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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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인가. 어제, 또 이사했다.
잦은 이사에 서럽고 속 시끄러운 순간들을 경험하며 한숨으로 세상을 배웠더랬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새 다시 알려준다. 산다는 건 참 이래저래 다양해 주신다.
감사하기로 했다. 지하 방 한 칸으로 시작했는데, 두 녀석이 자기들 방 하나씩을 당연하게 여기니 그거면 됐다. 고층 아파트들 올려다보며 저 사람들은 좋겠다 했었는데, 좋은 단지에 평수 따지게 되었으니 그것도 이만하면 됐다. 남편 무능하다며 아이들과 셋이서 따로 살 계획이었는데, 싸움의 기술을 익혀서 남편과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게 되었으니 더는 바랄 것도 없다. 그냥 다시 또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이사가 알려주었다. 고마운 이사다.
어젯밤, 남편과 술 한잔 하면서 눈물을 감추며 각자 조용히 울었다.
결혼한 지 20년, 돌아보니 돌아볼 것도 많았다.
큰 아이 수시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합격에 웃고 불합격에 울고, 어제는 녀석이 울었다.
살아보니, 그래도 우는 날보다는 웃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는 날도, 눈물이 나는데 웃는 날도, 다 좋은 날들이었다.
아마도 이제는 내가 조금은 어른이 되었나 보다. 감사한 일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자꾸만 미루게 된다.
누가 읽는지도 모르는 이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 무엇일까 싶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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