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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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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6일 00시 51분 등록
자신의 의식을 도약시킨 체험이 있으신가요?

이제까지 알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본 순간 말입니다.

고등학교 소풍으로 태어나서 최초로 북한산 정상에 올랐었습니다.

정상에 올라 내가 다니던 학교와 매일 다니던 길들을 바라 본 경험은 충격적이었죠.

인류 최초로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던 우주비행사들의 마음과 비슷했을 겁니다.





높은 곳에서 내가 아둥바둥 살았던 세상을 보며 삶의 단순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온 것이지요.

그뒤로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북한산에 홀로 올라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느낌을 아이에게도 전하고 싶었죠.

아이와 함께 북한산으로 향했습니다.

우이동 쪽으로 가서 소귀천 계곡으로 올라갑니다.

아이와 동행하니 입구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계곡을 따라 쉬엄 쉬엄 가며 준비한 과자과 음료수를 먹었습니다.

물을 만나면 손을 담그고, 큰 돌을 만나면 그 위에 앉아 쉬었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여를 올라가니 대동문이 나왔습니다.

준비한 김밥을 먹으며 고민했습니다.

멀리 백운대 정상이 보입니다.

두 시간 정도 더 간 후 또 로프를 잡고 약간 경사진 암벽을 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잘 따라와 주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도봉구와 노원구 쪽 아파트 숲을 슬쩍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s_대동문2.JPG

<태어나서 6년 3개월>

 

s_삼각산.JPG

<대동문에서 바라 본 백운대>

 

올라간 길을 다시 내려왔습니다.

민호는 계곡물에서 놀다가 미끄러져 엉덩이가 다 젖었습니다.

조금 힘들었는지 업어달라고 합니다.

"민호가 힘들구나. 저기까지만 업어줄께. 아빠도 힘들어 ㅠㅠ"

욕심내지 않고 돌아온 것을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함께 더 운동하고, 힘을 길러서 또 오자고 했습니다.

민호가 크면 백두산에도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아이는 "백두산이 제일 높아?"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라산은 남한에서 제일 높고 백두산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아이가 대답합니다. "그럼 한라산에도 가자"

 

의식을 도약시킨 다는 둥, 삶의 단순함을 눈으로 확인한다는 둥

거창했던 나의 시도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정상에 오르려고 시도했기에 강한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함께 품게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얼마 전엔 아내와 민호 셋이 함께 남산타워(N서울타워)에 올랐습니다.

버스타고. 아주 편하게.

서울이라는 도시가 넓게 펼쳐져 있더군요.

빌딩은 장난감 같고, 차들은 개미보다 작았습니다.

 

s_남산.JPG

<태어나서 6년 4개월,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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