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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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소개가 모자란 기분이 들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유수지위물야 불영과불행)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
- 맹자, <盡心 上>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도 우리가 특히 명심해야 할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科는 학과學科라고 할 때의 그 과입니다. 원래 의미는 '구덩이'입니다.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지요. 건너뛰는 법이 없습니다. 건너 뛸 수도 없는 것이지요. 첩경捷徑에 연연하지 말고 우직하게 정도正道를 고집하라는 뜻입니다. 무슨 문제가 발생하고 나면 그제야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원칙에 충실하라"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건너뛰었다는 뜻이지요.
신영복, [나의 동양고전 독본, 강의] p. 245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 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구본형, [사람에게서 구하라] p.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