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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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때였어. 내 마음이 떨리기 시작한 것은. 평소 잊고 지냈던 어딘가 깊숙한 곳의 나지막하지만 또렷한 두근거림을 들은 것은. 그래. 그 때 쯤이었지. 내가 너를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도. 텅빈 하늘을 향해 한바탕 울어젖힌 뒤 맑은 얼굴의 내가 이 세상 어딘가엔 있음을 알게 된 것도 그 때였어.
무작정 떠나고 싶었지. 마구 내달리고 싶었어. 보잘것없는 주저함과 답답한 두려움을 속시원히 떨쳐버리고 저 하늘과 땅 사이를 말 타고 달리다 보면 어딘가 끝이 나오는 것일까. 저 북쪽 끝에 있다는 바다 같은 호수까지 달려가 그 물 속에 비친 끝간데 없이 펼쳐진 파란 하늘을 들여다 보고 싶었지.
그러나 시간은 가고, 무심하게 일상은 흐르고. 그 때는 미처 몰랐네. 이렇게 다시 어딘가에 묶여 인생을 허비하게 될 줄을 그 땐 몰랐지. 구름이 떠 가듯 꿈도 가고 시간이 흐르네. 그렇게 모든 것 다 사라져도 어떤 순간은 남아, 그 떨림으로 아, 인생은 시가 되네. 노래가 되네. 한 잔 술이 되어 노란 달이 뜨고, 붉은 꽃이 피어 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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