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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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미치도록 바다가 보고 싶었다. 푸르게 시린 수평선이 그리웠다.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맘뿐이었다. 며칠을 끙끙거리다가 눈부신 바다를 대신해서 엄마를 만났다. 맨발로 달려 나와 반겨준 엄마는 알았을까? 내가 바다 대신 엄마를 보고 싶어 했다는 것을? 내가 아주 많이 울고 싶었다는 것을? 나는 왜 문득 바다가, 엄마가, 미치도록 보고팠을까? 마흔 둘이나 먹은 여자가 왜 아이처럼 엄마가 보고 싶다고 보챘을까? 왜 그랬을까? 도대체 왜?
아무 이유 없이 내 삶을 응원해줄, 빠질 듯 지친 어깨를 토닥여줄, 휠 것 같은 등을 어루만져줄, 따스한 눈빛이, 다정한 손길이, 못 견디게 그리웠다. 나는, 나에게 지나친 엄살을 부리고 싶었다. 나는, 나를 감당하기에는 더 크고 강해져야만 했다. 누구나 싫어하지만 그래도 별수 없이 견뎌나가는 그 불안을 견디지 못해 욕심껏 일을 저지르고 지내온 미련함에 대한 후회, 부끄러움, 서글픔 같은 것이었을까? 아… 모르겠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많이 쓰지도 않았는데 너무 많이 떠들었단 생뚱맞은 허망함도 한몫했다. 밤이면 잠 속으로 빠르게 미끄러져 들어가게 하는 독한 고단함도 그랬다. 도망치고 있는 건지, 도전하고 있는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나 자신을 사랑할 용기가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것이 진짜 삶인지 헛갈렸는지도 모른다. 어렵게 되찾은 나에 대한 애정과 가슴 뿌듯함이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고 말았다. 내가 좋은 쪽으로 진실해지기가 참으로 힘이 들었다. 다시 돌아오기가….
어느새 벌써 7월이다.
언제나처럼 다시 시작하기 좋은 날이다.
나는, 오늘, 나를 다시 만나려 한다. 이 계절보다 더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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