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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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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4일 15시 49분 등록

s-꿈그림-기다림.jpg

 

화분 중에 몇년째 꽃이 피지 않는 녀석이 하나 있습니다. 살 때는 빨간 색 꽃이 참 예뻤습니다. 집에 들어온 첫 해, 꽃이 참 탐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녀석과 함께 산지 4년째 여름입니다.

그동안에 마르지 않게 물을 주었고, 볕이 너무 뜨거울 때는 그늘로 옮기기도 하고, 겨울에는 얼지 않게 집안에 들여 놓았습니다. 햇볕 좋은 날 내놓기도 하다가 일부 가지가 얼어서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집에 들여놨을 때보다 키는 더 자랐는데도 꽃이 피지 않아서 영양제도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잎사귀만 크기가 조금 더 크게 자랄 뿐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다리고 있습니다.

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떻게 피는지를 기억해서 그렇게 해주고 싶습니다. 탐스런 꽃을 보고 싶습니다. 작년 여름에 대한문 앞을 걷다가 같은 식물을 보았습니다. 꽃이 여전히 탐스럽고 여쁘더군요. 전 그때 집에 있는 화분도 꽃이 필 줄 기대했었습니다. 이녀석은 여름에 피나보다하며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잎사귀 크기만 커질 뿐이었습니다.

 

어떤 꿈도 이 화분처럼 아주 더디게 꽃이 피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일부 가지가 얼었습니다. 잎사귀가 몽땅 떨어졌습니다. 꿈도 이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추위에 겨우 살아난 이 화분같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우선 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알맞은 물, 햇볕, 분갈이, 난방, 영양제을 더하여, 외모는 다른 식물들과 같아졌지만 식물 안에는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봅니다. 안에서 밖으로 꽃을 밀어내지 않는 뭔가가 있나봅니다. 무엇을 더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꿈도 어떤 조짐이 보여 꽃이 한  필 때까지는 뭘하면서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물을 줍니다. 생명 자체까지 없어진다면 꽃은 생각도 못할 것이기에 밥을 먹듯이, 잠을 자듯이 물을 주고 해를 보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꽃이 필지 여전히 기다립니다. 제 꿈에도 물을 주며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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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6, 2012 *.39.134.221

물도 햇볕도 바람도 필요하고

또 애정도 필요하고 그 아이도 필요한것이 많겠지요.

꽃이 피지 않았다하여 그 씨앗이 사라진것은 아닐테니 좀더 기다려주면

답이 있지 않을까요...그런데 저사람은 남자예요, 여자예요?  뒤에 놓은것은 나팔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림은 매번 잘보고 있습니다. 정겨워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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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1, 2012 *.72.153.115

댓글 답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림을 잘 보고 있다고 이렇게 글로 응원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림속에 사람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대부분이 구분이 안되구요. 그리고, 꼭 누구를 닮게 그리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저는 누구나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림 속 사람은 접니다.

나팔 비슷한 거 나팔 맞습니다. 태평소를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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