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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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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6일 19시 22분 등록


나는 참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2010년 연구원 여행에서 선생님의 짧은 강연을 들으며 느낀 제 모습입니다. 연구원들을 위해 무엇을 공헌할 수 있는가는 저의 관심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변경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이것이 제 관심이었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변경연에 글을 올리는 것은 퍽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부담의 절반은 '부족한 내 글인데'라는 빈약한 실력에 기인한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입니다. 제가 수줍음이 많은 것도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일 겁니다. 형편없는 글을 올린다고 해서 무어 그리 부끄러운 일이 될까요? 헌데도, 저는 나에게 빠져 글로 소통할 줄 몰랐습니다. 이것이 저의 수줍음에 대한 나름의 진단입니다. 한 마디로 이기적이라는 게지요. 물론, 저는 자괴감에 빠져 있지 않습니다. 제가 나쁜 점으로만 가득 찬 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도 좋은 점이 있겠지만, 지금은 고약한 대목을 덜어내기 위해 확대하여 들여다보고 싶은 겁니다. 외과 의사가 확대경을 끼고 수술 부위를 들여다보듯이 말이지요.

사실 연구원에 오면...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선생님을 비롯하여 몇 분들이 멋져 보이기도 하지만, 저 역시 언젠가는 그 대열 속에 끼어들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어디에서 오는 자신감일까요? 제 멋에 취해 사는 저이기도 하고, 몇몇 분들이 저의 (나쁜 점은 덮어 두고) 좋은 점을 발견하여 칭찬해 주신 것도 큰 몫을 했을 겁니다. 문득, 저를 칭찬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군요. 제가 돈 많이 벌면 감사한 마음을 (사람에 따라) 술 혹은 밥으로 표현해 드리겠습니다. 돈이 있어야 보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제가 이런 면에서는 '폼생폼사'를 좋아하니 이해 바랍니다. 이런! 내면과 외면에서 폼이 나야 어서 결혼할 짝을 만날 터인데... 그리고 제 자신감 형성에는 다음과 같은 믿음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할 재능도 가지고 있다." 재능을 발휘하는 법에 대하여 선생님께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 안에는 이기적인 모습과 괜찮은 모습이 섞여 있습니다. 추해질 가능성과 선해질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할 일은 선해질 가능성을 쫓아 한껏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노력은 매일 하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매일매일, 이기심 대신 사랑을 선택하고, 나의 재능일지도 모를 글쓰기를 실천해야겠습니다. '1인 1주 1칼럼'을 쓰라는 선생님의 명령(?)에 댓글을 달았는데, 그 댓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지요. 댓글을 다시 읽어 보니, 또 오버했구나 싶습니다. 어쩌겠어요. 이미 말했으니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주워 담고 싶지도 않으니 매일 쓰고, 노력하는 수밖에. 다음은 그 몹쓸 놈의 댓글입니다.


제가 말이 앞서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된 이후부터는
약속을 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것이 퍽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선생님의 말씀에 "네"하고 대답합니다.

제 마음 속의 날은 '木'요일입니다.
늘 푸르른 소나무처럼 글 쓰는 연구원이 되겠다는 다짐입니다.
이 시작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애쓰고 노력하겠습니다.

IP *.74.188.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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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4.16 22:03:11 *.34.224.87
ㅎㅎ...그 몹쓸 놈의 댓글 덕에
편안하고 감미로운,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책 사인은 나중에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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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17:01 *.135.205.56
책 사인을 받겠다 하시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
아주 '나중'이어도 좋은 것은 그 마음으로도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원 MT 때의 노래, 참 좋았지요.
사랑~ 사랑~ ... 이란 노랫말이 귓가에 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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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뵤
2010.04.16 23:21:18 *.51.86.214
최근에 안철수박사가 시골의사 박경철과의 대담에서 말씀하시길.
[생각이나 말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이 그 사람을 나타냅니다.]
라고 했어.
이기심대신 사랑을 선택하고
소나무처럼 푸르른 목요일에 올라오는 오빠의 글들이 오빠를 말해주겠지!
기대할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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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18:41 *.135.205.56
어제 뎀뵤와의 우연한 만남에 참 반가웠는데
이렇게 온라인에서 소통하고 있어서 그랬나 보다. ^^

