. 결국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 있었던 것은 햇님의 따사로움이었다.

 

ㆍ불길 속이 가장 뜨겁듯

사랑은 부드러움 속에서만 뜨겁게 타오른다. -157

 

3. 유혹자로서의 여성

ㆍ싸움이나 짜증은 무식한 자들의 미봉책에 지나지 않고 후회는 때늦은 각성일 뿐이다. -159

 

ㆍ도깨비들이란, 자기 인산성의 미해결 수수께끼가 투영된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160

 

ㆍ이상(理想)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개개인이 자기 삶을 파악하는 징후인 것이다. -160

 

ㆍ참으로 까다롭고 재미있는 것은, 이상적인 삶에 대한 의식적 견해가 실제의 현실적 삶과 잘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60

이상적인 삶이라고 우리가 꼽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 항상 어딘가 하나씩이 혹은 여러개씩이 부족하다.

 

ㆍ우리 조직 세포의 본질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이를 윤색하고, 회칠을 하고, 재해석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름에 빠진 파리, 우리가 먹을 국에 빠진 머리카락을 누군가 다른 불유쾌한 사람의 허물로 돌리려 한다. -160

남 탓하기.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것 중에서 우리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이야기하다보면 많은 경우에 우리도 이러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그래서 결국 넌 하지 않았잖아.” 라고 말을 하면 우리는 대답한다. “그래, 그렇기는 하지만 ~~

 

ㆍ우리가 생각하는 것, 우리가 행하는 것에는 어차피 육욕의 냄새가 나게 마련이라는 것을 깨닫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 깨우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예외 없이 낭패의 순간을 경험한다. -160

내 자신의 삶에서 나는 육욕의 냄새도 수용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있는 마당에 타인에게서 나는 육욕의 냄새를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ㆍ삶의 배후에 있는 삶을 찾아나서는 모험가는 그녀의 유혹을 물리치고, 현실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에테르속으로 날아들어가야 한다. -161

 

ㆍ어찌하여 우리가 지체하는 것일까? 그대가 나를 찾아다닌 그것으로 넉넉하니, 오너라. -161

 

ㆍ자기의 시체 같은 육신을 조금이라도 의식하면 그는 이제 순수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생, , 사뿐만 아니라 자기 적들로부터도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자신을 순수한 존재, 선의 정수, 부동의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 그는 자유로워진다……. -162

 

ㆍ젊은 쳐녀들이 당도하자 페트로닐라는 금식기도에 들어갔다. 성체(聖體)를 배령(拜領)한 페트로닐라는 다시 자리에 누워 사흥 뒤 하느님 곁으로 갔다. -163

성 베드로의 딸 페트로닐라의 이야기의 끝부분인데 이 이야기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했음을 기억해 놓고 싶다.

 

ㆍ은자의 살이 뼈에 붙어 있고, 그 맥박이 고동치는 한 삶의 이미지가 그의 마음에 폭풍을 일으키는 일을 막기 어렵다. -165

여성의 모습으로 유혹한다. 영웅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인가? 황진이가 떠오른다.

 

4. 아버지와의 화해

ㆍ대부분의 신화에서 자비와 은혜의 이미지는 정의와 분노로 표현된다. 이렇게 해서 이 정의와 분노 사이에 균형이 생기고, 인간은 파멸을 겪는 대신 어려움을 근근히 이겨나간다. 시바는 신도 앞에서 우주적 파멸의 춤을 추면서도 손으로는 <두려워 말라>는 시늉을 한다. -168

 

ㆍ아버지의 무섭고 잔인한 측면은, 피해자의 에고가 투영된 것이다. -170

피해자의 이성이 투영된 것이다. 어린 시절에 알고 있던 공포가 성인기가 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서 아직도 공포르 느끼게 하는 것인가? 읽을 때는 알 듯 하더니 또 돌아서니 긴가민가 하는군.

 

ㆍ결국에 가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를 투영하고 있지만 사실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71

결국은 역할만 다른 것인가? 아니 어쩌면 역할까지도 유사성이 있는데 우리가 다르게만 느끼는 건가?

 

ㆍ내가 지났던 바퀴 자국이 보일 것인즉 네 길잡이로 삼도록 하여라. -175

아버지가 걸어간 길.

 

ㆍ네 힘에 의지하기 보다는 행운이 네 길을 인도하게 하여라. -176

내 힘만으로는 여기 지금의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힘껏 정말 지칠만큼 노력해서 내 손으로 이룩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행운이 나를 도운 것이다. 하은이를 낳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간호사 언니가 이런 말을 했다. “아기가 엄마를 잘 도와서 빨리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힘 하나만으로는 아마 그애를 보지 못했을 거다. 그애가 나를 돕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돕고 그리고 그때의 내가 미처 보지 못한 행운의 별이 내 근처를 돌고 있었겠지.

 

ㆍ비록 실패했으되, 그 용기는 아주 가상하지 않은가? -177

언제 부터인가 실패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실패한자는 인생의 패배자처럼 여겨졌다. 계속된 성공을 보아서 일까? 계속된 성공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었나?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한 걸음도 옮길 수 없었다. 넘어지면 그저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말하면서도 내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ㆍ자식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이 부모의 이야기는, 입문이 잘못 되었을 때 입문자의 삶에는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옛사람들의 생각을 확인시켜 준다. -177

제 자식에게 관대해 질 수 밖에 없는 부모. 특히나 혼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더 관대해진다. 아마 내가 아이에게 부족함을 안겨주었다는 하나의 자책 때문에 더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관대함이 아이를 망칠 수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아직은 안아주어야 할 때와 스스로 일어나게 할 때를 구분짓는 것이 힘들다. 나 때문에 입문이 잘못될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더욱 잘 하고 싶다.

 

ㆍ아버지는 아들에게 있어서 미래 세계의 상징이요, 딸에게 있어서는 미래 남편의 상징이다. -177

 

ㆍ아버지란 존재는 자식이 더 넓은 세계로 나갈 때 마땅히 거쳐가는 입문식의 사제다. -177

 

ㆍ아들은 세계를 섭렵하는 데 있어서 아버지를 경쟁 상대로 삼고 딸은 섭렵된 세계 자체가 되는 데 있어서 어머니를 경쟁자로 삼는 것이다. -178

 

ㆍ선악에 대한 유아기 환상을 떨치고, 희망과 공포에서 놓여나 평화롭게 존재의 계시를 이해하고 우주 법칙을 엄숙하게 경험하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입문자는 인도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178

아버지의 역할. 비법 전수자.

 

ㆍ이 땅에 살기 시작한 이래로 인간은 이러한 신성한 절차를 통하여 현상계에 대한 공포를 이기고 불사의 존재를 향한 초월의 희망을 획득할 수 있었다. -186

 신성한 절차가 사라짐으로 인해서 우리는 죽음에 공포를 얻게 되었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죽음은 공포가 된다. 그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모르는 것이 공포다. 그것을 알고 있다면 더 이상 공포가 아닐 것이다.

 

ㆍ보이지 않는 열쇠는 그와 함께 하고…… 결국 너도 그에게로 돌아간다. 돌아가면 너에게 네가 행한 모든 진실을 보여 줄 것이다. -190

 

ㆍ어디로 돌아서든, 거기엔 알라 신에 계시도다. -190

 

ㆍ만물 속에 숨어 있어서 그 영혼이 빛을 발하지 않으나, 뛰어난 지력을 가진 명민한 자의 눈에는 보인다. -191

 

ㆍ지팡이를 쪼개어도 예수님이 저기 계신다. -191

종교 보편성. 하나의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글로 확인할 수 있다.

