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땠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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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문이 열린다.
양수는 곧 터져나갈 것이고 자궁 벽에 붙어 있는 그를 싸고 있는 보자기, 난막도 곧 떨어져나갈 채비를 끝내고 있다. 그는 아직 자궁 속에 있지만 세계가 곧 깨어져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마흔한 살, 생애의 마지막 희망을 낳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살의로써 무장하고 있는 그의 어머니가 선택한 시각은 칠흑 같은 한밤이다. 그의 오관들은 그의 탄생보다 더 빠르고 예민하게 열려 있다. 계집애가 나오면 엎어놓아버릴 것인즉...... 이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바로 그 대목부터이다. 이미 개구기......라는. 아래의 이 인용에서 등장하는 나는, 이글을 쓰는 쉰여섯 살의 내가 아니라 열여섯 살의 그, 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화자인 그는 자궁 속에 아직 있다.'
'더러운 책상(박범신)' 중
한 평생이 우울했던 한 작가의 청소년기에 대한 회상.
생애의 무엇이 그를 그리도 암울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역시나 씁쓸한 그의 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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