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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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다녀와서 함께 모여 즐거운 이야기 한 소절씩 하는 것은 직장 다니는 재미입니다. 정동진에서 해보고 온 사람은 그것대로 아름답습니다. 부모님 고향이 이북이라 돈 모아 큰맘 먹고 백두산 다녀온 사람은 나름대로의 사연에 눈물 납니다.
휴가 기간 동안 작은 방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굴러다니는 것도 거역할 수 없는 삶의 소중한 부분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바칩니다. 자신에게 안성맞춤한 소재를 선택해 스토리텔링으로 버무리면 웃음이 묻어나는 여행기로 바뀝니다.
제가 만든 창작 유머입니다. 단군이께서도 댓글로 유머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세요. 능력이 출중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한두 줄 소재를 주시면 제가 유머로 키워서 만들어 보이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어떻게 변신하는지 보는 것도 앞으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계 지도를 펴놓고 200여 국가의 나라 이름을 살펴봅니다. 유머 필이 꽂히는 나라 이름으로 유머를 만듭니다. 재미있고 없고는 따지지 맙시다. 일단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지, 인도, 가봉, 칠레, 파나마, 터키, 가나, 우간다, 오만, 소말리아, 수단, 타이, 홍콩, 투발루, 이집트 같은 나라는 유머 필이 살짝 옵니다.
S씨 이야기
지난 여름 휴가 때, 모처럼 부부가 호젓하게 사이판에 다녀왔습니다. 자식들은 다 컸다고 친구 찾아 놀러 나갔습니다. 놀이 번지는 낭만의 저녁 시간에 10년 된 호마이카 벗겨진 판을 사이에 두고 빨개면을 먹다가 ……… 쏟았습니다. 판을 사이에 두고가 포인트입니다. 틍빈
P씨 이야기
행복지수가 높은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에어컨 달린 학원으로, 부인은 떴다방이 죽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로 일 보러 나가 사이 이 방 저 방 굴러 데시(다니면서) 무료한, 돈 들지 않는 휴가를 보냈습니다.
K씨 이야기
괌에 갔다 왔습니다. 직장에서는 찍소리 못하지만 퇴근 후 알코올이 첨가되면 고래고래, 왕새우 하면서 고함(괌)을 칩니다. 고래가 뛰놀고 새우가 헤엄치는 태평양은 무지하게 아름다웠습니다. 휴가 후유증으로 목이 쉬었습니다.
G씨 이야기
네팔 옆에 있는 작은 나라 부탄에 다녀왔습니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았지만 화학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도는 멀고 환각은 가까워 싼 맛에 휴대용 부탄가스를 구입해 흡입하다가 폭발해 내 팔이 남의 팔이 되는(네 팔)이 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부탄가스는 환각이 아니라 뇌 세포 파괴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네팔과 부탄은 일타이피 유머네요. 한 가지 이야기에 두 나라를 소화했습니다.
휴가는 남미의 칠레에서 화끈하게 보냈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해외 여행을 떠나고 혼자 남아 포장 마차에서 깡소주를 마셨습니다. 옆에 앉은 낭만파 연인들의 애정 표현이 눈에 거슬려 ‘칠레’ 한 마디 하다가 시비가 붙었습니다. 분명히 반 박자 먼저 주먹을 휘둘렀는데 눈앞은 별이 빛나는 밤이었습니다.
F씨 이야기
여름 휴가는 적금 탄 돈으로 환상의 섬 피지에 다녀왔습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적금은 무슨 적금, 희망 사항입니다. 평소 먹는 것은 부실해도 얼굴에 개기름이 끼는 지성파 낯짝입니다. 휴가비로 큰 맘 먹고 로션과 피지 제거 용품을 구입해 내 얼굴의 피지를 실컷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