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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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주에 가족과 함께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 장소가 해외인 경우도 있는데,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
여행을 별로 해본 적이 없는 우리 가족들을 위한 저의 작은 노력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두 살 어린 여동생이 있습니다. 초등학교도 손잡고 같이 다니고,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거의 함께 생활했었습니다. 여동생은 귀여운 외모로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었습니다. 여동생의 외모에 열등감을 느낀 적이 많았고, 저는 반대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애썼습니다.
어릴 때는 서로 챙겨주고 친하게 지냈는데,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머리 쥐어 뜯고 발길질 하면서 싸운 적도 많았습니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는데, 아무 생각 없이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여동생이 참 많이 미웠습니다.
저는 취직을 하면서 대구를 떠나왔고, 동생은 부모님과 계속 함께 살았습니다. 따로 살게 되면서 더욱 말을 건네지 않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무관심했었습니다. 가족을 멀리하는 사이, 어느 날 돌아보니 부모님이 너무 많이 늙어버리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무관심한 동안에 부모님 곁을 지켜주고 있는 여동생이 고맙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이 늙으셔서 건망증이 얼마나 심해지셨는지, 부모님이 아직도 얼마나 힘겹게 돈을 벌고 계시는지 등등 동생은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여동생은 사춘기 때는 말썽만 피웠는데, 이제는 부모님을 걱정하고 도와주는 착한 딸이었습니다. (그래도, 요즘도 엄마는 여동생 흉을 많이 보시기는 하죠. ;;)
여동생을 좀 더 이해하고 싶어서 함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거의 처음으로 함께 놀았습니다. 함께 맛난 것도 사 먹고, 쇼핑도 하고, 수영장에서 물놀이, 바다에서 스노쿨링도 하고, 서로의 웃는 얼굴을 사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2011년 11월 4일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런던 브릿지>
아름다운 절벽 해안으로 유명한 그레이트 오션 로드 투어를 떠났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나던 첫날의 어색함은 온데간데 없고, 우리는 더없이 밝은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2011년 11월 4일 그레이트 오션 로드 해안가>
<그레이트 오션 2011.11.4 소혜 & 지연>
호주 여행을 다녀와서 여동생에게서 문자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언니 스키 타 보러 간 적 있나?
다음에는 우리 같이 스키 타러 가자.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