 

ㆍ이글거리는 태양 안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폭풍을 일으키기도 하고, 한 쌍의 대립적인 원소인 불과 물의 배후 에너지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191

 

ㆍ자기 손이 창조한 생명의 고뇌를 익히 자각하고 혹심한 고통, 머리를 터뜨리는 듯한 미망의 불길, 자기가 창조한 자기 침해적(自己慘害的)이고, 쾌락적이고, 분노에 떨고 있는 우주를 생생하게 의식하는 이 신은 삶이 삶을 점화시키는 행위를 승인한다. -192

 

ㆍ배꼽, 즉 어머니인 생명의 손가락이 닿았던, 끝내 아무도 알 수 없는 아킬레우스 건()이 있는 법이다. 영웅이란, 정확하게 그곳을 뚫고(그가 속한 세계와 함깨) 들어가, 그의 존재를 제약하는 매듭을 잘라야 하는 것이다. -192

제 손으로 탯줄을 끊고 나오는 것. 우리가 태어날 때 다른 이의 손으로 탯줄을 끊게 되지만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사람이란 다른 종에 비해 손이 더 많이 가는 종족. 태어났다 하여도 긴 시간의 양육과 교육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정신적인 탯줄은 끊어지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영웅이란 이 탯줄을 끊는 것이 아닐까.

 

ㆍ영웅은 자기 몸에 박힌 가시(약점)을 통해 삶을 초월하여, 한순간이나마 그 근원을 투시한다. 그는 여기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와 자기가 화해에 이르렀다는 것을 깨닫는다. -192

 

ㆍ인간의 범주 밖에 있는 중심에서 비롯되는 하느님의 의지는 인간의 힘으로는 측량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4

 

ㆍ아들이 아버지를 알 나이가 되면 시련의 고뇌가 이미 그의 내부에 태동해 있다. 세상은 더 이상 눈물의 골짜기가 아닌, 행복이 기다리는 현존의 완전한 현현이다. -194

어머니로부터 벗어나 유아기에서 벗어나 사회로. 어머니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기에 유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사회가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차 있다고 느끼는 것인가?

 

ㆍ잘 되어도 당신께 감사 드리고

못 되어도 당신께 감사 드립니다. -195

 감사할 것이 생겨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찾아오는 일이 어떤 것이든지 감사하는 것이다. <신화와 인생>에서의 구절이 생각난다. “당신고 알다시피 나는 지금껏 평생 삶에 대해서 아니라고 말해왔는데, 이제부터는 그래라고 말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5. 신격화

<옴 마니 밧 매홈(, 연화 속에 보석이 있다)> -196

처음으로 그 의미를 알다.

 

ㆍ그는 인간으로 이 땅에 살다가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는 순간(이 순간만 넘어서면, 이름붙여지고 경계지어진 우주의 헛된 망상을 초월한 공()의 무량 세계가 열린다.)에 이를 작파해 버리고, 모든 중생을 정각에 이르게 한 연후에야 공()에 들겠다고 맹새했기 때문이다. -196

관세음보살에게 하는 기도가 모두 가납되는 이유. 들어가고 싶다는 유혹이 없었을까?

 

ㆍ일체의 존재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다. -197

 나라는 느낌이 이원성의 시작이다. 내가 있으면 세상과 나는 분리될 수 밖에 없다. 다른 사람과 나는 분리될 수 밖에 없다. “가 이원성의 시작이다.

 

ㆍ우리 모두가 그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라고 하는 존재, 그의 형상, 혹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희망이다. -197

보살. 고통과 쾌락에 구속되지 않고 도리어 고통과 쾌락을 깊은 휴면상태로 구속할 수 있는 존재. 우리도 그 같이 될 수 있다.

 

ㆍ영원의 보석이 탄생과 죽음의 연화 속에 들어 있다는 <옴 마니 밧메 홈> -198

 

ㆍ신들은 마음을, 객관적안 체험을 초월한 상징적 영역, 이원성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으로 인도한다. -198

모두 다른 모습을 띠고 있는 사회일 수 밖에 없지만 이원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완전성

 

ㆍ여성을 다른 형태로 후퇴시켰다는 사실은 완전성에서 이원성으로의 타락을 상징한다. 이어서 선악의 이원성이 나타내고, 하느님이 걸으시던 낙원에서의 추방과 낙원의 울타리가 세워졌다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200

 

ㆍ즉 영원성이 시간성으로 발전하고, 하나가 둘에 이어 다수로 분열하며, 둘의 재결합으로 새 생명의 세대가 나타나는 것이다. -200

나누어 졌다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인가?

 

ㆍ그들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세계의 샘은 동일한 것이다. -203

아버지

 

ㆍ위대한 아버지 뱀의 부름은 아이를 놀라게 했고, 어머니는 아이의 보호자였다. 그란, 이윽고 아버지가 왔다. 그는 미지의 신비로 아이를 인도하는 안내자이자, 비의의 전수자였다. 어머니와 누리던 유아기라는 아이의 낙원에 침입한 아버지는 원형적인 것이다. 이때부터 아이에게 있어서 평생토록 모든 적은 아버지(에 대한 무의식)를 상징한다. 그래서 <살해당한 것은 모두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204

아버지가 이제 왔다. 아니, 예전부터 아버지는 나를 데려가려고 하였다. 이제야 아버지와 함께 가야함을 알게 된다.

 

ㆍ이렇게되면 인간은 자기 마음을 정화하는 대신 세계를 정화하고 싶어진다. -205

 종족 및 인종적 토템과 공격적인 집단 행위를 겨냥한 제의. 사랑과 증오의 두 원리가 헤어진다. 우리와 그들을 나누게 됨으로써 우리가 가진 것들을 그들에게 전파해야 한다고 믿게 되고 그래서 다툼이 생겨난다.

 

ㆍ세계는 서로 싸우는 무리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모두가 토템, 국기, 그리고 집단의 숭배자들이다. -205

 

ㆍ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한다. 너희가 만일 자기한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잘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큼은 한다. 너희가 만일 되받을 가망이 있는 사람에게만 꾸어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것을 알면서 꾸어준다. -206

나를 돌아보게 한다. 정말 맞군,

 

ㆍ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206

 아버지를 따라하지 말고 아버지가 되어라.

 

ㆍ우리가 전수받아야 할 최상의 도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서슴없이 이웃을 공격하는, 누구에게만 자애스런 아버지의 도리가 아님을 이해하는 게 가능해진다. -207

 

ㆍ구세주의 십자가는 한 국가의 깃발이라기보다는 민주적인 상징이다. -208

 

ㆍ의미를 알고자 하는 현대인은 마땅히 다른 위대한(그리고 훨씬 오래된) 우주적 친교로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안된다. 즉 근원적인 말씀이 평화, 모든 존재에 대한 평화를 지향하는 부처의 우주적 친교에 관심해야 하는 것이다. -208

 공감의 시대가 떠오른다.

 

ㆍ무한한 사랑이며, 전능인 보살인 관세음이 지각있는 모든 존재를 포용하고, 굽어보고, 또 그 존재 안에 거하기 때문에 모든 존재의 마음 안에는 평화가 있다. -210

모든 존재 안에 아니 계신 곳이 없기에 우리의 마음 안에도 평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발견해내야 한다는 것. 그것을 발견해 내는 것이 영웅이 걸어간 길인가?

 

ㆍ그들이 보살이고 보살이 그들이다. -210

 

ㆍ무지하고, 유한하고, 자위적이고, 고통받는 육신이 다른 육신()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경우에도 그 적 또한 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211

코끼리 위에도 신이 있다.

