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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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돌아 이제금 당신 앞에 다시 서 보려는 용기를 냅니다.
주저함이 아니라 속죄 아니면 무릎을 꿇는 일입니다.
더는 피할 수 없이 석고대죄를 하거나 아주 떠나려고 합니다.
어제는 절을 하면서, 오늘은 기도를 하려다 말고
당신께 익숙해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 머뭇거림으로 인해 당신 생각을 떨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뿌리도 없는 팔랑거림으로 당신을 잊지 않겠노라 맹서하고 떠났을 테지요.
인내보다는 불평을 내세워 침울하고 서러웠을 테지요.
마음만은 결코 절대 변치 않겠노라 다짐했을 테지요.
아직 갈 수 없다는 고집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교만이었을 테지요.
가끔씩 서성임은 기다려달라는 부탁이었을 런지요.
그리고 잊지말아달라는 에두름이었을 런지요.
오늘 당신은 단호하게 문닫아 걸고 한 번 더 숙고하라 이르심인지요?
낯설음은 겹겹이 놓여진 세월의 간격인 것인지요?
아직 빈 몸입니다.
당신께서 나를 놓아 주실 때에 자유와 자신감을 주어 보내셨습니다.
그와 함께 책임과 인내하라 이르셨습니다.
다 잃어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채우지 못하고 남겨온 것 조차 없습니다.
있다면 초라함, 파리함, 그리고 약간 피곤함 입니다.
추워서 떨고 허해서 떨고 온통 부들부들 떨리는 차거운 겨울 모퉁이 입니다.
당신앞에 서성여 발 동동구르고 호호 입김 쏘이며 바라봄은
추억에 머무르고픔이 아닙니다.
그 시절로의 회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늘 그 자리 또한 내 안에 함께 하였으나 나는 당신을 잊고 있었습니다.
행함이 없음은 죽음만도 못한 덕지덕지 쓸모없는 누더기일 뿐임을 압니다.
그 두려움에 목이 메이고 발걸음 무거웠음을 돌아봅니다.
이제야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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