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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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를 불어주세요
오늘 밤 '죽음 보다' 깊은 잠속에서 그대를 만날래요
달빛도 별빛도 까막새도
바람도 속눈썹도 미동(微動)치 않는 시간
한없이 고운 가락 강물처럼 흘려주세요
옛길 너머 찾아오는 기억속에서 인연의 실가닥을 잣습니다
아롱거리는 눈물속에서 차마 못 보낸 스므살의 기억 하나
소나기 퍼붓듯 애닯게 터울거리는 몸짓으로 구불길을 헤맵니다.
내게 마술피리를 불어주세요
그대의 잠속에서 꽃잎되어 나부끼고 싶습니다
초승달에 걸터 앉은 세월의 흔적 만큼
그윽한 그대의 눈빛에 촉촉히 젖은 뭉게구름으로 부서질래요
나의 갈증에 시원한 마술피리 불어주세요.
*위대한 초현실주의 화가 라팔 올빈스키의 '마술피리'를 보며
임진년 정월 초에 생각을 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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