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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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3년 2개월>
저에게 인생이란 내 안의 아이를 찾는 여행입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깊은 곳에는 작은 아이가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니체는 "어떻게 영혼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로, 그 사자가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라고 물었다지요.
낙타는 남의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이고, 사자는 남의 짐을 지는 것을 거부한 사람입니다.
아이는 자신만의 것을 창조하는 사람이구요.
내 안에 아이들이 가진 특성들을 만나는 순간이면 이 여행이 순조롭다고 느낍니다.
경이로움, 순수함, 독특함, 무한한 사랑 등을 느낄 때입니다.
그 반대로 감정이 메마르고 생활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면 방향을 잃은 것이 아닐까 걱정합니다.
이제는 민호와 함께 그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방향을 잃기 쉬운 여행이 아이 덕분에 매번 제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입니다.
생생한 현실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일상에 지쳐있을 때 바람이라도 쐬려고 서해안 바닷가를 다닐 때도 그랬습니다.
민호가 네 살 여름이었어요.
민호가 자신을 닮은 녀석들을 발견했지요. 책을 읽고 있는 천사 동상이었습니다.
민호는 친구들을 만난 듯 놀라하며 즐거워했습니다. 말도 걸고 만져보기도 했답니다.
자기랑 키도 비슷하고 몸매도 비슷한 것이 날개를 달았거든요.
아이가 없었으면 그저 그런 돌덩어리에 불과했을 동상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내 안의 아이다운 순진함이 느껴졌습니다. 뭔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그 느낌을 믿고 아이와 함께 계속 이 여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안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