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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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온 그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공간을 거쳐 여기에 서 있게 되었을까요. 그 공간의 의미들이 모여 지금의 그대를 대표하게 되었겠지요. 가스통 바슐라르는 '집은, (공간으로 바꾸어 말해도 괜찮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집의 추억은 꿈의 가지를 한데 모아준다. … 이하 중략 …
하늘의 뇌우와 삶의 뇌우들을 거치면서도 인간을 붙잡아 준다. 그것은 육체이자 영혼이며 인간 존재, 최초의 세계이다’
바슐라르가 『공간의 시학』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내가 거쳐 오며 머물렀던 공간의 기억, 더 나아가 행복한, 즉 나를 성장시켰던 공간의 이미지, 그 이끌림’ 입니다. '초라한 공간조차도 조개껍질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이 공간의 가치들은 무의식속에 뿌리박고 있어, 다시 말해 너무나도 당연시 되어 어떤 환기에 의해 되찾게 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그 가치를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의 응집력을 목격했습니다. 다만, 어떤 공간에서 함께 매일 글을 썼을 뿐인 사람들의 가슴에서 각기 다른 악기가 연주되고 그리하여 그 소리가 화합하는 오케스트라가 되어 웅장한 심포니를 연주하는 소리를 듣고야 말았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이제껏 해온 일의 방점을 찍는 일이었습니다.
뜨겁고 눅진한 이 계절을 유쾌하게 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현상이 오곡백과를 여물게 하는 여름의 소명인 것이기도 하지요. 그대는 지금 어느 공간에서 할 일을 하고 계신지요.
그대 또한 그대가 머무는 공간의 힘을 믿어 보지 않으시려는지요. 이 땅에 그대가 머물러만 있다면 공간의 기억은 얼마든지 다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또 말하게 되겠지요.
'지난 여름은 굉장했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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