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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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내내 친정에서 지내다 왔다.
같은 부산이고 한 시간 거리면 갈 수 있는데 그리 자주 가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물다가 온 셈이다.
언니네와 아파트 앞 뒤 동에 살고 계신다.
아파트 계단을 이리저리 오르내리다 문득 먼지 쌓인 자전거들이 눈에 띈다.
아이들 자전거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어른용 자전거는 먼지가 수북하다.
아, 나도 저 자전거 같은 신세는 아닌가?
본래 태어날 때 두 바퀴로 씽씽 달려라고, 그런 임무를 갖고 이 세상에 왔는데 게으르고 눈 어두운 주인을 만나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한 채 새 자전거로 인생에 먼지만 쌓아두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각성이 일었다.
끊임없이 나를 발견해 가는 것.
그래서 아주 유능한 자전거가 되는 것.
맨 처음 자전거는 빡빡하게 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기름칠도 해가며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되어 갈 것이다.
새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숙련된 자전거.
아, 요사이 나는 그렇게 단련된 자전거가 부럽다.
그렇게 인생을 달려서
먼지하나 없는 단단한 근육의 자전거로
있는 힘껏
내게 주어진 삶을 다 소진하고 싶다.
자, 지금
먼지를 닦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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