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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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프레소 한 잔을...
당최 심장이 뛰질 않아서
2.
잠이 온다
할머니 무릎 베고
토방에 누워
이를 잡던 날
댓돌 옆 강아지가 하품을 한다
이미 늦은 오후
3.
4월의 눈, 미친 게지
3월에 눈은 기적을 부른다지만
사월에 눈은 또 머람?
내복을 벗었다, 입었다
그렇게 조바심 나는 봄인데
밤 사이
밖에 두었던
감귤나무 잎이 하얗게 질렸다
올 봄이 딥다 힘든가 보다
그래도 오겠지, 봄.
유끼... 흰눈이라 했던가.
4.
또 다시
맞는 아침이다
세상은 온통
새들의 노래로 가득 찬다
어느 집 보일러가 다시 돌고
누군가의 발걸음은 교회로 향하는데
낯선 새들
새들이 살고 있었구나
이 도시에도
새들이 노래하는 아침이 있었구나
혼자 부르는 슬픔대신
함께 하는 합창으로 맞는
맘 떨리는 일요일 아침이 있었구나
떠난 줄 알았는데
이젠 눈을 떠도 들린다
새들이 있었구나
새들을 잊었구나
5.
돌구돌고
돌고 도는데
수레바퀴 돌 듯
그래서 돌구였을까
하얗고 멋지기도 했지만
약한 자에 강하려던 비겁도 버리고
식은 밥 한덩어리 된장국에도 춤을 추던
돌구는
낙조가 지고 어미를 따르던 새끼 오리들처럼
스님가시는 길
삼일을 기다렸다가
함께 길 나섰다고 한다
이미 쓰여진대로
이백육십육쪽에
6.
각주구검
그러나,
이 속에는 늘 불안이 있다.
사랑이란 덧 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하는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추구하는 자는
사랑을 잃음으로 해서 결국 불행하거나
스스로의 왜곡에 빠지기 쉽다(?)
7.
읽는 것보다
쓰는 게 좋다
남의 것 배껴 읽는 것보다
내 속의 것 뱉어 쓰는 것이 더 좋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한참 더 좋다
8.
그냥...
쓰면 시다.
(달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 ‘나’?)
바? 나? 카... ...
껍질마냥 남은 미라
9.
봉인된 무덤을 여는 일
죽은 이의 무덤 채운 돌이야
며칠 밤낮 치워내면 되고,
가로막고 선 벽쯤이야
안되면 망치로 깨부수기도 한다지만
망치로도 할 수 없는 일
도둑을 시킬 수도 없는 일
그깟 사람마음 하나 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