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뫼르소
- 조회 수 2360
- 댓글 수 8
- 추천 수 0
66일차 입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8기 연구원들의 지적레이스가 진행중입니다.
한편의 시 모음집을 만드는 것에 과제인데,
그 중,
멋진 시가 있어서 나누고자 합니다.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8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