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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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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22일 14시 41분 등록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도착한 곳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리 잡은 지리산자락. 연구원 수업을 위해 이곳에 왔다. 연구원들에게 마법의 펜이 하나씩 주어진다. 그 펜은 요술지팡이처럼 휘두른다고 모든 게 이루어지는 펜이 아니다. 내면의 신과 접촉할 때 마법의 힘이 발휘된다. 총 50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최대한 집중하여 자신의 신성과 접촉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13명의 연구원이 머리에 더듬이 모양의 레이다를 썼다. 모두들 정기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곳을 물색하여 자리를 잡는다. 누구는 나무 꼭대기에, 누구는 구름위에, 누구는 바위위에. 나는 맨손으로 나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몸의 긴장을 풀고, 가부좌를 틀고 공중위로 떠올랐다. 창조주와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온몸을 연다. 두 눈을 감고 더듬이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더듬이 끝이 파르르 떨린다. 무언가 창조주의 메시지가 오려나보다. 몸의 울림이 짜릿하다.’

짜릿함에 눈을 떴다. 제일 먼저 머리에 더듬이가 있는지 손으로 만져보았다. 꿈이다. 나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꿈에서까지 드디어 연구원 수업을 시작했구나. 쓴 웃음도 짓는다. 너무 선명해서 마치 현실 같다. 이 꿈은 허황된 공상일까? 신과 접촉할 때만 작동하는 마법의 펜이라. 창조주는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을까. 메시지를 받지 못한 채 깨어남이 아쉽다. 종이위에 꿈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그리고 마지막 떠오른 질문하나. “너의 인생에서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보라”

몇 일 동안 많이 힘들었다. 멋지게 해내는 친구들에 비해 나는 한없이 부족하다. 나에게 인색한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선물해야 하는 때에 한계를 선물한다. 몇 개월 전, 창조주의 메시지를 듣고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홀리듯 쫓아온 이곳에서, 정신을 차리고 나니 초라함에 억장이 무너졌다. 나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지만 아직 그 희망을 두려워하는구나.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선물을 받고 지레 겁을 먹고 있구나. 신의 선물을 즐거이 받아들이지 못한 채, 되돌려 보내려고 하는구나. 발끝에서 전해지는 소름이 명치끝을 아릿하게 지나, 눈물이 되어 볼을 어루만졌다.

나의 상상력은 밤에도 활동을 하고 있었다. 단지 형태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신체적이고, 감정적이며, 영적이다. 심지어 깨어있을 때 즐겨하는 상상처럼 우스꽝스럽다. 다양한 상징들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 꿈은 나에게 이야기 한다. 신의 선물(기회)을 즐거이 받으라. 긴장을 풀고 온 몸을 열어 내면의 신과 접촉을 하라. 내 자신의 가장 깊숙한 신비와 능력에 도달하라. 현재의 관계에 통찰력을 얻기 위해 꿈과 상호 작용하라. 밤의 인식과 다리를 놓으라.

밤의 인식과 다리를 놓는 다는 것. 깨어 있는 의식만이 아니라 잠들어 있는 무의식을 깨우는 작업이다. 밤의 상상력도 어둠에서 나와, 낮의 상상력과 창의적으로 상호 교환할 수 있다. 그곳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상징들은, 내가 결정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선물한다.

꿈은 포장지에 싸인 선물처럼 매일 밤 우리에게 주어진다. 우리는 그것을 풀지 않고 내버려 두기 일쑤다. 하지만 꿈은 자신의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삶의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밤의 ‘선물’. 정성스래 리본을 풀고, 포장지를 뜯어, 박스를 연다. 그곳에는 벌거벗은 지금의 내가 있다.

의식과 무의식, 밤과 낮의 분리를 건너 띄어, 꿈을 다른 경험들과 같이 신비스러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보는 건 어떨까. 어린아이들은 밤과 낮의 경계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꿈은 그저 일상의 연속이다. 그때를 떠올려 보자. 꿈은 이상한 나라가 아니라, 빼앗긴 우리 자신의 고향, 상상의 원천이다. 전체로서의 삶을 창의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미지의 장이다.