 

ㆍ우리는 모두 보살 이미지의 그림자다. -211

 

ㆍ이 무지하고, 유한하고, 자위적이고, 고통받는 육신이 다른 육신()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경우에도, 그 적 또한 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211

 

ㆍ저 아버지가 바로 어머니, 즉 재생의 자궁이었던 것이다. -211

어머니가 준 몸이 죽고 아버지를 통해 태어난다는 의미로 ‘자궁’이라는 단어를 사용

 

ㆍ열반이란 말은, <탐욕과 성내는 것과 어리석음이라는 세 겹의 불을 끈다>는 뜻이다. -213

열반의 의미

 

ㆍ정신분석학은, 무의식적으로 빗나간 욕망과 적의 때문에 비현실적인 공포와 애증의 이중 감정에 시달리는 환자를 치료해 주는 기술이다. -214

 

ㆍ마음은, 생각이 실체가 아님을 깨닫는다. 생각은 사라지는 것이다. -215

마음과 생각 구분. 마음이나 생각이나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은 사라져도 마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ㆍ보살은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215

 

ㆍ기존의 자기 확신, 자기 방어, 자기 중심적 에고의 미망을 억눌렀기 때문에, 그는 같은 적멸의 안팎을 안다. 그는 밖에서 방대한 생각을 초월하는 공()의 시각적인 측면을 본다. 에고, 형상, 지각, 언어, 개념, 지식에 대한 체험은 그 위에서 전개된다. 그는 제 악몽에 쫓기며 스스로 겁에 질린 존재를 자비로이 여긴다. 그는 일어나 그들에게로 돌아와 에고를 초월한 중심으로서 그들과 함께 거한다. 에고를 초월한 그를 통하여 <>은 자체를 현현한다. -216

 

ㆍ세상으로부터의 출발은 오류가 아니라 여행의 첫 출발이다. 이 먼 여로에서, 우주 순환의 심오한 적멸을 깨치면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다. -217

 

<좋아 그러마, 너의 마음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고 대답했다. 유학자는,

<그게 문젭니다. 찾을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상을 없애는 수련이 생각났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모두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에게 생각이나 마음을 일으키는 장면들이었다. 그것을 하나 하나 불러내어 버리는 수련을 한 적이 있다. ,,,, 버리기 힘든 것이 마음이더이다.

 

ㆍ영원한 생명이 그들 안에 기들여 있음을 알 뿐만 아니라 그들과 만물이 사실은 영원하 생명임을 아는 사람은 소원을 성취시키는 나무 숲에 거하며 불사의 영주(靈酒)를 마시고, 들리지 않는 조처의 영원한 화음을 듣는다. 이들을 일러 신선 Immortality 이라고 한다. -218

 

ㆍ위대한 다도의 달인(達人)은 천상적 경이를 체험된 순간으로 만드는 데 힘썼다. 이어서 이 경험은 그 사실에서 가정으로 확산되고, 가정에서는 국가로 침윤했다. -219

무언가의 분야에서 진정한 달인으로 거듭난 자는 우리가 지금 찾고자 하는 것을 이미 알고 깨달은 자들. 어떤 분야라도 말이다.

 

ㆍ현명한 자는 그 자궁 속에서도, 자기가 아버지에게 와서 아버지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안다. 그 보다 더 현명한 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나의 본체 안에 있다는 것까지 안다. -223

 

ㆍ방울은 <교화된 마음>이다. 방울소리는 피조물 가운데서도 가장 순수한 정신을 가진 자들이 듣는 영원의 아름다운 소리다. 따라서 이 소리는 내면의 소리다. -224

 

<말씀이 곧 육신이다> <보석이 연화 속에 있다>인 것이다. -224

 

6. 홍익

ㆍ보통 영웅 같으면 모진 시련을 겪을 터인데도 선택된 자는 별 방해도 받지 않고, 또 시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226

내가 선택된자 였으면 좋겠군.

 

ㆍ자기 몸의 고결성의 갈망, 원상 회복의 환상, 내적 외적인 <나쁜> 힘에 대한 보호와 불가괴성의 은밀하고도 깊은 요구가 심성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결정적 인자는 후일 성인이 된 다음의 신경증적, 혹은 정상적인 일상의 삶, 정신적인 노력, 종교적 신념, 제의적 관습에 그대로 남게 된다. -227

 어린 시절의 경험이 모험에서 떠오르는 이유

 

ㆍ세상을 온통 경건하게 만들어버리는, 유치한 행복에 젖어 있는 무리와 진정으로 자유로운 무리 사이에는 엄청난 심연이 존재한다. -232

그렇게 진지해질 필요는 없는 것이지 않을까. 알고 있는 것들을 모조리 나열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닐까. 웃으면서도 그 모든 지혜를 나누어 줄 수 있고, 농담에도 그 것들을 담아낼 수 있다.

 

ㆍ상상의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 말로 다할 길 없는 천복의 가르침은, 어린 시절에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옷으로 위장하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동화는 다분히 황당하다. 그리고 심리학에 대한 독서가 위험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33

 

ㆍ영웅이 얻으려는 것도 그들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영광, 말하자면 그들의 불로 불사적 존재를 가능케하는 권능이다. 이 기적적인 에너지 본질만이 불명적인 존재이며, 도처에서 이 에너지를 현현시키고 나누어주고 표상하는 신들의 이름과 형상은 가변적인 것이다. -237

진정한 불멸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신의 모습을 쫓는 것이 아니라 신이 가진 권능을 진정으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신의 형상은 사회가 만들어낸 산물에 불과하다.

 

ㆍ육체의 불로불사를 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가르침을 오해한 데서 기인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눈동자를 크게 해서, 육체와 그 종자(從者)인 개성이 더 이상 시야를 가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248

불사초를 구하던 왕은 지금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ㆍ만물은 나아가고, 일어나고 되돌아온다. 나무는 꽃을 피우나 오직 뿌리로 되돌아가기 위함이다. 뿌리로 되돌아감은 정일(靜溢)을 찾음이다. 정일을 찾음은 천명으로 합일함이다. 천명에 합일함은 영원에 합일함이다. 영원을 아는 것은 깨달음이요, 영원을 깨닫지 못하면 혼란과 마()가 인다.

영원을 알면 이해력이 넓어지고, 이해력이 넓어지면 포용력이 넓어진다. 시야가 넓어지면 귀함을 얻는다. 구히이란 천상적인 것과 다름아니다.

<천상적인 것이 도(). 도는 영원이다. 여기에 이르면 육체가 썩는 것도 두려워할 바 아니다.> -248

 

ㆍ예술, 문학, 신화, 그리고 밀교, 철학과 수련은, 모두 인간이 자기 한계의 지평을 넘고 드넓은 자각의 영역으로 건너게 해주는 가교인 것이다. -249

 

ㆍ생명의 우넟너은 개인의 핵이며, 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그것을 찾아낸다. - 말하자면 인간이 자기 내부의 뚜껑을 열어 젖힐 수 있을 때 그렇다. -250

 

3. 귀환

1. 귀환의 거부

ㆍ영웅의 임무가 수행되었다고 하더라도 모험 당사자인 영운은 아직 생을 역전시키는 전리품을 가지고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253

귀환은 영웅이 반드시 다시 거쳐야 하는 하나의 시련이 될 수 있다.

 

ㆍ이 은혜가 사회, 국가, 그 전체, 아니면 일만 세계를 재생시키는 데 환원될 것이기 때문이다. -253

귀환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ㆍ저는 이 모든 것을 원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에게 복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56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원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것들이 나에게 복을 준다고 믿고 있다. 이런 믿음이 흔들려야 한다. 하지만 귀환 후에도 세상에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아직은.

2, 불가사의한 탈출

 

ㆍ과학과 영감을 넣어 끓이려 했다. 요술책의 도움을 빌려 카리드웬은 주전자에다 이 두가지 혼합물인 시커먼 덩어리르 놓고 불 위에 얹어 1년간, 끓이면, 영감의 진국이 딱 세 방울 나오게 되어 있었다. -258

영감은 정말 작다. 나는 지금 시커먼 덩어리를 끓이고 있는 주전자인가. 1년간의 수련이 끝나면 영감의 진국 세 방울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ㆍ심연의 권능에는, 섣불리 도전하면 안된다. -263

발전의 단계가 존재하는 법이다.

