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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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사흘마다 바람이 불어서 비둘기집 지붕이 날아가 버리고, 세금을 내기 위해 가축을 처분해야했습니다. 태풍이 불면 포도밭이 엉망진창이 되지 않을까, 과수원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안심하고 창작에 전념할 수 없습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가난 속에서 죽는 편이 낫겠습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조각가 도나텔로는 자신의 후원자인 메디치가문으로부터 농장을 하나 기부받았는데, 
얼마 후 도나텔로는 그 농장을 다시 메디치가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위에 적어 둔 내용입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후원한 메디치가의 참주였지요. 그는 특히 도나텔로를 극진히 아껴 자신이 죽은 후에도 도나텔로가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피렌체 교외의 농장 하나를 도나텔로에게 주라고 유언을 했답니다. 코시모의 아들 피에로는 그 유언을 지켜 도나텔로에게 농장을 하나 주었지만, 그는 예술가였지 농장주는 못되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피에로는 다시 그 농장을 돌려받고 그 대신 매달 그 농장에서 들어오는 수입만큼을 그의 구좌에 넣어 주게 했답니다. 도나텔로는 이 조치에 진심으로 고마워했지요. 
그 후 도나텔로는 1466년에 세상을 떠나면서 코시모 데 메디치 무덤 옆에 자신을 묻어 달라고 유언을 하게 됩니다. 피에로는 이 약속도 지킵니다. 지금도 피렌체에 있는 산 로렌초 교회의 메디치가문 묘지에 코시모와 도나텔로는 나란히 묻혀있습니다.   감동적이지요 ?   삶도 나누고 죽음도 나눈다는 것이 바로 축복입니다. 
꽃의 도시 피렌체를 떠나면서 감동과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가득했습니다. 500년 전에 그 도시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나를 압도했기 때문이었지요. 도시 자체가 걸작이었고, 그 도시의 건축물들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진귀한 예술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으니까요.
코스모 데 메디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 도시의 기분을 알고 있다. 우리 메디치 집안이 쫒겨날 때 까지는 50년도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가도 물건은 남는다" 
그의 말대로 500년이 지난 지금도 피렌체는 관광객으로 북적거립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잊을 수 없는 역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남겨진 물건뿐 아니라 그 물건을 만든 위대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시료리아 광장에서 그 유명한 '다윗 조각상'을 보면서 나는 23살의 미켈란젤로를 생각합니다. 코시모와 도나텔로의 묘지를 보며 그 속에 나란히 묻혀있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들은 웃고 있군요. 신으로부터, 또 운명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니까요.
자기경영은 르네상스입니다. 인간의 부활이지요. 역사는 결국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경영은 바로 내 속에 묻혀있는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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