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아 서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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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우체국에서 재동군에게 보낼 작명서를 부치고 나왔다. 며칠간 콘디션이 별로 이더만 몸살이 온 모양이다. 출생이 이상해서, 점쟁이 팔자로 태어나서, 아니다 용기없고 못난 내 얼굴을 처다 볼때마다 환경을 탓하며 살아온 모습이 한심스러 웠다. 이제 마감하는 나이 이니 좀 정직해 져야 겠다고 맹세를 했는데 그게 때로는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작은 이름하나 짓는데도 사심이 들었으니...
작명의 감이 오질 아니 해서 산으로 갔으나 득명치 못하고 골짜기만 헤메고 돌아 왔다. 나는 이튼날 바다로 갔다. 그날 따라 엄청 추웠다. 낚시를 하면서도 서울에 보낼 이름생각이 온 통 머리속에 가득차 있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낙시대를 드리우면 고기가 잡히고, 일부려 바늘을 두개 궤면 두마리. 세갤 던지면 세마리, 그냥 머리를 식히려 바다에 왔는데 고기잡히는 재미속에 빠져 이름 생각은 까맛게 잊고 있었다. 그득하게 고기를 잡고 나니 물대가 지났다.
낚시대를 거두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 "애기기 복이 많아서 고기가..." 그순간 애기 아버지가 참착하라 지어준 이름이 생각이 났다. 한자의 획수가 맞질않고 흉수가 조금 있어서 제쳐 둔 이름들이 였다. <좋은 기운이 흉함을 이기면 대길지상(大吉之象)이다.>라는 아주 평범한 구절이 떠올랐다. 그길로 집으로 돌아와 재동군이 지어준 이름에 자와 모를 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역의 산통을 뽑았다.
"復 自道 王用亨于岐山 吉 无咎"
< 잃어버린 것을 찾으니 왕은 기산에 올라 제를 올린다. 그것이 즐겁지 아니한가>
어린시절 재동군은 신동이였다. 고교시절에 산춘기를 극복치못하고 당시의 가정환경도 극변하는 시기였다. 이로써 일차의 큰 뜻은 꺽이니 가슴에 여한이 남아 있으리다. 그 한을 풀어 줄 아들을 낳았는데 초아가 작명을 하여 준다는 것이 사리에 맞질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태종대의 바다 널울속어서 이를 깨닿고 재동군이 보낸 함자의 수리를 다니 진정한 아비가 지어준 이름이다. 재동군 잘 키우게 어머니의 참사랑과 아버지의 지혜가 큰 인물로 성장 시킬 것이네, 자네가 못다한 일들을 이루는 진정한 대장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어우러져 살아가니 이것이 생의 조화이고 아름다운 삶이 아니 겠는가?
지난해가 내가 살아온 일생에 제일 어려웠다네 그러나 한편으로 최고의 사람들을 만나고 진정한 사람의 향기를 맞본 해년이였다. 그로써 늣었지만 삶의 방식에도 혁명의 해였다, 그것이 나를 고맙고 감동스럽게 만들었다네.
-부디 행복하고 애기 뛰어노는 예쁜 가정을 만드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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