 

ㆍ생의 의지로 충만해 있던 그는 바위를 들어 그 창조의 세계와 사멸의 세계를 막았다. 그때부터 이 바위는 우리는 눈과 무덤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269

비석을 세우는 의미. 입구?

 

ㆍ두 세계의 상호 관계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소한 실수, 즉 인간의 약점이라는 사소하나 치명적인 증세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소한 일만 피하면,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갈 것이라는 터무니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269

 

ㆍ단일 신화가 완성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적인 실패나 초인간적인 성공이 아닌, 인간적인 성공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269

나는 인간적이니까 인간적인 성공을 읽고 그 성공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3. 외부로부터의 구조

ㆍ나무는 열매를 맺고 소원을 성취시킨다는 의미에서 <세계의 축>이다. -276

트리

 

ㆍ천신만고 끝에 얻은 재생의 영약을 가지고 돌아가 원래 속해 있던 사회와 맞서면서 그들의 까다로운 신문과 서릿발 같은 증오와 맞서야 한다. 뭐가 뭔지 영문을 모르는 선한 사람들까지 설득하지 않으면 안된다. -280

얻게 된 홍익을 가지고 귀환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들

 

4. 귀환 관문의 통과

ㆍ두 세계, 곧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는, 삶과 죽음, 밤과 낮처럼 서로 다르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281

구체적인 설명의 힘듬. 그래서 결국은 자기 자신이 다녀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

 

ㆍ이승과 서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하나의 세계다. -281

 

ㆍ일상 생활에서 중요하게 보이던 두 세계의 가치나 차이는, 지금까지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하던 <타자> <자아>를 동화시키는 동시에 사라져 버린다. -281

 차이가 사라지다. 구분이 사라지다. 한 가지라는 것을 보게 되다.

 

ㆍ자격 미달인 개인에게는 초월적인 경험이라는 만만치 않은 짐이 될 수가 있다. -281

자격이 있어야 한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초월적인 경험을 먼저 하게 된다면 개인적인 파멸까지 가져올 수 있다.

 

ㆍ심층에서 솟아난 지혜와, 속세에서 유용한 분별 사이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순이 존재한다. -281

현실과의 괴리감.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겪어야 하는 것들. 이 안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현실을 떨치기는 힘들다. 결국 우리는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내가 본 것을 잃어버리지도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살아야 한다.

 

ㆍ수십만 번 제대로 가르쳐지기도 했고, 그릇 가르쳐지기도 했던 것을 어떻게 다시 가르친단 말인가? -282

영웅에게 남은 과제. 가르친다는 것을 순수 말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ㆍ오로지 감각의 배타적 증거에만 급급하는 일반인에게 어떻게 저 만유의 근원인 공()을 설명한단 말인가? -282

 

ㆍ귀환하는 영웅이 당면하는 첫 번째는 문제는, 성취의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체험을 겪은 이후에 덧없는 기쁨과 슬픔, 삶의 범용과 소란한 외설스러움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문제다. 왜 그런 세상으로 되돌아와야 할까? -282

그리워하면서도 돌아오고 싶지 않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건가? 그래도 나는 돌아와야 하는데. 내가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은거하기는 차라리 쉬울 수 있지만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고통 받을 수 있지 않을까?

 

ㆍ야간에 근원적인 흑암의 세계방문을 통해 우리는 원기를 얻고 정신을 충전시킨다고 해서 우리 삶 자체가 그로 인해 개혁되는 것은 아니다. -284

 깊은 잠 안에서 자아는 통일되고 지복을 누리고 온다고 해서 우리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 밤 경험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ㆍ백 년이라는 주기는 전체성을 의미한다. -288

일년이 현실의 백년이라는 등식이 자주 등장하는 원인인가?

 

ㆍ인간의 눈으로 보면 이러한 세계는 변화와 죽으로 보이고, 신들의 눈으로 보면 불변하는 형상, 곧 끝없는 세계일 뿐이다. -288

 

ㆍ자기 모험을 완성하기 위해서, 귀환한 영웅은 세계의 충격을 견디어야 한다. -291

느낀바에 충족되던 세상과 다를 수 있음. 모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견뎌야 한다. 우리가 생업을 포기하지 않고 잡고 있어야 하는 이유인가?

 

ㆍ카미르 알 자만의 기나긴 이야기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은 운명이 모든 이에게 다 구체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안으로 뛰어들어 이를 체험하고, 반지를 얻어 다시 현실로 귀환한 영웅에게만 가능하다. -294

 

5. 두 세계의 스승

ㆍ니체는 우주적인 춤의 신 Cosmic Dancer, 한곳에 붙박혀 있지 않고 이곳저곳을 가볍게 떠돌아다닌다고 주장한다. -297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의 모습의 니체식 표현

 

ㆍ역사성을 강조하면 혼란이 생길 뿐이다. , 암시적 메시지를 어지럽게 할 뿐인 것이다. -299

 역사적 언어로는 신화를 이해할 수 없다.

 

ㆍ나의 모습은 수십만 가지니, 그 종류와 형상이 가지각색이니라. 볼지어다. 모든 신들과 천사들을. 일찍이 인간이 보지 못했던 경이로움을 볼지어다. -300

 

ㆍ네가 아니어도 여기에 대치하고 있는 군사는 하나도 남지 못하리라. 그러니 일어나 네 몫의 승리를 거두라. -302

 세상의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라.

 

ㆍ저들은 다른 이가 아닌, 내 손에 죽었음이라. 아르쥬나여 너는 내 칼에 불과하니라. -302

미움없이 상대방을 죽이는 것? 그것이 가능한가? 신의 전령이 되는 것이.

 

ㆍ의미를 실어나르는 수레를 의미 자체로 오해하면 헛된 잉크뿐만 아니라 헛된 피까지 흘리게 된다. -305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 분쟁들이 떠오른다. 다들 이런 실수(?)를 했기에 벌어지는 일들이겠지.

 

ㆍ오직 믿는 마음이면 나를 알 수 있고 참답게 볼 수 있으며 내게 들어와 하나가 될 수 있으니라. 항상 나를 위해 일하고 오직 나만을 목적으로 알고, 진실로 나를 정성으로 믿으며, 아무것에서 집착하지 않고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악의를 품지 않는 자, 그런 자가 내게 오느니라. -306

 

ㆍ개인적인 야망을 무화시킨 개인은 살려고 바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닥치건 거기에 몸을 맡겨버린다. 말하자면, 익명의 인간,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제 법Law은 그 안에서 거침새가 없다. -206

이렇게 되고 싶은 것이 아닌가?

 

ㆍ깨달은 자는 이런 상태에서도 지복의 극락을 산다. 무대 의상을 입고 있든, 벗고 있든 배우는 이전의 그 자신이듯이, 불멸의 지혜를 깨친 자는 그 불멸의 경지 안에 거한다. -307

 께딜은 자는 모두가 원하는 그곳의 정점에 있다.

 

6. 삶의 자유

ㆍ자기 삶을 영위하려면 죄악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은 참으로 구역질나는 것이다. -307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죄악을 벗어버리고 싶은 인간의 발버둥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처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몰랐을 때는 그냥 그저 하는 행동들이 엄청난 모순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그리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런 자신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상처받고 숨어버린다.

 

ㆍ죄악을 불가피한 것으로 합리화함으로써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부류도 있는 것이다. -307

이러한 부류가 될 때, 인간은 자신과 다른 냄새를 풍기는 그런 자들을 배척하게 된다. 내가 양보하고 타협한 것들을 피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질투가 결국은 대상에 대한 미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국은 합리화한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는 또 하나의 발버둥에 불과하다.

