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문요한
  • 조회 수 3589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8년 4월 8일 01시 37분 등록

한창 나이에 꿈을 접어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슬퍼한다. 그러나 나는 편안하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지금이 나는 행복하다. 나의 하루는 평화롭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길을 찾은 것이다. 몸은 점점 굳어가도 해야 할 무엇인가가 있는 하루는 절망적이지 않다. 설레는 가슴으로 내일을 기다리면 하루가 편안하게 흘러간다. (중략) 구원은 멀리 있지 않다. 두려움 없이 기꺼이, 기쁘게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구원일 게다.

- 사진작가, 故 김 영갑 선생의 자서전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
-------------------------------------------------

우연히 어떤 사진을 보았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존재의 전 질량이 담겨 있는 것 같은 무게감이 전해졌습니다. 책을 통해 작가의 글과 제주의 풍경사진을 만났습니다. 한 평생 남의 인정이나 평가를 구하려 하지 않고 오직 자신에게 진실하려 했던 그 진정성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루게릭병이라는 시한부 인생앞에서도 꺽이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을 보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고인은 셔터조차 누를 수 없을 정도로 퇴화되어가는 근육으로 '두모악 갤러리'라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앞마당에 한줌의 재가 되어 흩어져 있습니다.

그의 몸은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영혼은 죽는 날까지 행복했습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늘 따라다니고 고통이 한 순간도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지만 그의 영혼이 기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주말에는 새봄과 함께 찾아온 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들을 속초에서 만났습니다. 새 연구원들은 가장 먼저 ‘죽음 체험’을 경험하였습니다. 새로 시작하려면 먼저 끝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보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울음을 터뜨렸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울음으로 시작한 연구원 활동이 1년 후에는 웃음으로 끝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새로운 삶을 위해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했을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울면서 태어납니다. 그것은 운명입니다.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그것 또한 운명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울면서 죽지만, 누군가는 웃으면서 죽기도 합니다.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가슴이 원하는 일을 계속 하는 사람이라면 웃으면서 죽음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비록 그 길이 죽음을 재촉하는 지름길일지라도...

- 2008. 4. 8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191호]-



* 제주 용눈이 오름 사진을 클릭하면 김영갑 선생의 두모악 갤러리로 연결됩니다.

IP *.189.235.111

프로필 이미지
앨리스
2008.04.08 09:43:58 *.248.16.2
잘 읽었습니다. 이 달 말에 제주 여행가는데요, 두모악 갤러리를 예전에 알아두고 간다고 해 놓고서는 막상 제주여행을 계획하면서는 맛집 검색에만 몰두했었네요^^ 두모악 갤러리 꼭 가봐야겠습니다. 저도 그분 사진들을 봤는데 그 분의 인생과 함께 감동이더군요. 화사한 봄날 되세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54 엄마, 자신, 균형 [1] 어니언 2024.12.05 1440
4353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불씨 2025.01.08 1450
4352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어니언 2024.12.26 1460
4351 목요편지 - 아내의 눈물 [2] 운제 2018.10.18 1484
4350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1489
4349 [일상에 스민 문학] 에필로그 [4] 정재엽 2018.12.26 1508
4348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정재엽 2018.08.15 1509
4347 [수요편지] 발심 [2] 불씨 2024.12.18 1516
4346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수희향 2019.05.24 1522
4345 목요편지 - 요가수업 [2] 운제 2019.05.09 1525
4344 어린이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제산 2019.05.06 1538
4343 세 번째 생존자 [1] 어니언 2022.05.26 1541
4342 핀테크는 왜 '개인금융의 미래'라 불리는가?(2편)-레이니스트 [2] 차칸양 2017.10.10 1542
4341 [금욜편지 32- 서울산업진흥원 창업닥터] 수희향 2018.04.13 1543
4340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리스트 정재엽 2018.07.24 1544
4339 [금욜편지 98- 내가 만드는 나의 미래] 수희향 2019.07.26 1544
4338 세상의 모든 쿠키는 수제입니다 [2] 이철민 2017.12.14 1546
4337 [일상에 스민 문학] - 수녀원에서 온 편지 정재엽 2018.01.24 1546
4336 목요편지 - 새소리를 들으며 운제 2018.05.03 1547
4335 [수요편지] 니체가 월급쟁이에게 장재용 2020.03.04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