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루미
  • 조회 수 2483
  • 댓글 수 11
  • 추천 수 0
2012년 6월 19일 03시 37분 등록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 하지?”

 

처음 직장을 구했을 때는 희망에 부풉니다. 시간이 지나며, 나보다 더 오랜 시간 이 직장에 몸담아 온 사람들을 보면 암담해 집니다. 몇 년 후의 나의 모습은 지금 상사의 모습이 아닐까요?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가는 걸까요?

 

드라마, 영화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멋진 인생을 사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그들이 자신 있게 웃고 있는 책 표지는 오늘도 한숨을 불러일으킵니다. 멋진 나의 모습을 그려볼 수는 있지만 단지 상상일 뿐입니다. 현실의 나는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직장은 언제나 부족했습니다. 나의 능력을 키울 장소가 되어 주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보내는 직장은 이런 모습이 아니어야 하지 않나요? 매일의 3분의 1을 투자하는 시간에서 충만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디서 충만감과 보람을 찾아야 하는 건가요? 나는 멋진 직장을 만나기를 바랐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투자하여 하루하루 충만감을 느낄 수 있고, 성장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직장이기를 바랐습니다. 내가 만난 직장은 그런 모습들은 아니었지요. 반복되는 일상은 지루했고, 앞으로도 변할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싫증을 잘 내는 나는 쉽게 직장에 질렸고, 다른 뭔가가 없나 끊임없이 두리번 거렸습니다. 직장이란 돈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쓰라린 장소였을 뿐이었지요. 그럴때마다 맛봐야 했습니다. 돈을 떠나 살 수 없는 사람의 비애랄까요?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다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글의 존재가 나의 생활에 확고히 자리를 잡아갈 무렵 나는 직장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직장에 너무 많은 걸 바랐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은 나에게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나의 조력자였지요. 직장은 나에게 일할 장소와 매달의 월급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살 수도 있고, 영화나 공연 등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도 있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자리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나 글을 쓰는 것은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을 하며 돈을 벌기에 조금 더 풍요로운 환경에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요.

 

대부분의 직장은 일주일에 40~50시간의 투자를 요합니다. 일주일은 168시간입니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 100시간이 넘게 있었지요. 일을 하는 40~50시간을 일주일의 전부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일은 생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생활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 외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었지요.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나는 그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일이 만족과 충만을 주지 않는다며 투덜대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작가 겸 연출가이고 창조성을 일깨우는 강사라고 소개하는 줄리아 카메론은 자신의 책 <아티스트 웨이>에서 창조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창조성이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며, 그것을 막는 것은 꽃이 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만큼이나 억지임을 알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창조성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표출될 길이 막힌 창조성은 자신을 발견해 주기를 바라며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깨어난 창조성은 많은 부분을 변화시킵니다.

 

퇴근 후 나는 직장의 직함을 벗어납니다. 다른 모습의 내가 되어 읽고 정리하고 씁니다. 직장에서 보고 느낀 바는 글에 영향을 주고 글을 쓰기 위해 읽고 정리했던 책과 생각들은 직장 안에서의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나만의 속도로 일하는 법을 알았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작가로서의 나의 모습이 일상에 미친 영향이지요.

 

직장에 불평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가 직장에 기대하는 바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입니다. 직장의 나의 위치와 모습을 일상에게도 적용하고 있는 지도 모르니까요. 우리가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더라고 우리는 그 일보다, 직함보다 더 큰 존재입니다. 내가 하는 일과 나의 존재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창조성이 기지개를 켤 때 일에 국한되지 않는 나의 존재가 고개를 듭니다.

 

퇴근 후 만나게 되는 작가로서의 나의 모습은 완전히 자리잡은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실수고 많고 균형점을 찾아낸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글쓰기가 나의 삶을 충만감에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직장에 대한 기대를 덜어 직장을 만족하도록 만들었고, 직장 내에서 많은 실험을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며, 직장에 대해 감사하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직장이 주는 매달의 월급이 나의 다른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직장은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히 열정을 쏟을 수 잇습니다.

 

직장이 주는 보수를 감사히 받아들고 벌이와 상관없는 일을 해 보세요. 경제적인 논리에 의하면 시간낭비이고, 끊임없이 성공을 향해 매진하라는 가르침에는 반하는 일이지만 창조성의 눈빛은 빛납니다. 그렇게 깨어난 창조성이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업무에도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이제 평생직장은 사라졌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창조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당신의 창조성은 무얼하고 있나요? 혹시 반복되는 일에 찌그러져 있는 건 아닌가요?

 

IP *.70.31.165

프로필 이미지
2012.06.19 03:41:48 *.70.31.165

약속 기한을 어기지 않기 위해 무리해서 올립니다.

아직은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이라 어수선하고 뜬금없네요. ^^;;;

좀 부끄럽지만... 부끄러운만큼 수정할께요~ 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2.06.19 06:03:05 *.151.207.149
루미 안녕..