 

ㆍ신화의 목적은 개인의 의식과 우주적 의지를 화해시킴으로써 생명에 대한 그 같은 무지를 추방하는 데 있다. -307

 

ㆍ칼이라고 해서 이를 벨 수도 없고, 불이라고 해서 이를 태울 수 없으며, 무리라고 해서 이를 적실 수 없고, 바람이라고 해서 이를 시들게 할 수 없다. 벨 수 없는 것이 이것이요, 태울 수 없고 적실 수 없고, 시들게 할 수 없는 것이 이것이니, 이것은 모든 존재의 심연에 두루 퍼져 불변이요, 부동이다. 따라서 이 실재는 언제나 하나이니라. -308

 

ㆍ그러므로 애착을 떠나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행하라…… 너의 모든 일을 나에게 맡기고 네 생각을 가장 높은 자아에 모으고, 원망(願望)과 이기심에서 벗어나되, 흐트러지지 말고 나가 싸우라. -308

 

ㆍ영웅은 생성된 것의 투사(鬪士)가 아니라, 생성되는 것의 투사다. 왜냐하면 그는 현재 존재하기 때문이다. -313

실존주의 Here & Now

 

4. 열쇠

ㆍ이 승리는 세계의 어머니인 여신과의 성적 결합(신성한 결혼), 창조자인 아버지에 의한 인정(아버지와의 화해), 그 자신의 신격화(神格化), 혹은 적대적인 능력이 그의 힘에 벅찰 경우에는 전리품의 가로채기(신부 훔치기, 불 훔치기)로 나타난다. 원래 이 승리는 자기 의식의 확장이며, 존재와의 합일이다. (깨달음, 변모, 자유) -317

 

ㆍ기환의 관문에서 초월적인 권능의 소유자는 뒤에 남아야 한다. 영웅은 혼자서 그 무서운 왕국에서 귀환한다(귀환, 부활). 그가 가져온 전리품(홍익)은 세상을 구원한다(불사약). -317

연구원 과정과 겹쳐보인다. 사부님의 도움을 받아 일년동안 자신에 대해서 연구하고 자신의 책에 대해서 걸어가다가 1년 후에는 사부님을 남기고 돌아와 자신의 일을 자신이 해내야 한다.

 

ㆍ오랜 세월에 걸쳐 마모와 손상을 거쳤기 때문에 신화나 옛 이야기의 윤곽은 원래 애매한 법이다. -317

 

ㆍ전기나 역사나 과학으로 읽힐 때, 신화의 명은 거기에서 다한다. 왕성하게 살아 있는 이미지들이 옛날 다른 하늘 아래서 있었던 까마득한 사실들로 전락하는 거시다. 한 문화가 자기네 신화를 이런 식으로 번역할 때 그들의 삶은 고갈되고 그들의 사원은 박물관이 되며, 과거와 미래의 끈은 끊어지고 만다. 이러한 오류는 성경이나, 많은 기독교 의식에 대해서도 자행되어 왔다. -319

신화는 신화적 언어로 이해해야 한다. 비단 신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도 그렇다. 각개의 언어로 이해해줘야 한다. 어린아이를 대할 때는 어린아이의 언어로 동물을 대할 때는 동물의 언어로 이해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분명 쉽지는 않은 일이다. 내가 나만의 언어라고 확고히 믿는 것이 있다면 더 그렇다.

 

ㆍ기독교를 향한 우리들의 입문 의식이었던 이 세례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예수의 말에는 이 의미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322

유아세례를 받았다. 의미는 몰랐다. 자라고 나서도 그 의미는 몰랐다. 재생의 의미다.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았다는 것은 이전에 내가 죽고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도 알지 못하고 그저 행했었다.

 

2부 우주 발생적 순환

1. 유출

1. 심리학에서 형이상학으로

ㆍ신화 체계란 전기나 역사, 그리고 우주론으로 오독(誤讀)되어 온 심리학이다. -326

많은 심리학자들이 신화 해석에 힘써 이 같은 말들을 남겼다. 신화는 심리적인, 개인적인 것들을 표현해주고 있다는 것,

 

ㆍ그들은 불합리하게 신경증적 투사라는 방법을 통해 무의식을 싱제 행위에다 여관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완숙하고, 온당하고 실재적인 이해를, 엄격한 통제 아래 유아기적 원망(願望)이나 공포로 되돌려 놓는 것일 뿐이다. -327

무슨 말인지

 

ㆍ이 힘은 모든 구성물의 생성 원리이고, 그들이 이 세상에 현현해 있을 동안 그들을 지탱하고, 그들을 채우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돌아갈 귀소(歸巢)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과학에서는 에너지라고 부르고, 멜라네시아인들은 <마나mana>, 수우족 인디언들은 <와콘다 wakonda>, 힌두교도들은 <샤크티>, 기독교인들은 <하느님 능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정신분석가들은, 심성에 나타나는 이 존재를 <리비도 libido> 라고 부른다. -330

하나의 대상을 지칭하는 엄청나게 많은 언어들. 각기의 신화들도 지금 보는 이 단어들처럼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지겹도록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ㆍ신화는 부수적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 현상계 저쪽 세계(, 혹은 범주를 초월한 존재)로 들어가 적멸에 드는 것이다. -330

 

ㆍ신들은, 우리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을 깨우며, 우리 마음을 겨냥할 상징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331

 그 상징에 휘둘리는 모습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상징이 전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ㆍ우리가 우주적 능력의 근원은 보지 못하고 그 능력에서 투사된 현상계의 형태만 볼 수 있는 것은 의식이 응축되었기 때문인데, 이 의식의 응축 현상은 초의식을 무의식으로 바꾸어 놓는다. -331

현재 나의 의식의 응축으로 단편적으로 보이는 현상계의 형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ㆍ영웅은, 살아 있을 동안에, 창조과정 중에는 지각되지 않는 초의식의 요구를 알고 이를 대리하는 자다. 영웅의 모험은, 그의 삶에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나타낸다. 이 순간은 그가 살아 있을 동안에, 우리의 살아 있는 죽음의 어두운 벽 너머의 빛의 길을 발견하고, 이 길을 열었다는 의미에서 참으로 중요한 순간이다. -331

살아 있을 동안에. 그 동안에 아는 것이다.

 

ㆍ이러한 상징이 인간의 운명, 인간의 희망, 인간의 믿음, 인간의 어두운 신비의 메타포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333

 

2, 우주의 순환

ㆍ이 우주적 소멸이 끝나고 새로운 우주의 형성(키케로의 이른바 혁신)이 시작되면 모든 존재는 그 존재를 반복하고, 모든 신, 모든 인간은 그전에 하던 역할을 다시 맡는다. -334

유한한 우리의 일생만을 놓고 본다면 세상은 언제나 변화무쌍한 듯 보이지만 세상을 굴리는 커다란 수레바퀴를 볼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언제나 순환하고 있는 중임을 알게 될 것이다.

 

ㆍ이 최상의 인간들은 죽자마자 신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종교 이야기 같은 것을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신들의 손으로 넘어갔단다. 그들의 천성이, 육체적인 아름다움에 못지않게 완벽했던 탓이었다. -335

많은 것을 알아야 아름답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많이 알지 못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움은 우리의 눈을 가릴 때도 있다.

 

ㆍ살아 있는 존재의 일상적인 실제 체험이나 살아 있는 우주의 광대한 양상은 같은 것이다. -339

 

ㆍ우주의 생명도 고갈되면 재생되어야 한다. -339

 

ㆍ보이지도 않고, 말할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고, 추정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고, 그릴 수도 없다. -339

절대보편적인 진리의 모습. 그래서 아는 자는 말이 없다는 말.

