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수
- 조회 수 1855
- 댓글 수 16
- 추천 수 0
사랑에 대하여
고 은
칸첸중가 혹은 에베레스트에는
사랑 따위 없소 필요 없소
그 천년 빙벽에
그 천년 폭풍만 있어야 하오
팔천 미터 아래
나지막이
거기 어느 골짝에 사랑 있소
거기 오래 묵어
쉰내 나는 사랑 있소
물이 사랑에 주려
아래로만 흘러가고 있소
허나
저 아래 바다
거기에는 사랑 없소
전혀 필요 없소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대자대비 아니오 박애 아니오
그저 사랑은 무명 맹목의
그 사랑이오
고은 시인이 서울사람 북한산 가듯이 가볍게 따라나선 칸첸중가에서
죽을 고생을 한 그곳에서 느낀 사랑에.. 대하여 쓴 시랍니다.
거대한 자연앞에서도 작은, 시시한 사랑이 더 위대할수 있는 것이 사람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