안철수 님의 좋은 말씀 고맙고, 뎀뵤의 기대에 부응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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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10.04.17 08:15:15 *.72.153.59
에이~ 몹쓸 댓글!!!! emoticon
emoticon그것 덕에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씩 만날 수 있어서 좋잖아.
넌 다리가 길고 튼튼해서 좋아. 튼튼해 보이고 착하니 선배들과 동기들이 너에게 심부름도 잘 시키고 얼마나 좋아.
넌 좋은 점 아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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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23:14 *.135.205.56
맞아요. 누나.
전 튼튼해요. 그것 만큼은 자신 있네요. ^^
누군가가 심부름 시키기에 적합하게 태어난 놈이란 생각도 듭니다.
특히, 다함께 놀러 갔을 때에 누군가가 제게 심부름을 시키면
걸음걸이가 신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상 중에는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쉽지 않지만
놀러 갔을 때에는 언제든지 명령만 내리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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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10.04.17 10:52:09 *.253.6.153

"사실 연구원에 오면...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

희석. 너 참 괜찮은 남자야.짝을 뭘 그렇게 먼데서 찾냐? 너만 괜찮다면,,,,,,,(생략)...... 나야 뭐 횡재한거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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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25:16 *.135.205.56
역시 유쾌한 향인 누님. ^^
어제의 모습을 뵈니 누나만 횡재하는 것도 아니겠던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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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0.04.17 19:24:36 *.160.33.180

남산을 지나다 아주 긴 벗나무를 보았다.  수양 벗나무였다.   하늘로 높이 치올라 하늘에서 아래로 주렁주렁 꽃은 피워 늘어뜨리고 있었다.  매우 아름다웠다.  다리가 아주 길었다.  희석이 벗나무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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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30:25 *.135.205.56
지난 주말에 강원도 고성 청간정에 다녀왔습니다.
날이 맑았고, 바닷빛은 푸른 하늘을 닮아 있었습니다.
푸르른 하늘과 청록빛 바다, 참 아름다웠지요.
햇살을 받아 바닷물이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사부님 바다였나 봅니다.

(사부님의 빛나는 눈을 말씀 드린 겁니다.
절대로 다른 부위가 아니랍니다.)

어제의 강연에 와우팀원 6명과 함께 갔었습니다.
사부님의 빛나는 강연을 들으며 괜히 제가 자랑스럽고, 뿌듯했습니다.
강연은 매우 좋았고, 저는 오늘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습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강연이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강연이었는지요.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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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엽
2010.04.17 23:38:18 *.166.98.75
처음 만났으면서도 익숙한 얼굴.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도 오랜 친구를 만나는 느낌.
축하해주고 싶었으나, 만난적 없다고 수줍게 다가서지 못한,
그러나 이제 매주 만날수 있다는 희망.
늘 푸르른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는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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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32:56 *.135.205.56

저는 재엽 형의 유쾌하게 웃는 표정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형의 재치와 유머가 좋고, 장난기 있는 듯한 눈웃음이 좋아요.
지난 MT 때, 형의 자기 소개는 제게는 그야말로 유쾌, 통쾌였네요.

이제 겨우 두 번(^^)이지만, 친밀함이 느껴지는 것도 형의 저력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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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10.04.19 09:41:03 *.93.112.125
이런 생각을 하리라고 짐작도 못했는데...
괜찮은 놈이여서 가까이 하고 싶었는데
나는 벽인지 세대차이인지 모를 그런 것을 좀 느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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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10:36:25 *.135.205.56

형이 제게 책에 관한 무언가 질문을 하면 그냥 부끄러워져요.
별다른 비법도 없고, 전해 드릴 게 뭐가 있나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저의 비법(?)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다시 여쭤 보시면 말씀드릴 수 있도록 말이지요. ^^

제 안에 책을 펴낼 수 있었던 무엇인가가 있기를 바라면서
저를 좀 들여다 보겠습니다. 발견되면 되묻지 않으셔도 제가 먼저 전해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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