 

ㆍ우스꽝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로 보여도 신화 체계는 마음을, 가시(可視)의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비현현의 세계로 향하게 한다. -340

처음에 신화를 읽었을 때는 그냥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아니 차라리 전래동화라면 교훈적인 내용이라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건국이나 신에게 신성을 부여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말그대로 조금은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이기에. 그것은 내가 신화의 은유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화의 문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ㆍ오래된 것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었고, 미지의 존재 중에서도 가장 미지의 존재인 그에겐 형상이 있되 형상이 없다. 그분은 우주를 보존하므로 형상이 있으나, 감지될 수 없다는 뜻에서 형상이 없다. -340

 

3. 허공에서 - 공간

ㆍ우주의 끝을 헤아리고, 그 끝이 곧 시작임을 아는 자라야 현자라고 불릴 만하다. -342

 

ㆍ신화 체계의 문법을 숙지하고 나면 비극적이란 표현은 천만부당하게 느껴진다. 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존재는 형상으로서가 아니라 꿈으로 존재한다. -342

 

ㆍ마음이 정상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 마음이 좋아하는 이미지나 전통적인 이미지에 안주하여 할 때 신화 체계는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한다. -343

신화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신화의 문법 체계를 알아야 한다.

 

4. 공간의 내부에서 - 생명

ㆍ회임(懷妊)에서 생산이,

생산에서 생각이,

생각에서 기억이,

기억에서 의식이,

의식에서 욕망이.

언어가 풍성해졌다.

언어는 어렴풋한 의식 안에 있었다.

언어가 밤을 만들었다.

큰 밤, 긴 밤,

낮은 밤, 아주 높은 밤,

누껍게 느껴지는 밤,

만져지는 밤,

보이지 않는 밤,

죽음과 더불어 끝나는 밤, -349

 

ㆍ존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무한 위로 떠 있는 껍질이다. -353

 우리는 이 껍질만을 보고 울고 웃고 있는 것이다. 메뉴판만을 먹어치우고 나온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할 수 있다.

 

ㆍ내가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나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데? -355

세상에 모든 것이 하나로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된다면 두려움은 사라질 수 있다.

 

ㆍ그래서 이 인간의 몸은 (아내를 얻기 전에는) 쪼개진 강낭콩의 반쪽 같았다. -355

둘이 됨으로 완전해 진다.

 

ㆍ애정의 궁극적인 경험은 곧 이원성이라는 환상의 배후에 <둘은 곧 하나>라는 등식의 깨달음이있다. 이 자각은, 우주의 만상(인간, 동물, 식물, 심지어는광물까지도) 하나라는 자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정의 체험은 우주적 체험으로 확산되고, 이 자각에 이르게 한 애인은 창조의 거울로 확대된다. -357

공감

 

5. 하나에서 여럿으로

 

ㆍ초점이 살아있는 존재로 옮겨지면, 즉 공간과 자연의 파노라마를 거기에 거주하는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게되면, 이 우주적 풍경에 갑작스런 번모의 그늘이 진다. 세계의 형상상은 더 이상 살아 있고, 자라고, 조화를 이루는 사상(事相)의 패턴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완고하게 정지하거나 타성에 머문다. 우주적 무대의 지주가 다시 세워지거나 만들어저여 한다. 땅은 가시나무와 엉겅퀴를 만들어 내고, 인간은 땀을 흘려야 빵을 먹을 수 있다. -358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시작이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자아라는 것이 의식되기 전이라서 그저 존재하는 존재라서 그런 것인가 보다. 자라나면서 자신을 알게 되고, 그 앎속에서 모든 문제가 출발한다.

 

ㆍ하늘은 우리에게 낯선 존재이게 하고, 땅은 우리를 보살피는 어머니로 우리 가까이 있게 하도록 하자. -359

아버지가 하늘, 어버니는 땅

 

ㆍ창조의 현실이란 중심점에서 보면, 타이마트의 육신은 자발적으로 이에 응한 것이다 .따라서 그 육신을 도륙한 손은, 희생자 자신의 의지를 따르는 대리인의 손에 지나지 않는다. -365

 

ㆍ이 장미는 십자가에 의해 인류에게 피어나는 장미다. -366

 

ㆍ그들은 금단의 과일을 먹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졌다. -366

 눈이 밝아 졌기 때문에 얻기위해서는 수고해야 하는 세상을 살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그저 존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몰라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상태였기 때문에 풍요롭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지식, 옳고 그름이 생겨나면서부터 이원성이 등장하면서부터 인류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것을 체험해야 한다.

 

6. 창조의 민화

ㆍ그것 보아라, 네 운명을 네가 골랐다. 인간에겐 끝이 있을 것이다. -368

그래서 인간이 유한하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우리의 운명은 아마도 우리가 고른 것일 것이다. 우리의 전생은 부모이고, 우리의 후생은 나의 자식이다.

 

ㆍ이 야자 열매는 땅에 떨어져 부서지면서 아름다운 두 여자로 화했다. -371

하나의 생명이 죽으면서 다른 생명으로 태어난다.

 

ㆍ악마(탐욕스러운 돌머리이자 예리하고 영리한 사기꾼)는 언제나 이런 h강대다. 이러한 광대는 시간과 공간의 세계에서는 승리하나, 그들 자체나 그들의 업적은 무대가 초월적인 차원으로 옮겨지며 간단히 사라지고 만다. 그들은 그림자를 본질로 오해한다. 그들은 그림자 영역에서의 필연적인 불완전성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이곳에 남아 있는 이상 장막을 걷힐 수 없다. -372

 

2. 처녀 잉태

1. 어머니 우주

2. 운명적 모태

 

ㆍ그러기에 내가 뭐라더냐, 너는 필멸의 길로 들어섰다. -384

앞 부분에 돌멩이를 던져 인간의 운명을 정한것과 비슷하다.

 

ㆍ주도권은 아이들의 사회로 넘어갔다. 상징적이고, 몽상적이었던 부모의 모습은 원초의 심연으로 함몰했다. 풍요한 대지에는 오직 인간만 남았다. 순환은 계속 진행되었다. -389

 

3. 구세주를 낳는 자궁

 

ㆍ사람들은 이 영혼과 육체가 더불어 뒤틀린 세계에서 다시 한번 화신(化身)한 심상의 시가를 읋어 줄 사람을 목마르게 기다린다. -389

 

ㆍ그분은 당신과 같은 인간의 마음 저쪽에 있습니다. 가난뱅이 인지는 모르나 그분은 부()의 원천입니다. 무서운 분인 동시에 자비의 근원이십니다. 뱀으로 만듯 옷이든 부속으로 수놓은 옷이든, 입는다면 마음대로 벗기도 할 것입니다. 비실재의 창조자이신데 근본이 어떻는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시바는 내 사랑이십니다. -392

 

4. 미혼모의 민화

ㆍ잉태하는 능력은 도처에 널려 있다. 종작없는 생각, 혹은 시대의 숙명이 구세주인 영웅이나 세계를 파멸시키는 악마를 잉태케 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393

 

3, 영웅의 변모

ㆍ전에는 사상(事象)의 실체가 보였지만 이제는 그 부수 효과만 인류의 눈, 작고 현실적인 동공의 초점 앞에 모일 뿐이다. 따라서 이제 우주 발생적 순환은, 보이지 않게 될 신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갖춘 영웅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세계의 숙명은 바로 이 영웅들을 통해 실현된다. -396

세계에 영웅들이 필요한 이유, 더 이상 신들이 그역할을 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모습을 한 영웅들에 의해서 실현될 것이며, 우리는 이러한 영웅을 만나던지 되야만 하는 것이다.