글이라는게 마감시간이 있으면
자연스럽지 않지요. 글로 먹고 사람들과 다른점이지요. 아티스트웨이는 지금껏 어느 책보다 치유와 창조성을 그리고 글빨도 늘리는 책이었어요. 오늘 칼럼은 지금껏 연구원들이 거창한 칼럼을 쓰려는 듯한것에서 벗어난 소소한 일상에서 끄집어낸 루미스타일이 있어요.참 조으다. 근무외 시간은 아티스트데이트를 해보면 루미스타일의 글이 나올것 같음.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11:29:49 *.70.15.18
실은.... 거창한 글을 못써서... ㅋ
예전에 제가 책을 잘 안 읽던 사람이라 작은 걸 찾아내려고 해요
누군가는 큰 글을 쓰겠지만
전 일상에서 작은 상황에서 느끼는 글을 쓰고싶어요
아티스트데이트... 일주일의 한나절 쯤 시간내고있어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유치한 즐거움을 따라가는 행위지요 ㅋㅋ
글이 더 좋아지겠죠??? 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2.06.19 14:04:06 *.166.205.132

무리해서라도 올리는 이 성실함이란!

루미의 작가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11:33:01 *.70.15.18
한 번이 휘청하면 무너질까봐... ㅋ
오빠는 오랫만에 날카로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지..
훈이 오빠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래...
근데 난 아니라우 ㅋ
난 금방 무너져 ㅋ 그래서 못 빼먹어 ㅋㅋ
프로필 이미지
2012.06.19 16:17:08 *.114.49.161

줄리아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 책을 빌려준 이에게서 찾아와야지 생각했었거든요.

저는 우산님의 댓글이 와 닿습니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다시 해 보고 싶어지네요.

연구원 게시판에 와서 댓글 안달고 글을 읽을 때 루미님 글은 쉬워서 읽기 편했던 기억이 있어요.

잘 읽었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11:39:00 *.70.15.18
제가 가진 게 쉬운 것 뿐이라서.... ㅋ
아티스트데이트는 강추입니다...
결국 제가 하는 말하고자 했던것도 그것이지요
경제논리를 떠난 유희랄까요? ㅋㅋ
좋은 데이트법 공유해주어요~~~
프로필 이미지
2012.06.19 23:14:00 *.68.172.4

아무래도 아티스트 웨이 책 사야되겠네요. 여기저기서 이 책 이야기를 봅니다. 루미 선배님 글은 저도 잘 읽고 있답니다. 묘하게 클릭하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11:44:06 *.70.15.18
톡톡 시큼한 그대가 말해주니 왠지 좋군ㅋ
아티스트웨이는.... 주옥같지........ ㅋㅋ
연구원 기간중에는 힘들지도 몰라....
지금은 읽는 책도 두껍잖아? ㅋㅋㅋㅋ
모닝페이지를 시작해보는게 좋을듯?
칼럼을 쓰는데도 도움이 될꺼야
책을 읽지 않아도 느껴버릴지도 모르지~~ ㅋㅋ
댓글 감사해^^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09:01:21 *.252.144.139

동의. 창조성을 살리는 일은 필요하지.

나는 음악, 미술, 체육 쪽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글쓰기 쪽으로 하고 있는데 재미있어.

일과 글쓰기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도 만들어주는 것 같고.

 

루미의 약속 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프로필 이미지
2012.06.20 11:51:06 *.70.15.18
다음에 미술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
넝마주의 콜라주는 가능하지 않을까? ㅋㅋ
공주들도 좋아할꺼야~~~ ㅋㅋㅋ
난 간혹 하니의 작품에 감탄해
종이를 오려 붙이고 집이라면 집이고 차라면 차가 되지... ㅋ
빵꾸쟁이 루미... 많이 자랐지???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52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경영자 [3] 학이시습 2012.06.25 2414
3051 #12. 냄새의 기억 [7] 한젤리타 2012.06.24 3613
3050 #35.신치의 모의비행-뭉친감정근육풀기 [4] 미나 2012.06.19 2711
3049 쉼표 열 – 워킹맘이여, 윈드서핑을 즐겨라! file [6] [1] 재키 제동 2012.06.19 2384
3048 아빠, 유치원 가다(수정) file [7] 양갱 2012.06.19 3338
» 돈 버는 일에 서글픔이 느껴질 때 [11] 루미 2012.06.19 2483
3046 날 것 [15] 콩두 2012.06.18 2941
3045 방황해도 괜찮아 [12] 세린 2012.06.18 2295
3044 쌀과자#11_말(言)의 소매상 [5] 서연 2012.06.18 2110
3043 망루지기가 꿈꾸는 열망 [7] 학이시습 2012.06.18 2730
3042 10년 세월 동안 잃어버렸던 스파르타 왕비 헬레나의 자리 file [12] 샐리올리브 2012.06.18 3184
3041 멈추어라, 순간아. 너 정말 아름답구나. [12] 장재용 2012.06.18 5776
3040 밀레토스에서 탈레스를 만나다 [6] id: 깔리여신 2012.06.18 2794
3039 #11. 악마에게 말하다. [14] 한젤리타 2012.06.18 2131
3038 깜빡이는 3초 기억력 [4] 루미 2012.06.13 2331
3037 6월 off 수업 과제 -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2012년 6월 6일! [2] 터닝포인트 2012.06.12 2486
3036 #34. 신치의 모의비행-베아티르체를 찾아서 [4] 미나 2012.06.12 2114
3035 쉼표 아홉 - 자신에게 안식년을 선물하라 file [8] 재키 제동 2012.06.12 2599
3034 6월 오프수업 - 무엇이 스킬라인가? [6] 콩두 2012.06.12 2017
3033 6월 오프수업_나의 하루는 누가 쥐고 흔드는가. [2] 서연 2012.06.12 1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