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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여러분이

2008년 1월 14일 07시 06분 등록
살다보면,

인간의 선한 본성보다 악한 그것을 더 많이 겪게 되는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럿이 모이면 더욱 그러한데,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못하므로
인간은 그 자체로 악일지도 모르겠네요.

허나, 역사 속 현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인간을 선하고 아름답고 고귀하게 노래하기도 하였듯이,
어떠한 역경에서도 악함을 선함으로 승화시키는 인간들도 있지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악을 악으로 대하기 보다, 선으로 받아주고 싶은데
피가 끓네요. 쉽지 않아요.

조심스런 이야기지만,
뉴스에 가끔나오는 신도와 바람난 목사나, 깡패 스님 이야기를 접하면
종교도 어차피 개인차원에서 의미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사실, 종교적으론 믿음이 확고한, 종교적으론 정말로 선한 어떤 분이
자꾸 저를 괴롭히네요.
저 또한 그 사람이 싫으니, 종교까지 끄집어 생각하게 된 거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를 희생시키려는 그는,
아마도 인간에게 제일 중요한 가치를 사랑으로 말할 거에요.
모순이죠.

그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거에요.
자신만 옳다는 인간, 적은 수가 아니죠. 무서운 인간들이죠.
자신의 의도를 절대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아요.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마치 저를 위해 희생하겠다고 하죠.
진실은 그 반대지만요.
허기사, 이것은 처세술 책들에 자주 등장하는 구절이기도 하죠.

저도 똑같이 대할까 고민이에요.
웃으며 뒤에서는 칼을 갈까? 내 적인 그의 적을 이용할까?
여론플레이를 해야 할까? 후후

다행히네요. 이 넋두리가 어둡게 시작했다가, 다소 코믹해진것 같아서.
후후. 이래서 인생이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건지도 모르죠.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듯이
악이 없다면, 선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겠죠. 그냥 무.

피하고 싶진 않네요.
당당히 정면에서 대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어요.
씨익 웃으면서, 속으론
'당신이 아무리 괴롭혀도 소용없어',
'난 강해, 소중한 가족들이 있거든'
'그리고, 난 인생의 장애물들을 피하면서 살지 않아.'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하나 넘어서면 결국 모두 넘어설 수 있어'

후후.

사람의 아들로서 하루살이의 아들이 되기를 원하는 이가... 적었음







IP *.183.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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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1.14 09:36:39 *.46.151.24
지혜로우시길...


세상에 성인 현자가 많다면
지금같이 아우성치는 세상이 되었겠습니까?

저는 그가 어떤 사람인가는
그의 업적이나 권위나 지위가 아니라
그의 행함을 봅니다.

가짜가 진짜같은 세상이므로
위로... 아래로...
특히 자신보다 낮은 사람을 대하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족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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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15 00:23:18 *.70.72.121
하루살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게 개인적으로 지난 한 해(2007) 얻은 그나마의 작은 수확이 있다면
독서와 함께 종교에 대해 한발짝 물러서서 여유로울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전지전능하고 엄격하신 신께서는 결코 저희들의 외양만으로 판단치 않을 거에요. 우리가 그런 것처럼.

따라서 새해에는 책과 함께 더 나은 균형감을 찾아 내실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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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8.01.15 22:40:51 *.183.103.10
백산님 우연인가요, 몇주전부터 '세상을 보는 지혜'란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집읽듯이 음미하면서 생각하며 맛보려합니다. 오래전에 쓰여진 책이라서 요즘 시대와 안맞는 면도 적지 않지만, 지혜는 세대를 관통하는 것이잖아요. 정말 놀라운 지혜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써니님, 감사합니다. 저도 종교에서 한발짝 물러서고 싶어요. 저는 종교를 가진분들보다 더 많이 죽음을, 종교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직 살아간다는 것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균형과 조화를 찾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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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1.19 13:44:19 *.46.151.24

그 책 !

발타자르 그라시안 인가요? 저자가...
세상을 떠 돌아다닐 때
잠 오지 않는 밤, 꺼 내 읽기에 좋은
작지만 장중한 책...

그러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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