페이스 팝콘은 이렇게 말하리라. ‘꿈을 점령하라!! 미래는 나와 동떨어진 먼 곳에 있지 않다. 꿈은 현실이자 진실이다. 꿈을 어떻게 해석하고, 생활에 반영하며, 응용하는 지는 미래의 나를 현재에 만나는 주체적 행위이다. 지금 이 순간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나의 마음을 한발 앞서라!! 그것은 나에 대한 선행적 마케팅이다. 꿈을 클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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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손에 쥐어진 마법의 펜이 보여요?
그리고 머리에 씌어진 더듬이는?^^
자신의 내면과 주파수는 잘 맞나요?
그래서 신나게 마법의 펜을 이용하고 있죠?








IP *.103.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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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4.22 12:43:43 *.114.56.245
삶의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밤의 ‘선물’. 정성스래 리본을 풀고, 포장지를 뜯어, 박스를 연다. 그곳에는 --- 내가 즐겨 하는 놀이군요. ㅡ 그 즐거움은 다소의 고통을 수반하지만 내면의 기쁨이 용솟음치는 놀이라는것 잘 아고 계시죠? 소라씨의 깨어있음에 나도 덩달아 일어납니다. 더듬이는 보이는데 마법의 펜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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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4.22 18:31:23 *.112.72.193
오 노!
꿈자리에서까지 그짓(?)을 해야한다면 나는 아마 기절해버릴꺼야.ㅎㅎ
힘내자 누나. 스토리없는 영화 없고, 사연없는 인생 없다.
메세지를 보낸 것이 창조주라면, 사연을 만들어 준 것도 하느님일거다.
사연 때문에 더 빛이 날꺼다. 훗날 돌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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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4.22 19:00:06 *.221.185.83
"초라함에 억장이 무너졌다" 이 문장이 있는 단락, 아름답네요.

어쩔 수 없이 거쳐야할 단계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험에 의하면, 글을 잘 써야겠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울 때 의외로 글이 술술 풀리는 수가 많았어요.

비교나 경쟁심을 버리고 길게 봐요. 글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차별의 문제라고 봐요. 나는 나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 나는 T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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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4.23 12:09:25 *.103.132.133
정희님이랑은 은근 통하는데가 많을듯해요.
언제 수다 한판 해요. 정희님.

옹박. 늘 고맙데이..^^
왜~~ 저런 수업은 난 좋아.. 크크

명석님, 마자요. 길게 봐야죠.
비교나 경쟁심 자체가
혹은 내 자신을 좋아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는것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과정안에서 그것을 드러내고 함께 나누기 어려웠다는 것,
그런 힘겨움도 있더라구요.

한번 마음고생해봤으니..
다음에는 좀더 가벼워 질거라 믿고 있어요.

명석님말대로 주문을 외워야줘.
나는 나다. 나는 나를 좋아한다. 나는 소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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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7.04.24 10:05:11 *.249.167.156
나는 김도윤이다. 나는 소라누나의 글을 좋아한다. 나는 팬이다^^

누나의 힘은 보이지 않는, 해석되지 않는 그 곳에서 나오나보다.
꼭, 꿈 세계의 마법사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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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4.24 15:42:37 *.237.208.19
도윤. 나도 도윤팬.
내가 갖지 못하는 구체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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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4.25 05:58:09 *.72.153.12
소라, 나도 옹박처럼 밤에 잘 자고 싶어. 요즘은 그래.
그대의 꿈속에 내가 나타난다면, 난 그냥 바람타고 접신하고 싶어. 그냥 바람이 되어도 좋고. 헤헤헤. 난 바람이 좋거든.

그리고, 가끔은 꿈속에서 내가 숨겨둔 나를 만나고 싶기도 해.
아무것도 자신을 제약하지 않는 곳에서 만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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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4.25 11:36:44 *.237.208.19
아.. 정화언니..
언니는 말이야 더듬이를 썼을 때 가장 깜찍했던 사람..
언니가 어디에 있었더라.. 나무 끝에 앉아 있었던것 같은데..
큭큭.. 다음번에 바람타고 접신하는데 힘써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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