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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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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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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22일 07시 18분 등록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 구 상 시인의 ‘꽃자리’ 전문 -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걸까요?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추상이며, 우리가 살아낼 수 있는 시간은 오늘뿐이니,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는 말일까요, 아니면 ‘가시방석’이라고 표현된 고통에도 의미가 있으니, 기꺼이 껴안으라는 말일까요.


시인의 속내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저는 ‘시방 여기가 꽃자리’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준 선물입니다.


벗어버리지 못해 안달이었던 서른 살의 자유,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우면서도 때로 도망치고 싶던 육아기간, 심지어 불경기에 처했던 사업조차 모두 ‘꽃자리’였습니다.


성숙의 길목에 선 서른 살, 육아프로젝트는 모두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 불경기라고 해도 일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때가 있겠지 바라면서 버티느라 급급했지, 그 좋은 시절을 향유하지 못했습니다.


살아보니 ‘더 좋은 때’란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해도 그 정점만이 삶이라면, 정점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은 모두 고해가 되고 말겠지요.



삶은 목표가 아니라 여정입니다. 우리는 오직 현재에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무슨 일이 있어도 행복한 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오늘을 껴안아봅니다. 앞으로 걸었다는 기억밖에 없는데, 칡덩굴처럼 얽혀있는 현실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언젠가 내가 행한 일의 결과이고, 당연히 내가 헤쳐나가야 할 일입니다. 지금부터 내게 일어나는 일을 온전히 수용하고, 기꺼이 즐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삶에 대한 대긍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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