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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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부족 여러분,
주말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제가 마지막으로 아침을 여는 날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故 장영희 교수님의 수필 '좋은 사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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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시절 어떤 선생님의 정년 퇴임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동료교수 한 분이 송별사를 하면서 말씀하셨다.
" 내가 읽은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가,
<백경>에서 에이허브가 일등 선원 스타벅에게 하는 말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요.' 그리고 매클레인 박사, 오늘 나는 당신에게 그 말을 쓰고 싶소.
당신은 좋은 사람이오(Dr.McClean, you're a good man)."
영국 중세문학의 최고 권위자이며 유명한 석학이었던 매클레인 선생님은 답사에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좋은사람'이라는 말은 자신이 이제껏 들은 그 어떤 찬사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말이라고 했다.
아직 이십대였던 나는 그 때 두 분의 우정에 감탄했을 뿐, '좋은 사람'의 의미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니, '좋은 사람'은 특징없고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나는 새삼 '좋은 사람' 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누구의 마음에
'좋은 사람'으로 남는게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 깨닫기 시작한다.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
아끼는 마음으로 날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 준다면 수천 수만 명 사람들이 다 아는 '유명한' 사람이
되는 일 보다 훨씬 의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삶을 다하고 죽었을 때 신문에 기사가 나고 모든 사람이 단지 하나의 뉴스로 알게되는 '유명한' 사람 보다
누군가 그 죽음을 진정 슬퍼해 주는 '좋은' 사람이 된다면 지상에서의 삶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모든 사람이 알아봐 주고 대접해 주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래도 간혹 범서(조카로 장래희망이 '좋은사람')처럼 '좋은 사람' 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그 온기로 세상이 뒤뚱뒤뚱 돌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여러분,
장교수님은 제 맘속에 '좋은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얼마나 올바르게 살아야.. 그리고 얼마나 좋은 씨앗을 많이 뿌려야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오늘 하루 '좋은 사람'의 의미를 한번 되새기는 건 어떨까요?
일주일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음주 세미나 때 뵙겠습니다!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