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 조회 수 4584
- 댓글 수 4
- 추천 수 0
회사 직원 송별회가 있었습니다. 팀장 이상 필히 참석하라는 메일을 받고 주섬주섬 간 어느 고기집. 소고기의 부드러운 단맛을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는데 가슴 뿌듯하더군요. 회사 잘 옮겼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쨍”.
몇 순배의 잔이 오가자 분위기는 숙연해졌습니다. 이윽고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동안 제가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좀 더 여러분에게 잘해 주지 못했습니다.’
이별을 앞두고 가슴이 벅차 올랐는지 눈물을 그렁그렁 흘렸습니다. 문득 얼마 전 저의 환송회 자리의 찡한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남아 있는 한 직원은 술기운에 자신이 감내할 업무의 부담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담배 연기만 모락모락 피어 올랐고 분위기는 어색했습니다. 희미한 가로등의 그림자처럼 금요일 밤은 그렇게 뉘엿뉘엿 멀어져 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습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게 우리네 사는 모습입니다. 그저 그렇게 살다가 막상 헤어짐을 목전에 두고서야 우리는 진실해지는 듯합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해주지 못했음을 후회합니다. 삶은 이별의 연속인데 좀 더 나긋하게, 좀 더 유쾌하게, 좀 더 솔직하게 지낼 것을……
문득 매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애틋하게 잘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밋밋한 어제와 이별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축복을 기원하고 싶었습니다. 하루를 잘 산다는 건 다시는 오지 않을 그 하루와 잘 이별하는 것입니다.
가을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는데 가슴 속에 뭉클하고 뜨거운 바람이 휙 지나갔습니다.
‘오늘 아무리 바빠도 산다는 건 오직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임을 잊지 말게 하소서.’
멋진 내일이 올 것 같습니다.
IP *.189.235.111
“쨍”.
몇 순배의 잔이 오가자 분위기는 숙연해졌습니다. 이윽고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의 소감이 이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동안 제가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좀 더 여러분에게 잘해 주지 못했습니다.’
이별을 앞두고 가슴이 벅차 올랐는지 눈물을 그렁그렁 흘렸습니다. 문득 얼마 전 저의 환송회 자리의 찡한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남아 있는 한 직원은 술기운에 자신이 감내할 업무의 부담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담배 연기만 모락모락 피어 올랐고 분위기는 어색했습니다. 희미한 가로등의 그림자처럼 금요일 밤은 그렇게 뉘엿뉘엿 멀어져 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습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게 우리네 사는 모습입니다. 그저 그렇게 살다가 막상 헤어짐을 목전에 두고서야 우리는 진실해지는 듯합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해주지 못했음을 후회합니다. 삶은 이별의 연속인데 좀 더 나긋하게, 좀 더 유쾌하게, 좀 더 솔직하게 지낼 것을……
문득 매일 이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애틋하게 잘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밋밋한 어제와 이별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축복을 기원하고 싶었습니다. 하루를 잘 산다는 건 다시는 오지 않을 그 하루와 잘 이별하는 것입니다.
가을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는데 가슴 속에 뭉클하고 뜨거운 바람이 휙 지나갔습니다.
‘오늘 아무리 바빠도 산다는 건 오직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임을 잊지 말게 하소서.’
멋진 내일이 올 것 같습니다.
댓글
4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자산
누님, 정신경영 아카데미에서 보았을 때 첫 모습이 어떤 줄 아세요? 화사했습니다. 환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잘 지내고 계시다는 직감이 삐리리~왔거든요. 누님, 이제부터는 잘 배우는 사람을 포함하여 잘 노는 사람으로 말해줄께요.
초아샘, 안그래도 마음 한켠이 엄청 찔렸습니다. 써니 누나랑 이야기할 때마다 초아샘을 찾아뵙지 못함을 탓했습니다. 3일에 뵙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태종대 앞바다에서 초아샘을 뵙고 회 한사라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꼭 찾아뵙겠습니다.^^
요즘 두 번째 책으로 골몰하고 있는데 이렇게 격려해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꼭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초아샘, 안그래도 마음 한켠이 엄청 찔렸습니다. 써니 누나랑 이야기할 때마다 초아샘을 찾아뵙지 못함을 탓했습니다. 3일에 뵙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태종대 앞바다에서 초아샘을 뵙고 회 한사라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꼭 찾아뵙겠습니다.^^
요즘 두 번째 책으로 골몰하고 있는데 이렇게 격려해주시니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꼭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77 |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 어니언 | 2024.12.26 | 339 |
4376 |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 불씨 | 2025.01.08 | 403 |
4375 | [수요편지] 삶과 죽음, 그 사이 [1] | 불씨 | 2025.02.19 | 409 |
4374 | [수요편지] 발심 [2] | 불씨 | 2024.12.18 | 432 |
4373 | 엄마, 자신, 균형 [1] | 어니언 | 2024.12.05 | 453 |
4372 | [목요편지] 별이 가득한 축복의 밤 [3] | 어니언 | 2024.12.19 | 503 |
4371 | [목요편지] 육아의 쓸모 [2] | 어니언 | 2024.10.24 | 570 |
4370 | [수요편지] 언성 히어로 | 불씨 | 2024.10.30 | 664 |
4369 | [목요편지] 두 개의 시선 [1] | 어니언 | 2024.09.05 | 675 |
4368 | [수요편지] 내려놓아야 할 것들 [1] | 불씨 | 2024.10.23 | 693 |
4367 |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 에움길~ | 2024.08.20 | 696 |
4366 | 가족이 된다는 것 | 어니언 | 2024.10.31 | 698 |
4365 | [수요편지] 타르 한 통에 들어간 꿀 한 숟가락 | 불씨 | 2024.09.11 | 706 |
4364 | [수요편지]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1] | 불씨 | 2024.08.28 | 709 |
4363 | [수요편지] 레거시의 이유, 뉴페이스의 이유 | 불씨 | 2024.10.02 | 718 |
4362 | 관계라는 불씨 [2] | 어니언 | 2024.12.12 | 718 |
4361 | [목요편지] 장막을 들춰보면 | 어니언 | 2024.08.22 | 730 |
4360 | [수요편지] 문제의 정의 [1] | 불씨 | 2024.08.21 | 737 |
4359 | 며느리 개구리도 행복한 명절 | 어니언 | 2024.09.12 | 745 |
4358 | [수요편지] 마음의 뺄셈 | 불씨 | 2024.10.16 | 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