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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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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6일 07시 16분 등록

퇴근길에 우연히 무가지 신문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나른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뒤적이는데 기사 하나가 눈을 잡아 끌었습니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싱글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였습니다. 재미있는 답변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살펴보자면 이렇습니다.

 

남성의 경우는 ‘매일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는 동료를 볼 때’라는 답변이 28%의 지지를 받았고요.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기혼자들을 볼 때’라는 대답도 13%나 되더군요. 여성의 경우에는 ‘회식 자리에서 남편. 아이 때문에 일찍 귀가하는 동료를 볼 때’가 높은 순위를 기록했네요.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해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런데요,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은 다름 아닌 ‘육아문제’였습니다.

 

육아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에 싱글이 좋다는 거지요.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닙니다. 경제적인 성공이 가장 높은 가치가 되고,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부모가 모두 돈을 벌어야만 하는 세상에서 육아문제가 힘들다는 문제는 다시 곱씹을 필요조차 없는 당연한 일이 되었지요. 하지만 저는 이 부분에서 입맛이 씁쓸해지고 말았습니다.

 

첫아이가 태어나던 그날의 감격을 조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내의 허리춤에 둘러진 커튼 아래로 거뭇하게 아이의 머리통이 보이던 그 순간 터져 내렸던 눈물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녀석이 길가에 난 이름 모를 풀을 보고, 고사리 같은 손을 뻗어 가리키며 ‘꽃’이라고 했던 그날의 햇살이 아직도 눈부십니다. 처진 어깨로 어둑해진 밤길을 더듬어 집으로 돌아오던 길, 저 멀리에서 ‘아빠’를 부르며 가로등 불빛을 가로질러 달려오던 아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선합니다. 어떻게 이 아이에게 ‘문제’나 ‘스트레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그래도 다행히 기사의 끝에는 ‘그래도 싱글보다 결혼이 좋은 이유’가 꼬리처럼 달려있네요. ‘이 세상에 든든한 내편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랍니다. 그렇지요. 정말 내편이지요. 이제 이 새벽이 밝으면 또 하나의 내편을 만나러 병원으로 갑니다. 그 동안 제법 엄마, 아빠의 속을 끓였던 계집아이의 얼굴이 못 견딜 만큼 궁금하네요.

 

어젯밤, 온갖 부작용과 사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지못해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삶과 죽음이 지척에 있음을 소름 끼치도록 선명하게 느끼는 새벽입니다. 아이의 사진을 예쁘게 담아 다음 주 마음 편지를 띄울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기도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 안내 ***

 

변화경영연구소의 박승오, 홍승완 연구원이 진행하는 ‘나침반 프로그램’이 11월 1일, 8일, 15일의 3일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20대의 갈림길에서 인생의 방향을 찾기 위한 자아탐색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변의 후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IP *.189.22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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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10.26 07:39:06 *.213.76.81
건강하게..태어나길 소망합니다.

이미 태어났을 수도 있겠군요.

이쁜 아이의 사진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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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27:57 *.189.232.50
태어났습니다. 지 오빠랑 똑같이 생겼습니다. ㅎㅎ

조만간 사진 찍어서 공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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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2009.10.26 09:15:20 *.249.162.7
종윤이형,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늠름한 모습을 곧 뵙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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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28:44 *.189.232.50
고맙다. 도윤아. 덕분에 무사히 잘 태어났다.

그런데, 난 한 아이의 아빠일 때도 늠름했었단 말이지~ ㅎㅎ 만나서 축하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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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전략
2009.10.26 09:32:54 *.121.106.107
그날의 감격들 - 생생한 묘사가 사진 보다도 나은 것 같군요.
좋은 소식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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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29:45 *.189.232.50
글을 쓰는 내내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는데, 그게 글에도 나타났다니 다행입니다. 아내와 아이 모두 건강합니다.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저도 참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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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9.10.26 09:48:23 *.108.48.236
성장한 아이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는 나로서는,
좀 더 복합적인 울림이 있는 글이군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오늘 하루 무사히 마무리하기 바래요.
아기천사와의 가슴벅찬 조우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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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34:05 *.189.232.50
떠나 보내야 하나요? ㅎㅎ 선생님 말씀대로 새로운 관계로 다시 엮이는 거겠지요?

