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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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친해지는 가장 빠른 길은 카메라를 가까이에 두고 많이 찍는 것입니다.
귀찮고, 무겁다는 이유로 카메라를 집에 모셔두고 다닌다면 비싼 장식품을 보자기로 싸놓은 것과 같은 꼴이지요.
그리고 덧붙여 '사진은 현상해서 봐야한다' 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말은 디지털 시대에 그다지 공감받기 힘듭니다.
사진은 모니터로 봐도 되고 블로그나 SNS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진 현상'을 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것만큼 자신의 사진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진 현상을 하려면 찍은 사진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예전처럼 필름 한 롤을 현상소에 맡기고 몽땅 현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장에 얼마' 라는 경제적 부담이 있으니 찍은 사진 중에서 고르고 골라 현상을 하게 됩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의도를 생각하고, 그것이 잘 표현된 한장의 사진을 고르는 것입니다.
잘 표현이 안되었더라도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 <현상>이라는 폴더에 사진을 넣어 두고 또 얼마간 묵혀둡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렇게 모아두면서 100여장 정도의 사진이 모이길 기다립니다.
그런 뒤 최종적으로 현상할 사진들을 고르면서 다시 한번 사진을 보게 됩니다.
묵혀두고 다시 보며 고르는 이 과정은 사진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합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잠시 사진을 찍던 순간의 추억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제 간단한 사진 보정 프로그램(전 포토스케이프를 사용합니다)을 통해 화이트밸런스와 밝기 정도만 수정을 합니다.
크게 현상을 해서 액자를 만들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제 사진을 올리고 결재만 하면 됩니다.
그럼 만 원 대의 가격으로 현상된 사진들을 하루 이틀 후면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전 사진을 따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저 인터넷과 책으로 공부하고 혼자 찍으러 다닌 것이 다 였지요.
지방에 살고 아이도 어려 시간을 따로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조금이나마 사진 실력이 늘었다면 그것은 '사진 현상'을 꾸준히 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이 현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를 꾸준히 물으며 나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사진 독학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