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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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환자복에서 일상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일상복이 민간인복(?) 같았어요.
왠지 누군가가 한 손에 두부를 쥐어주거나,
또 누군가는 와락 달려와 제대를 축하해주는 샴페인을 터뜨려줄 것만 같은...^^
식판을 갖다주시던 아주머니, 많은 간호사들, 친절했던 수간호사님,
시트 갈아주시던 분, 청소담당 아주머니 등과 함께 했던 일상에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조용히 퇴원 수속을 하며 보니
병원 로비는 외래환자 수속자, 입퇴원 수속자들로 엄청나게 붐비더군요.
병원 밖을 나서니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냈다던 뜨거운 여름 햇볕이 저에게도 낯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도로에 가득한 차량과 바쁜 사람들의 모습이,
원래 일상이었던 모습이 참 낯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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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투쎄븐데이.
약 2주 전부터 고대하던 그 날.
단군의 후예들의 세미나 날.
그 전날부터 약간의 조짐이 보였습니다.
전날 새벽까지 회사동료와 야근을 하는데
배가 기분나쁘게 살살 아프고, 평소엔 아프지않던 허리가 너무나 아팠습니다.
자세가 나쁜가해서 스트레칭도 해 보고,
회사 안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30분간 운동도 해보고 했죠.
아무튼 금요일 오전까지는 괜찮다가 문제는 퇴근 직후에 생겼습니다.
갑자기 열이 많이 나고 춥고 떨리고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
저녁도 못 먹고 쌍화탕 한 병을 먹은 뒤 바로 잠들어 내리 14시간을 잔
다음날, 세미나를 위해 식은 땀을 흘리며 주섬주섬 갈 채비를 하긴 했습니다.
그러기를 몇 시간 후.
저는 병원 응급실로 가서 각종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심한 복통과 고열.
고대하던 세미나날부터 7월 19일 오후까지.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한 채 입원했습니다.
제 생애 가장 긴 입원.
첫 수술.
내장 기관의 일부가 붙어있어 박리수술을 했습니다.
이것도 심연일까요??
그렇다면 퇴원을 하면서 상승을 하는 걸까요?^^
작은 성공의 물결을 헤엄치다
육체적인 고통으로 일시에 정지된 시간.
처음엔 회사 일과 개인적인 일의 진행이 일순간 stop이 된 상태라
매우 갈등하고 괴로워했지만,
지금 돌이켜생각해보니 참 잘~ 쉬고 온 듯합니다.
생각보다는, 약 기운때문에 책을 읽는데 집중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잠은 정말 실컷 자 봤지요. ^^
시간마다 혈압과 체온 체크하고, 항생제 투여하고, 채혈해가는 간호사들 때문에
비록 조각 잠이긴 했지만 틈틈이 많이 자봤습니다.
여름 휴가를 미리 잘 하고 온 거겠죠?
아직 몸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았습니다.
의사는 3달간 조심하라고 하더라구요.
앞으로는 육체를 잘 다스리며 새롭게 태어나기로 결심했어요.
상승을 위한 육체와 시간관리.
도약을 위한 멘탈관리에 힘써야 겠습니다.
제 동생은 이번 일이 액땜이라고 하더군요.
맞습니다.
액땜 한번 제대로 한 것 같아요.
이번 액땜은 한 10년이나 30년짜리 액땜으로 삼겠습니다.
단군의 후예 활동을 하며 액땜을 서둘러 치른 듯 합니다.^^
입원한 기간이,
마치 색종이에 새로운 색종이를 풀칠해서 길고 새롭게 이어붙인 듯한 느낌입니다.
앞으로 상승을 위해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을 감히 '부활'이라 명명합니다.
정신적인 부활.
우리 단후 멤버들도 다들 그러시겠죠?
다함께 부활하기,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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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제일 먼저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오늘 새벽이네요.
평소보다 너무나 일찍, 알람도 없이 저절로 일어나보니
이런 글도 쓰게됐네요.
저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다
온라인 활동에 약간 소극적인 성격인데,
입원한 동안 신경써주시고 염려해주신
우리 청룡 부족님들에 대한 감사 인사로 새벽에 좀 끼적여봤습니다.
저는 단군의 후예가 된 것이 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인연들을 얻게 된 건 1+1 행운이라고나 할까요?^^
지금 이 순간, 아주, 매우,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