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건(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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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천
- 날마다, 조금씩, 치열하게, 즐기며, 물처럼, 도전하는 삶
2. 화두
- 시나브로, 함께, 같이, 여유, 따뜻함, 나눔, 비움, 프로, 자유
함께했던 300일은 힘들 때마다 기운을 돋게 하는 힘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땀으로 만드는 아름다운 가치를 향해
시나브로 물처럼, 때로는 변신 모드로 물처럼!
비가 션하게 내린다.
살수에서 적들을 수장시킨 을지문득 장군이 생각 나는 새벽이다.
심심한 허기에 배를 채운다.
아~
개울물이 흘러넘치는 양재천을 달린다.
몸보다 마음이 앞선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학동에서
찬란한 학생 시절을 보낸 어른이
만세를 부른다.
좋아서 공부하는
평생 학생으로 살고 싶다!
열정과 기쁨으로 충만한
자유인의 길을 걷는다!!
선선한 바람이 창문으로 무더기로 들어오는 오늘,
몰입을 즐긴 의자왕이당~~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한다.
자연이든 인생이든 연타는 치명적이다.
강풍과 물폭탄에 농어민의 아픔은 깊어간다.
새벽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깔렸다.
오늘은 푸른 하늘 한쪽을 보고 싶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보통 사람들의 아픈 일상에 박수를 보낸다. ㅠㅠ
태풍
태풍(颱風)은 바다에서 온다
해저 깊은 곳에서 튼튼한 발길질로 차올리며
풍향이 자꾸 기울이는 기세로
태풍은 바다에서 오고 또 바다에서 온다
하늘이 높아서 눈물도 많은 땅에
손바닥 하나 흔들릴 이유도 없는 포플러가
뿌리째 뽑혀
떨고 있다, 떨고 있다
무너진 흙담에 짓눌린 풀 하나가
목숨만 붙은 가느다란 눈으로
하늘을 치어다보고 있다
생각하는 미친놈, 행동하는 미친놈
‘세상을 유혹하는 크리에이터 박서원의 미친 발상법과 독한 실행력’이라는 문장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미친 듯이 묻고(ask), 물었으면(bite) 끝장을 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직업에서 우연이나 행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친 듯이 머릿속을 헤집고 후벼 파다 보면 반드시 무엇 하나는 건지게 마련이다.”
“크리에이티브 작업은 생각보다 힘들다. 고단하고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고 험난한 삽질의 여정이다. … 크리에이티브는 엉덩이다.”
5명의 대학생이 창업한 빅앤트는 3년 만에 국제 광고계를 휩쓸고, 광고계의 새 룰을 짰다. 빅앤트의 중심에는 스님처럼 머리카락을 자른 청년 박서원이 놀고 있다.
박서원의 아버지는 두산 그룹 박용만 회장이다. 그런 그가 미친 듯이 일한다. 퇴근 시간이 새벽 2~3시인 날이 태반이라고 한다.
소파에 누워 이 책을 건성으로 읽던 나는 중소 기업은 고사하고 1인 기업 사장도 아니다. 목을 길게 빼고 월급날을 기다리는 봉급생활자다. 약간 부럽고, 조금 부끄럽다. 책장을 넘기면서 자세가 저절로 꼿꼿해진다.
거실에 펼쳐 놓고 싶은 책이다. 아들과 딸이 우연히 이 책을 보고 깨우침, 돈오돈수 상태였으면 좋겠다. 대기업 회장 아들이 미친놈처럼 열심히 사는 것을 보고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를 기대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백이 없는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잠시 무방비 상태다. 어쨌든 ‘행동하는 미친놈’으로 거듭나야겠다. 지금 창밖에는 장맛비가 쏟아진다. 운동화 끈을 매고 빗속으로 질주해야 하나?!
한눈에 딱 보기에 허리와 배의 경계가 모호하면서 내용 연수가 제법 되는, 원만한 형태의 몸 구조를 가진 사람은 십중팔구 대사증후군이다. 비만과 그 친구들(중성지방, 고지혈증. 고혈압 등)에 포위된 삶을 사는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봄빛이 선명한 6개월 전에 서초구보건소에서 나와 대사증후군 환자를 지정하기에 솔선수범해 선정당했다. 나는 그동안 국가에서 관리한, 귀하신 몸이다. 며칠 전 몸 상태를 측정했는데 성적이 좋다고 보건소 관계자께서 얼마나 기뻐하던지~. 아! 이날 나는 날개 없는 천사를 보았다.
허리둘레와 공복 혈당이 줄자, 상품으로 줄자와 캐릭터 반창고를 주셨다. 득템! 변화하면 상품이 생기고, 인생이 변한다. 새벽 정신의 실천이 큰몫을 한다. 가자 새벽 나라로!!
사무실의 난초가 오랫만에 힘겹게 꽃을 피웠다. 덤으로 향기가 진동해 눈과 코가 호강한다. 난꽃이 피어도 난향을 느끼는 때는 찰라다. 난꽃도 늘 향기를 내뿜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난꽃이 피어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향수에 난향이 묻히는지 난꽃과 난향을 즐기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나도 세상과 자연과 사람이 보내는 무수한 메시지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한다. 오늘은 직원들이 퇴근한 심야의 사무실에서 눈을 감고 난향에 취한다. 흠뻑!
틈만 나면
김씨는 맨날 술이다
비가 오면 처음 한 잔
햇살 비치면 카스 한 병
틈만 나면 술이다
추어탕집 시멘트 마당 한 켠
갈라진 틈으로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가까스로 고개 내민 잡풀 무리
일렬 종대로 줄지어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틈만 나면 삽질이다
하찮은 식물들이
근본 없는 잡풀들이
녹슨 포크레인을 배경으로
시나브로 푸른 하늘을 연다
* 추어탕 집에 점심 먹으러 가다가 시멘트 틈으로 고개를 내미는 잡풀을 만났다.
울컥, 생명의 힘에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한다.
나는 틈만 나면 무엇을 하는가?
바람 분다고 소주 한 잔, 울적하다고 맥주 한 잔 부딪치는 일상이다.
하찮은 잡풀들도 거대한 포크레인 하지 못하는 푸른 하늘을 열어 보이는데~~~ ㅠㅠ
세상에 스승 아닌 것이 없다.
시가 아닌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