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 조회 수 3293
- 댓글 수 6
- 추천 수 0
얼마 만인가. 어제, 또 이사했다.
잦은 이사에 서럽고 속 시끄러운 순간들을 경험하며 한숨으로 세상을 배웠더랬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새 다시 알려준다. 산다는 건 참 이래저래 다양해 주신다.
감사하기로 했다. 지하 방 한 칸으로 시작했는데, 두 녀석이 자기들 방 하나씩을 당연하게 여기니 그거면 됐다. 고층 아파트들 올려다보며 저 사람들은 좋겠다 했었는데, 좋은 단지에 평수 따지게 되었으니 그것도 이만하면 됐다. 남편 무능하다며 아이들과 셋이서 따로 살 계획이었는데, 싸움의 기술을 익혀서 남편과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게 되었으니 더는 바랄 것도 없다. 그냥 다시 또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이사가 알려주었다. 고마운 이사다.
어젯밤, 남편과 술 한잔 하면서 눈물을 감추며 각자 조용히 울었다.
결혼한 지 20년, 돌아보니 돌아볼 것도 많았다.
큰 아이 수시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합격에 웃고 불합격에 울고, 어제는 녀석이 울었다.
살아보니, 그래도 우는 날보다는 웃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날도, 눈물이 나는데 웃는 날도, 다 좋은 날들이었다.
아마도 이제는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보다. 감사한 일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자꾸만 미루게 된다.
누가 읽는지도 모르는 이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 무엇일까 싶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6 | 정예서/ 좌절된 갈망 | 효우 | 2015.10.21 | 2672 |
675 |
정예서/ 지방엄마의 유쾌한 가족혁명 ![]() | 효우 | 2015.12.09 | 2731 |
674 | 정예서/ 버럭하는 부모에게 | 효우 | 2016.04.27 | 2747 |
673 | 정예서/ 스스로를 믿는 힘 | 효우 | 2016.06.29 | 2751 |
672 | 정예서/시간의 가치 | 효우 | 2016.02.03 | 2765 |
671 | 정예서/ 낙타, 사자, 아이, 그리고 초인이 되어 | 효우 | 2016.10.19 | 2804 |
670 | 정예서/ 시간의 가치 | 효우 | 2017.08.17 | 2809 |
669 |
정예서/절해고도,봄편지 ![]() | 효우 | 2016.04.06 | 2832 |
668 | 정예서/ 집단 무기력 | 효우 | 2016.11.23 | 2833 |
667 | 참꿈과 가꿈을 구별하라 | 효우 | 2016.05.18 | 2850 |
666 | 정예서/ 타고난대로 꽃피게 하라 | 효우 | 2016.05.04 | 2851 |
665 | 정예서/ 쪽파 다듬는 남자 | 효우 | 2017.09.14 | 2866 |
664 |
정예서/ 일상의 힘 ![]() | 효우 | 2016.04.20 | 2870 |
663 | 정예서/ 상황속의 리더 | 효우 | 2018.02.21 | 2870 |
662 | 정예서/관형찰색『觀形察色』 | 효우 | 2016.09.28 | 2872 |
661 | 정예서/관계안의 계약 | 효우 | 2015.07.01 | 2873 |
660 | 정예서/일의 의미와 가치 | 효우 | 2017.01.11 | 2875 |
659 | 정예서/ 시간의 속도 | 효우 | 2015.07.15 | 2877 |
658 |
정예서/꽃길을 걸으려면 ![]() | 효우 | 2016.08.10 | 2877 |
657 | 정예서/ 미대선에 부쳐, 군자 불기 '君子不器' | 효우 | 2016.11.09 | 28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