의사랑 간호사들이 하도 겁을 줘서 완전 쫄았었는데요. 출혈이 많아서 수혈을 받기는 했지만 비교적 무사히 끝났네요. 아이를 보니 정말 좋네요. 이제 이 녀석과 새롭게 꾸며갈 앞으로의 시간들이 잔뜩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조만간에 사진으로 인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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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9.10.26 11:14:22 *.122.216.98
종윤아 축하한다.
같이 기도하자.
'아이는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힘찬 울음으로 세상에 나왔음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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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35:05 *.189.232.50
ㅎㅎ 그래. 주원이는 태어났을 때 울지 않았거든, 그런데 이번에 미소는 제법 힘차게 울더라. ㅎㅎ 네 기도 덕분이었나보다. 모든 일이 무사히 끝난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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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10.26 12:38:21 *.10.137.54
선배 응원기도 보내요^^
아가도 산모도 모두 건강하게
그래서 가족 모두 더욱 행복하게 지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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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7 08:35:42 *.189.232.50
고마워요~ 응원 기도 덕분에 산모도 아이도 모두 건강해요. 네~ 더욱 행복해질게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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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혜
2009.10.27 09:40:43 *.96.12.130
대리님, 축하드려요^^
주원이도 너무 귀여웠는데, 주원이를 닮았다니, 더더욱 귀엽겠군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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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47:39 *.96.12.130
주원이랑 완전! 닮아서 깜짝 놀랐어요. 식구가 하나 더 느니까 아주 좋네요. 행복한 시간을 잘 만끽할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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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동
2009.10.27 10:21:47 *.176.103.218
산모도 그 옆에서 가슴 졸였을 남편도 고생 많았어요 ~~
아들 딸 순서도 똑같다니 더욱 친근감(?)이 느껴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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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48:24 *.96.12.130
ㅎㅎ 전화까지 직접 주시고~ 이제 애들까지 데리고 한번 만나면 거창하겠는데요. ㅋㅋ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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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2009.10.27 15:48:40 *.71.76.251
추카. 글구 이쁘아기 빨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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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48:56 *.96.12.130
감사.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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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
2009.10.27 16:55:48 *.38.153.141
종윤~~~ 쑥스럽지만 우리 19기를 대표해서 축하축하!!!
예쁜 애기, 고생한 산모, 마음 졸인 아빠, 덩달아 힘들었을 주원이까지 모두 고생 많았어요.
고생 끝, 행복 시작! 아니 행복 끝, 고생 시작인가? 
셋째는 안낳봐서 모르겠구 둘째는 몇배로 예쁘다는 것...
이제 진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실감 팍팍 날듯...ㅎㅎ...다시 한 번 축하해요.

우리 19기는 언제 한 번 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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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51:36 *.96.12.130
ㅎㅎ 그러게요. 다음 봄 꿈벗모임은 우리 기수가 준비해야 하는데... 그 전에 의기투합 함 해야하는데~ 회장님이 좀 움직여주셔야 할 거 같네요. 다들 둘째가 더 예쁘다고는 하는데, 아이도 함께 한 시간이 소중한지라... 요즘 첫재까 짠~하네요. 식구가 넷이 되니까 왠지 꽉! 찬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어제 첫째 아이 데리고 자는데 행복하더라구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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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10.27 19:37:52 *.248.235.10
종윤씨,
또 한번의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었군요.

축하해요.
눈부신 햇살아래 꽃을 "꽃"이라고 부르던 주원이
긴장과 설레임속에 미소짓는 가족을 만난 "미소"
가슴 이 뭉클해지는 아버지 마음이고 빛나는 가족입니다.
애쓴 미소 엄마에게도 정말 축하하고 싶어요.

꿈벗 전체모임에서 아침인사하던 어린왕자 같던 주원이 모습이 생생한데....
미소는 또 어떤 미소로 우리를 죽여주려나.....걱정이 되기도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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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54:53 *.96.12.130
네~ 아이가 태어나는 시간은 기적의 연속이네요. 아내가 수술실로 빨려들어간지 이십여분만에 다급하게 보호자를 찾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허둥지둥 달려가보니, 이제 막 태어난 아이가 있더라구요. 손가락, 발가락을 세어주며 축하한다고 말해주는데, 그냥 붕 떠있는 거 같았어요. 아이가 신생아실로 보내지고 혼자 수술실 앞에 남겨진채 아내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길 기다리는 시간동안은 시간이 멈춘 듯 했지만... 이제는 다~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네요.

미소는 주원이와 완전 똑같이 생겼어요. ㅎㅎ 깜짝 놀랄만큼~ 조만간에 둘이 세트로 아침 문안인사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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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0.27 22:40:09 *.255.183.61
종윤 형, 많이 많이 축하해요!
형수님과 아이 모두 건강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형이 웃는 모습 상상하니 저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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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09:55:38 *.96.12.130
그래~ 고맙다. 많이 좋아. 아주 행복하고...

너도 얼른 하나 만들어라. 장가는 좀 천천히 가더라도 말이지~ ㅎㅎ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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