 

ㆍ말하자면, 정열의 절제, 예술의 폭발전인 발달, 경제 구조의 태동, 문화적인 기관의 대두를 통한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은 월우(月牛)의 화신이나, 운명의 팔괘라는 초월적 지혜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희망에 따라 행동하는 완전한 인간정신이었다. -398

 

2, 인간적인 영웅의 어린시절

ㆍ신적인 존재란,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있는, 전능한 자아의 계시다. 삶에 대한 묵상은, 따라서 정확한 모당에 이르는 전주곡으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내재적인 신성(神性)에 대한 명상의 형태여야 한다. 말하자면 <이러저러하게 행동해서 선함을 얻는 것>이 아니고 <이를 앎으로써 신이 되는 것>이다. -400

영웅이 너무 초인간적인 모습이라면 그렇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는 영웅을 기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다. 그가 한 모양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영웅을 인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그가 간 길을 따라갈 수 있다. 그가 간 길을 따라 영웅이 될 수도 있다.

 

ㆍ해가 저물고 별이 나오자 그는 중얼거렸다.

“저기에 신들이 있구나.

그러나 새벽이 밝아 별들이 사라지자 그는 다시 중얼거렸다.

“저것들은 신들이 아니니, 내 섬기지 않겠다.

이윽고 해가 뜨자 그는 다시 속삭였다.

“이것이야말로 신이니, 내 마땅히 찬미하리라.

그러나 해가 지자 그는 고쳐 말했다.

“신이 아니었구나.

달을 보자, 그는 신을 부르며 섬기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달이지자 그는 소리쳤다.

“이 역시 신이 아니라. 어디엔가 저들을 움직이는 분이 계실 것이다. -407

변화하는 모습들은 모습 그대로 신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안의 신을 본다면 그것안에 신도 발견할 수는 있을 것이다.

 

ㆍ문제의 숙명적인 아기는 기나긴 암흑의 기간을 견디어야 했다 .이 기간은 극히 위험하고, 장애물이 많은 상황이며, 치욕을 당하는 기간이다. 그는 자기 내부로 깊이, 혹은 미지의 세계인 외부로 건져졌다. 어느 경우든 그를 당혹케 하는 것은 미지의 암흑이다. -409

 

ㆍ모든 것은 자연의 법칙과 마음에 달린 것입니다. -412

청년 크리슈나의 이야기. 크리슈나는 근원적인 존재의 화신이다.

 

ㆍ영웅의 권능이, 인간 사회에서 소외, 축출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13

 조금 다르다 하여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인가?

 

ㆍ거기에서 물항아리가 깨어지면서 소년이 나왔다. -414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모습이 깨어지면서 진정한 자신이 등장한다. 진정한 자신이 등장하기 전에 자신이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모습이 먼저 깨어져야 한다 .그것은 아플 수 있지만 그 과정을 거쳐야만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다.

 

3, 전사로서의 영웅

ㆍ영웅이 탄생하는 곳, 혹은 영웅이 도피 또는 추방당했다가 보통 인간들 사이에서 성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오는, 머나먼 땅은 세계의 중심, 혹은 세계의 배곱이다. 물결이 물밑의 바닥에서 번져나오듯, 우주의 형상도 이 근원에서 둥글에 퍼져나간다.

 

ㆍ바로 이 배꼽에서, 영웅은 자기 운명을 자각하러 떠난다. 그의 장년기 행적은 세계에다 창조적인 힘을 쏟아붓는다. -421

 

ㆍ신화적인 영웅은 <이루어진> 사상(事象)의 옹포자가 아니라 <이루어지는>사상의 옹호자다. -422

 

<과거>를 옹호했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옹호>한다는 이유에서 그가 바로 사슬이다. -422

 

ㆍ폭군은 자만한다. 그리고 자만은 바로 폭군이 파멸하는 씨앗이다. 폭군은, 자기 힘을 자기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만한다. 따라서 그는 그림자를 본질로 오인하는 광대역을 맡고 있는 셈이다. -422

자만은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자신이 믿어야 할 힘과 능력은 그림자가 아니라 본질이어야 한다.

 

ㆍ영웅의 기본적인 임무는, 그러한 괴물과 폭군을 퇴치하고 그 인간의 삶의 무대를 정화하는 것이다. -423

 

4. 애인으로서의 영웅

ㆍ처녀는, 영웅이 감옥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 영웅 자신의 운명의 이미지다. 428

 

ㆍ쿠훌린은 바쿠와 사과가 굴러간 길에서 한 발자국도 옆으로 ltsk가지 않도록 애쓰면서 평원을 지나갔다. -429

이것은 운명적인 기적의 상징이며 교훈이다. 그러나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애는 써야 하는 거다.

 

ㆍ눈에 보이는 표면적인 것에 대한 감상에 현혹되지 않고, 과감하게 자기 본성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자(니체의 말을 빌리면, <스스로 구르는 바퀴>인 사람) 앞으로는 어려움이 비켜나고 뜻밖의 탄탄대로가 나타나는 법이다. -431

 

5. 황제로서, 폭군으로서의 영웅

ㆍ최고의 영웅이란 우주 발생적 순환의 원동력을 추진시키는 영웅이 아니라, 눈을 다시 뜨고서 오고 가며 기쁨과 고뇌가 교차되는 세계의 파노라마를 통해 하나의 실재가 다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깨치는 영웅이다. 이러한 영웅이 되려면 보다 깊은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432

<기억의 양피지 캄베드>가 생각난다. 솔로몬왕에게는 지혜가 있었다.

 

ㆍ인간의 시각이 평형 상태의 인간적 측면으로 기울어질 때, 천상적 능력의 체험은 그것으로 끝난다. -437

 

6. 구세주로서의 영웅

 

ㆍ영웅의 행위가 위대한 것은, 사람들이 상상 속에서나 할 수 있으리라고 헤아리던 일을 현실적으로 바로 눈앞에서 해치우는 데 있다. -438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엄청나게 많은 영웅들이 우리 앞에서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상상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기는 일을 해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당장 주변을 둘러 보아도 많다.

 

ㆍ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각기, 크리슈나에게서 자기의 모습들을 보았다. -440

?

 

ㆍ모두들 슬퍼하지 말아요. 죽지 않고 영생하는 인간은 있을 수가 없어요. 자기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부터가 틀린 것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은 존재하지 않아요. 존재하는 것은 오직 생과 사의 끝없는 순환일 뿐입니다. -440

 

ㆍ어제의 영웅은, 오늘 <스스로>를 십자가에 달지 않으면 내일의 폭군이 된다. -442

 

ㆍ아들은 아버지를 시해하지만, 결국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다. 수수께기 같은 인물들은 원초적인 혼돈 속으로 해소된다. 이것이 바로 세계 종말 그리고 재개(再開)의 비밀이다. -442

 

7. 성자로서의 영웅

ㆍ산들바람에 나부기는 마른 잎처럼 육신은 세계를 떠다니되 영혼은 이미 다시 없는 천복의 바다로 해소된 뒤다. -443

 

<신비에 싸여 있던> 옆얼굴이 드러나면, 신화는 부차적인 언어이며, 침묵이 궁극적인 언어가 된다. 정신이 신비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 남는 것은 오직 침묵뿐이다. -444

 모든 것을 아는 자는 말이 없다.

 

8. 영웅의 죽음

ㆍ말할 필요도 없이 죽음에 겁을 먹는다면 그 영웅은 영웅이 아니다. 영웅은 마땅히 무덤과 화해할 수 있어야 한다. -445

무덤과 화해한다. 하나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진정한 자신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인가?

 

4. 소멸

1. 소우주의 끝

ㆍ놀랄만한 권능을 가진 영웅(손가락으로 고바르단 산을 들어올릴 수 있고, 자기 몸을 우주의 엄청난 영광으로 채울 수도 있는)은 바로 우리들 개개인이다. -458

누구던지 영웅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영웅의 길을 걸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ㆍ개인은, 생전에 자기 가슴에 반영되어 있는 세계를 창조하는 신에 대한 근원적인 깨달음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459

 스스로 가지 않으면 억지로 가게 되는 것.

