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이시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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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40, 나는 왜 그토록 영웅을 꿈꾸었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직장을 가야 할까?
누구나 던져보는 질문이지만, 삶의 방향이 결정되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 같다.
청년 실업도 문제이지만, 베이비 붐 세대들의 퇴직도 이미 일어난 미래가 되어버렸다.
요즘 회사에서 신입 직원들을 뽑아보면, 참으로 안 쓰러운 일들을 보게된다. 황금 같은 시기에
취업에 대한 부담, 직장의 선택, 미래의 불확실성들으로 고민에 휩싸인 채 힘들게 살아간다.
이른바 ‘스팩 쌓기’에 전력투구해 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면접을 하다보면 ‘스팩’이 너무 좋은데도,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뽑는 기업에서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며 해외까지 나가 인재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뭔가 코드가 맞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베이붐 세대도 약 300만명 규모의 인력이 정들었던 직장으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요즘 생계형 창업이 말도 못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으나,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이모작을 위한 미래 준비는 좀 더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현업에 있을 때
업무에서 그 해답을 찾는 필살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IT 와 경영을 같이 접목하는 컨설턴트가 되고 싶었다.
처음 인연을 맺게된 회사도 IT를 기반으로 경영 컨설팅을 하는 회사여서 꿈에 부푼 신입사원
시절을 보낼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나면, 매일 계속 되는 야근 과 오픈 날이 가까워지면 주말도 없이 프로그램
테스트에 올인 하다시피 일에 매달려 살아야 한다. 프로젝트 범위는 항상 처음 보다 늘어나
시간이 갈수록 초치기에 몰리고, 몸으로 때우는 일을 밥 먹듯이 하다 보니 건강도 챙기지 못 할 때가 많았다.
설사 몸으로 때우고,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한다 치더라도 컨설턴트가 사람 대접
받고 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니어 때는 참기 어려운 수모 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어야 하는데
이런 일을 넘어서지 못하면 본인이 스스로 한계에 와 있는 것을 알고 회사를 떠나는 경우를 많이 지켜 봤다.
우리는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고생스러운 프로젝트 일수록 고생하는 컨설턴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지? 그것은....
"헐값에 수주한 저가 프로젝트 가 문제야...아무것도 모르는 영업 때문이야"....라고 책임을 전가하지만,
영업은 Value를 Selling 을 못한 이유로 Presentation를 압도적으로 리딩 할 ‘영웅’적인 인물이 없어서 불가피한 경우라고 맞선다.
컨설턴트의 꽃은 Project Manager 이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이 맞는 경우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다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컨설턴트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안 에는 영웅적인 일들이 등장한다.
첫째, 그는 자기일 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소명을 지닌 사람이다.
IT가 주는 이로움을 믿고, 그 일을 함께 만들어 간다. 함께 동참하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들의 성장을 돕고져 한다.
둘째, 탁월한 Presentation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
Selling하는지, ‘ Value ’를 어떻게 찾아내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IT 기술은 점점 더 Commodity 화 되어가는 것 처럼 일반인들은 인식하지만, 그 일을
처리 하는 사람들은 매우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Value를 적절하게 드러내는
역량이 부족 하다 보니 상호 만족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셋째, 프로젝트를 조직화 하고 고객과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Communication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업무적 협조를 잘 이끌어 내는 사람이다.
‘소통’은 어디에서나 중요한 사안이지만, 어디에서나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프로젝트를
함께 해 나가는 멤버들은 매우 기술적인 스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슈를 논의
할때도 기술적인 사항 위주로 논의 하다보면 기술 외적인 사항, 즉 조직간의 상충된 이견,
내부 관리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인식 차이 등등은 파악 되지 못한 상태로 단계를
마무리 할려는 성향이 있다.
넷째,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갖추고, 주어진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활용 할 줄 안다.
또한 업무간의 조율 능력과 강력한 리더쉽을 기반으로 프로젝트을 박진감 있게 끌고 나간다.
