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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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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27일 05시 30분 등록
이상은 노래 중에 '더딘하루' 라는 내가 무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 있습니다.

오늘은 술한잔 거하게 취해서 택시를 타고 오는데 뜬금없이 그녀의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담다디 노래가 나올때는 별로였는데 그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노래입니다.

요즘 유일하게 나의 심정을 웅변하는 노래입니다.



더딘 하루가 지나가는 하늘
햇빛과 바람은 나를 스치고 있는데
기억의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아무일 없는 듯 가슴을 쓸어 보지만
이렇게 사랑의 아픔은
한없이 깊어만 가고 있네
그대를 닮은 미소가 스쳐지나간 후에
흩어지지 않는 어둠 속의 내 모습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내 슬픈 기억이 잊혀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랑의 아픔은
한없이 깊어만 가고 있네
그대를 닮은 미소가 스쳐지나간 후에
거리에 멈춰서 있는 슬픈 나의 그림자
무너져 내리는 시간의 벽이
우리 둘 사이에 쌓여만 가네
멀어져만 가는 그대의 환영
떠나가지 않는 슬픈 목소리 슬픈 눈빛이



요즘 나의 하루가 그렇습니다.

그렇게 그럭저럭 더디게 흘러갑니다.

일상의 황홀, 하루는 나의 목적이라는 나의 올해 슬로건이 요즘은 무색합니다.

열대야에 '오리엔탈리즘' 책은 왕짜증입니다.

그저 무기력한 책임감만 간신히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현실감각이 없는 것인가요?

내가 욕심이 많은걸까요?

능력의 한계도 아니고, 정치력의 부재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의 원초적 태생의 한계인가요?

같이 공감하고 같이 토론하고 같이 밥먹고 같이 술마시고 같이 꿈꾸는 것은 나만의 바램일까요?

정녕 조직에서 순수함을 꿈꾸는 것은 허무맹랑하고 바보같은 것인가요?

의식적인 나의 몸부림이 덧없이 느껴집니다.

아스라한 아픔이 한없이 깊어갑니다.



모든 것이 가식적인,

반도 안보이는,

그리고 무기력한

모습들을 보면서 나의 갈 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마음은 부산한 하루지만

몸은 모질게 더딘 하루가 오늘도 흘러갑니다.



IP *.51.6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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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2005.07.29 17:40:44 *.98.168.115
병곤님의 답답함과 힘겨움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때로는 그 이질감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반대로 내가 살아있는 표식이라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내 식대로 살아야되지 않겠습니까? 주위사람에게 어떤 기대가 있으셨다면 잠시 기대를 내려놓으셔도 좋을 듯 싶네요. 노래 잘 들었어요. 저도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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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6.10 12:06:05 *.147.17.85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쯤의 글이네. 역시 요한 형이 세심한 덧글로 마음을 위로해줬네. 형,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우리는 많이 나아졌고 그 중에서도 형은 큰 도약을 보여줬지. 앞으로 이렇게 평생 가면 우리의 꿈 이룰 수 있을거야. 한 사람이 평생을 걸어 못 이룰 꿈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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