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꿈벗

‘나를

2012년 7월 17일 20시 40분 등록

 

나무는 페러

연못은 탈라브

운명은 바가

작별은 비다이

당신을 사랑해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런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냥 바라보는 것이라고

 

류시화 옛수첩에는 아직

 

일주일에 한 번 씩 만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 사춘기 시절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이라 그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 지 생활하면서 머리속에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납니다.

 

그 중에 한 친구가 특히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어떻게 도와줄까? 내가 그들의 인생에 개입을 하는 것이 혹시 나의 생각을 주입시키는 일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나이가 들어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아픔 그것도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나만 특별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지만 조금만 이야기 해보면 한 자락의 사연이 나오지 않는 인생을 구경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라는 책을 적은 스캇펙이라는 분은 삶은 문제와 고통의 연속이라는 말로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경험하게 된 것은 삶이 장미빛이 아니라 문제와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는 역설이었습니다.

 

같이 만나는 아이가 기말고사를 보았나 봅니다. 문제(?)반 아이들이라 제가 담당하고 있는 수학 성적보다는 가장 잘 본 과목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국어를 97점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과목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습니다. 0점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0점을 방기가 더 어려운데 어떻게 0점을 받았냐고 물으니 시험을 치다가 그냥 나왔다고 합니다.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닌데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저런 경로로 알아보니 아이의 아버지가 물리력을 사용해서 아이들을 다그치는 분이신가 봅니다. 이런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성인 어른을 보면 반발하고 그런가 봅니다.

 

지난 목요일날 만나고 온 뒤로 계속해서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줄까?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이 적당할까? 내가 그럴 자격이나 있나? 그냥 지켜보는 것이 답은 아닐까? 내가 그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면 그 뒤 까지 배려를 할 자신이 있는가? 이런 저런 생각만 많습니다. 아마도 지혜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쨌든 세월의 힘을 믿고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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