프로젝트는 여러 이해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형 프로젝트 일수록 자신의 역할등이
불 분명하여 묻어다니는 사람들이 곳곳에 묻혀있다. 이런 인력을 찾아내어 제 역할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다섯째, 선행 관리 능력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힘의 원천이라는 안목을 지닌 사람이다.
프로젝트을 끝낼 때 어떤 이미지로 끝을 낼 수 있는지를 미리 이미지화 하고, 이를 Management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타스크는 최종적인 이미지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 들이다.
그러므로 최종 Output-image가 불분명하면 불 필요한 타스크들에 많은 자원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는 컨설턴트들을 하드-워킹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면서, 프로젝트 손익을 악화 시키는 원인이 된다.
여섯째, 시련을 만날 때 ‘계속하는 힘’을 발휘하며, 남다른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다.
프로젝트는 시작이 반 이지만, 나머지 반은 지루하고 힘이 드는 여정 이기도 하다.
초반은 전체 구도를 잘 잡아야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내용을 질과 완성도가 매우 중요한데
이를 일관된 시각으로 계속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없으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다.
많은 IT 프로젝트가 시작은 화려했더라도, 과정상 적지 않은 시련을 만나게 되는데, 이 때 좌충우돌하는 일이 벌어진다.
‘ 초심’을 들추어내면서 일관된 자세를 견지할 수 있도록 주위를 설득하고 끝까지 갈 수 있는 확신를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기대하는 Output-image에 도달 할 수 있다.
일곱째, 고객에게는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보답하고, 회사로 귀환한다
그는 리더쉽이 입증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홍익 정신을 실천한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배울 점 을 뽑아내어, 다름 동료들과 공유한다.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활용
할 수 있도록 자산으로 남게 해준다. 이는 회사가 시켜서 하기 보다는 자신의 소명에 충실해서 하는 일 이기에 주변을 더욱 놀라게 만들어 준다.
여덟째, 전문가 식견을 갖고 사업을 일구는 사업 책임자로 변화를 추구 한다.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이 좌절을 겪고, 또 다른 시련을 맞이 한다.
회사는 모든 권한이 사업을 진두 지휘하는 사업부장이나 사업 본부장에 집중 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조직의 권한을 갖고 계신분은 현장에서 영웅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것이 IT 조직의 아픔이기도 하지만, 전문가에서 사업 책임자로 넘어가는 심연이 너무
깊어 쉽게 도달 할 수 없는 이유에서 비롯된다. 이때 어떤 조력자의 도움에 힘입어 다른 사람
으로 거듭나는 체험을 하게된다.
개인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현장과 사업를 통합해 내고, 조직의 많은 모순을 풀어낼 진정한 영웅적인 모습을 지니게 된다.
이 변화를 거부하면, 그는 현장 인생으로 회사 생활을 마무리 하게 되며 경영자의 대열에
끼지 못하게 된다. 나이가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나이 때문에 조직에서 밀려나게 된다.
아홉째, 사업을 책임지는 자가 조직 전체를 책임지는 최고 경영자가 된다.
사업은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을 때, 비로소 물 줄기가 열리는 것이다.
사업적 가치를 만들고, 의미 있는 리더로 남아있는 사람이 조직 전체 비젼을 줄 수 있게 된다.
열번째, 영웅에게도 죽음이 온다.
살아있는 조직은 물이 흘려가듯 흐르는 물이 되어야 한다. 고이는 물이 썩는 것 처럼 흐르는
물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영웅적인 PM도 흐르는 물 위에 자신을 올려 놓고 물의 흐름과 동화
되어 자신을 감추게 된다.
영웅이 치루는 신화적 모험의 표준 궤도는 통과 제의에 나타난 양식, 즉 <분리>, <입문>, <회귀>
의 확대판이다.
영웅의 모험은 세계로부터의 분리, 힘의 원천에 대한 통찰, 그리고 황홀한 귀향의 패턴으로
이루어진다.
오늘날에도 각 분야에서 영웅을 꿈꾸는 작은 거인들…이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신화의 모험에서
찾아 삶을 조명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