 

ㆍ단테의 <신곡>은 이 단계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옥편>은 육신의 욕망과 행위에 얽매인 영혼의 참담함을, <정화편>은 육신의 경험이 영혼의 경험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천국편>은 정신적 자각의 단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462

언젠가 꼭 읽어봐야 겠다.

 

ㆍ신들은 영혼이라는 존재 자체가 투사된 것이다. 이 영혼이 참 상태로 돌아갈 때 신들도 모두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466

 

2. 대우주의 끝

ㆍ개인이라는 창조된 형상이 결국은 소멸되고 말듯이 우주 역시 소멸된다. -468

이 소멸이라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의 소멸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운명지어진 것? 더 읽어봐야 겠다.

 

에필로그

신화와 사회

1. 변신자재자(變身自在者)

ㆍ프로테우스로부터 배우기를 바라는 삶의 항해자는 <그에게 바싹 달라붙어 그를 조여야 한다 .그러면 그는 온전한 형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교활한 신은 아무리 재주 있는 질문자에게라도, 그 질문자에게 자신의 지혜의 전부를 드러내는 법이 없다. -478

그 길이 힘듬을 은유하고 있는 것인가?

 

ㆍ갖가지 판단은 판단자의 견해에 따라 결정된다. -478

심리검사 수업에 TAT검사를 직접 실시해오라는 과제가 있었는데 이야기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때론 한계가 될 수도 있다.

 

2. 신화, 제의(祭儀), 명상의 기능

ㆍ개인은 이 모두일 수가 없다. 따라서 개인의 전체성은 개별적인 구성 인자로서가 아닌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만 누릴 수 있다. 개인은 한 구성 요소일 수 있을 뿐이다. -479

개인으로는 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에 공감은 때로 엄청난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ㆍ사회라는 단위에서 볼 때 그 단위에서 단절된 개인은 아무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쓰레기다. 남자든 여자든, 정직하게 자신이 맡은 역할(성직자든, 매춘부든, 여왕이든, 노예든) 충실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동사를 쓸 자격이 있는 인간이다. -480

나는 이 단어를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인간인가.. 나는 내가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는가? 아니 한 번이라고 소화한 적이 있는 인간인가?

 

ㆍ진정으로 종교적인(순전한 주술의 반대 개념으로서의) 제의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피할 길 없는 운명에 순종한다는 것이었다. -480

 운명에 순종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 겨울이 올 때 하는 의식은 겨울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가진다.

 

ㆍ의무의 길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사회에서 추방된 자는 아무것도 아닌 쓰레기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추방은, 탐색 모험의 첫 단계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이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길은 자기 내부에서 탐색되고 또 발견되어야 한다. 성별, 연령별, 직업별 차이는, 우리 인간의 특질상 본질적인 것이 아닐, 이 세계의 어느 단계에서 우리가 한동안 입고 있는 옷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481

이 옷에 나는 얼마나 큰 집착을 해 왔는지 생각해 본다. 나는 마치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나인 양 착각하고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옷이 더러워지면 마치 내가 더렵혀 진듯 했고, 더 좋은 옷을 입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것은 남들이 인정하는 모습을 의미할 수도 있고 때로는 남들이야 어쨌든 내가 좋은 옷을 차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ㆍ나는 저것이 아니다, 저것이 아니다. 조금 전에 죽은 내 어머니의 아들도 아니고, 내 아들도 아니다. 내 몸은 병들거나 나이를 먹는다. 내 팔, 내 눈, 내 머리, 이 모든 것을 합한 것도 아니다. 나는 내 감정이 아니다. 내 마음이 아니다, 내 직관력이 아니다. -482

 

ㆍ그에겐 세상을 보는, 완전성에 이른 눈이 있기 때문이다. -483

그리하여 그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는 항상 중심을 마주할 수 있다.

 

3. 오늘날의 영웅

ㆍ현대 영웅의 위업은 영혼이 균형을 이루고 있던 잃어버린 아틀란티스 대륙의 불을 다시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 -484

현대 영웅의 과제. 영웅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사명감?

 

ㆍ차라리 그것보다 필요한 것은 전체 사회 질서의 진화다. 그래야 세속적인 삶의 의무와 행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실제로 내재하고 또 그만큼 효과적인, 보편적인 신인(神人)의 이미지에 생명력을 부여하여, 이를 의식화시킬 수 있을 거이기 때문이다. -486

개인의 생활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영웅은 자신을 잘 알고 있지만 그 앎을 간직하고도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부딪힘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ㆍ이제는 오직 인간만이 결정적인 수수께끼다. 인간은 아득한 존재와 더불어 끝나야 하고, 이 아득한 존재를 통해 자아는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해야 하며, 이 상회의 이미지 전체가 개선되어야 한다. 인간은 그러나 <>가 아닌 <>로 이해되어야 한다. -488

 

ㆍ그날이 도래한 듯 살라 -488

니체

ㆍ창조적인 영웅을 이끌고 구원하여야 하는 것은 사회가 아니다. 아니 사회를 지키고 구원하여야 할 사람이 바로 창조적 영웅이다. -488





내가 저자라면

두 번이나 읽으면 책의 내용들이 책에서 시사하는 바들이 일렬로 줄을 서 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여전히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책이 보여주는 엄청난 세계를 나는 얼만큼 보고 있는가? 그만큼 그의 책은 어렵다. 그렇지만 매력적이다. 이것이 아마 그의 책을 읽고 또 읽게 만드는 원동력일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려고 해서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의 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느낀 신화의 매력과 보편성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웅이 되어라. 영웅을 보지 말고 그대 스스로 영웅이 되어라.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 내가 가졌던 의문인 귀환하고서 어떻게 세상에 적응하고 있는지 잘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풀렸다. 되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나 자신 스스로가 직접 영웅이 되어서 이 과정을 겪는다면 그리 된다면 자연스레 얻어지게 될 것이다. 그의 또 다른 말이 생각난다. 방랑을 하게 되면 내일 무엇을 해야지라는 결정을 해 놓고 그 안에 메이지 말라는 말. 영웅의 모험을 시작하기도 전에 귀환을 걱정하는 것이 나의 기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귀환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귀환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신화들을 전달했다. 이 부분 역시 훌륭하다 할 수 있다.

프롤로그 부분이 뭔가 잘 감이 오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서 한 번 다시 구성해 보았다. 책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신화와 꿈 부분과 영웅과 신을 앞으로 배치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견해를 조심스레 펼쳐본다. 앞서 신화의 공통점으로 시작하는 부분은 좋지만 갑자기 비극과 희극이 나오는 기분이 든다. 차라리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간략하게 서술한 3.영웅과 신을 더 앞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감히 해 본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의 다른 책을 읽음으로써 영웅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해 본 생각인데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그렇게 잡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신화의 공통점을 알려 주려고 한 것이라면 그 안에 영웅의 여정이 있음을 드러내고자 했다면 전체적인 목차를 영웅의 여정으로 구성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그가 말한 영웅의 모험을 커다란 뼈대로 잡고 구성하는 것이 이해를 돋우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해서다. 아마 이것은 그의 책을 접하기 전 내가 듣거나 알게 된 사전정보로 인한 나의 기대치에서 나온 생각일 수도 있지만 영웅의 모혐을 기본 골자로 하여 이 안의 내용을 포괄 할 수 있다면 더 다가서기 쉬운 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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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1.04.25 09:51:29 *.98.16.15
귀환 후의 의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았구나..
첫 오프 수업때 루미의 신화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기대하고 응원하며 기다릴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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