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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3일 15시 30분 등록
건강은 시 한수 안에 있다.

건강을 위해 식이와 운동과 명상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진료실에서 적용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식이와 운동과 명상과 같은 좋은 생활습관을 이야기 해 드릴려고 노력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3가지 습관 중에 운동을 하시라고 권해 드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이 없다는 말과 운동은 헬스장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처럼 시간을 내기 힘든 경우는 출근시간을 이용해서 운동하거나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하기를 권한다. 필자도 아침 출근길을 이용해서 병원 근처에 있는 우면산을 30분 가량 가볍게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오후 시간, 환자가 없을 무렵 50대 중반으로 되어 보이는 분이 나의 진료실을 찾았다. 여느 환자처럼 운동은 뭘하세요하고 물었더니 매일 오후 시간을 정해 놓고 건재상 가게를 비워도 되는 시간에 우면산을 등산 하신다고 하시면서 우면산 등산과 우면산에 있는 참나무를 예찬하시길래 필자는 환자분의 등산을 매일 하시는 좋은 생활습관과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사시는 점을 칭찬을 해드리고 다음에 오실 때는 꼭 한번 시를 한편 적어 오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며칠이 지난 후 시 한수를 종이에 친필로 적어 오셨다.

제목 : 우면산에서

우면산 참나무야 너는 어디로
이동은 못하지만 바람이 부는대로
굵고 긴 나뭇가리를
바람이 세게 불면 힘차게
바람이 약하게 불면 천천히
자연스레 잘도 흔드는 구나
자연이 주는 데로 사는 니가
속세에 찌들려 사는 사람보다 낫구나

2005년 7월 5일 서 0 0

라는 멋진 시를 맞춤법은 틀리고 졸필이었지만 너무나 훌륭한 시를 필자에게 적어오셨다. 이런 것이 시가 될 수 있는지, 시로서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나같은 사람도 시인이 될 수 있는지, 의아해 하셨다. 필자는 이 시는 너무 멋진 시다. 당신은 누구보다 멋진 시인이라고 칭찬을 해드렸다. 그리고 내친 김에 필자도 시인이 되어서 시 한수로 응했다. 마치 옛 성현들이 시 한수로 주고 받고 하듯이....

제목: 우면산 예찬

아침,
복잡한 출근시간을
조금만 앞당겨서
버스에 몸을 싣고
내려서 가는 곳이
우면산이라....

우면산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 구석 구석
퍼지는 상쾌함..
온몸을 타고 들어가는
생기...

산이 본디 얕아서
쉬엄쉬엄 올라가서
30분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지저귀는 새소리
내 마음만 자연으로 열어두면
온갖 걱정은 사라진다.

바로 이순간이 신선이다.
-정양수-

제가 지은 시 한수를 드렸더니 한달 가량 지나서 이제는 딸이 정성껏 워드로 쳐서 깨끗이 인쇄된 시를 여러편(20편) 적어 오셨다. 그 중에 한편을 소개한다.

제목 : 구부러진 노송

구부러진 소나무야
너는 곧기가 싫어 구부러진 거냐
곧은 채 하며 세상의 어지러움과 무질서를
굽은 줄기와 넓은 가지로
덮어주고 안아 주려고 굽은 거냐
세상의 몹쓸 것을 덮어주는 노송
아름답구나
아.... 그 자체 영원하여라

2005. 8. 13 서 0 0

환자분인 서00 라는 분은 30여년 전에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시다가 서울로 올라오셔서 건재상을 하시고 계시는데 일년 중에 명절 이틀을 빼고는 항상 가게문을 열고 열심히 일하셨고, 3남매의 자식들을 훌륭히 키우셨다. 이런 분이 아버지 세대에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이끌어 오신 분이다. 이제까지 사시면서 아플 겨를도 없으셨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현대 의학이든 대체 의학이든 의술이란 불특정 다수가 아닌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상대로 해야 한다. 저마다의 고유성에 따라 각자에게 맞는 치료법 또한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한수가 치료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 한수로 응해 주고, 그림이 필요하면 그림으로, 노래가 필요하신 분은 노래로서 응해줄 수 있는 의사이고 싶다. 의술은 예술이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IP *.8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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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놈
2007.06.13 15:48:51 *.126.57.198
의술을 하늘의 계획을 알리는 실천으로 여기는 의사를 오래 전부터 만나고 싶었는데 꿈벗 모임에서 만나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먼저 느낌으로 만났고 관점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날 여인의 속내를 알아가는 설레임을 지닌 사내의 느낌을 오랜만에 가져 보았습니다. 다음 주가 기다려 지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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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2007.06.13 16:07:53 *.84.6.38
'하늘의 계획을 알리는 실천'이라.... 음...
저는 오직 모를 뿐인데...
아름다운 놈 김용규님...
꿈벗모임에서 님을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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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13 21:11:31 *.70.72.121
잘 어울려 노시누만...
아름다워라, 살맛나는 세상의 시인(놈)처럼.
꿈꿔라, 다시 태어난 사람(생명)의 기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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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6.18 00:47:06 *.28.31.232
어떤 만남이든지 만남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어쩌다 한번씩 엮이는 악연을 지칭하는 만남을 제외한
모든 만남들은 말입니다.
많은이들이 이해타산을 따지며 살아가는 요즘!
아름다운이들과의 만남은 진정 값어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크나큰 재산이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곳을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가끔씩 싸이트에 올려진 글을 보며
사람들과의 교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곤 합니다.
처음 참석하는 자리지만 많은 기대를 품게합니다.
지금 느낌처럼 좋은분들이 함께 하는 자리일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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