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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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30(토), 부산 영도구 동삼동, 초아 선생님 자택
1. 들어가며
늦은 여름 휴가를 제주에서 보내고 돌아온 다음 날. 지인의 결혼식에 참여하느라 조금 늦게 모임 장소인 영도로 향했다. 영도는 4년간의 대학생활을 고스란히 기억나게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업무 때문에 혹은 바람 쐬러 자주 들리게 된다. 오늘은 영남모임을 위해 고문역을 맡고 계신 초아 선생님 댁으로 가는 것이니 느낌이 유별나다.
도착해보니 대부분 자리하고 계셨고 거실에는 과일이며 음료수에 떡 까지 먹거리가 한 상이다. ^^ 베란다 창밖으로는 오륙도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정경, 오른 쪽에는 형산이 졸업한 한국해양대학도 보이고...
참석하신 분들,
고문 초아 선생님과 동행, 회장 운전 정희근, 이수 선생님, 운제 김달국, 효재 오옥균, 함장 황성일, 혜암 민도식, 서학 신은희, 석향 예영순, 박진태+주미 부부 및 자녀 2분 그리고 형산
처음 오신 분 : 단혜 김현경, 이강전 그리고 주미씨
단혜는 운제 선생님, 이강전씨는 백오의 소개로 자리하셨고 주미씨는 진태씨와 함께 부부 금술을 자랑하고자 참석? ㅋㅋ
2. 강의 : 어떻게 상대를 즐겁게 할까? / 운제 김달국
유머, 칭찬 그리고 아부. 이 3가지를 통해 상대를 유쾌하게 만들어 보자. 사실 이 강의는 글로 풀어 써 봐야 맛이 안난다. 아는 사람 다 아는 어당팔 운제 김달국 선생님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특유의 화법과 유머 폭탄의 세례 속에 들어야 가슴에 확! 와 닿을 것이다. 모임의 후기 담당자로서 강의와 독서 토론의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비루하지만...ㅠㅠ
ㅇ 유머 : 강사는 중학생 때 링컨의 일화를 통해 유머를 접하면서 관심을 가졌고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 오셨다는 전언.
- 유머는 힘이 있다. 마음을 열어주는 열쇠이자 갈등해소의 도구이다. 그냥 의사전달을 할 수도 있지만 가벼운 유머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음식이 영양만 가득하기 보다는 맛이 있어야 하듯) 여유가 없을 수록 한 템포 쉬어가는 방법이 되는 윤활유 같은 존재
- 유머는 나름의 묘리가 있다. 초/중/종 장의 3단 구조에 반전을 포함한다. 우리가 웃게 되는 원리는 화자보다 우월감을 느끼거나,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시의 상황이나 표정, 말투, 행동 등도 웃음 유발 요인이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순발력이 필요한데 이는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 유머를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 외워서 하는 유머는 초보다. 자신의 경험을 소재로 사용하는 것도 좋고 중의법은 많이 쓰는 방법이다. 비유법의 경우 사회적으로 상사인 사람에게 사용하기에 좋다. 인신공격이나 외모를 소재로 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과유불급은 당연지사. 유머는 기술 이전에 화자의 원만한 인격과 여유있는 인생관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즐거워야 한다.
- 유머를 즐기자. 유머는 지적이며 긍정적인 활공이다. 상대방의 유머를 유도하고 많이 반응해 주자.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일 줄 알고 자신을 많이 낮춰야 한다. 리더들이 유머를 구사하는 수준을 보면 그 사람의 크기가 짐작된다. 역대 대통령들의 유머를 한번 떠올려 보고 잠시 평가해 보시면 어떨까요?
ㅇ 칭찬 : 칭찬은 상대방을 3초만에 기쁘게 하는 방법이며 세로토닌을 팡팡 솟게 하는 도구인데 이 어찌 자주 사용하지 않을손가?
- 가슴 속의 열등감을 잠재우는 수면제이자 잠들어 있는 거인을 깨우는 각성제
- 유머는 기억에 남고 칭찬은 가슴에 남는다. 유머는 재미있는 사람을 만들고 칭찬은 고마운 사람을 만든다.
- 우리가 칭찬에 인색한 것은 익숙하지 않고, 칭찬에 대한 오해와 부작용이 과대 해석된 결과이다. 또한 타성에 젖거나, 낮은 자존감은 타인을 칭찬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칭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상대의 장점을 보려면, 긍적적으로 찾아야 하고 감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관심과 배려는 칭찬할 내용과 이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작고 당연한 것에서 찾아보자.
- 어떻게 칭찬할까? (결과 말고) 노력과 과정을 칭찬하자. 구체적으로, 적기에 맞춤형으로 칭찬하자. (외모->소유물-> 성과) 균형감각을 갖고 장점에 덧붙여 가볍게 문제도 지적할 수 있더. 자주 감탄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자신있게 칭찬하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칭찬하는 버릇을 갖자.
ㅇ 아부 : 아부는 칭찬과 한 뿌리를 가진 사촌이다. 아부를 전혀 못한다면 자랑이 아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아부를 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 선의의 아부는, (전략적인) 특별한 칭찬, 친목도모령, 생계형 아부 등이 있겠고,
- 악의적인 아부는, 출세지향형 아부와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사기형 아부가 있다.
- 선의의 거짓말도 있지 않은가? 진실하다고 하여 항상 선은 아닌 것이다...
3. 출판 기념 : 감성소통/ 서학 신은희 박사
가정집에서의 모임인 관계로 플랜카드 없이 기념 케익을 나누고 함께 축하해주는 것으로 간단히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모임 때는 서학님께서 저서로 강의를 해 주시겠죠? 책 한 권 내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이렇게 진심으로 축하받기는 더더욱 어렵죠. 여튼 영남함성에서 작가가 계속 배출되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
4. 독서 토론: 모멸감 / 김찬호
독서토론은 다양한 의견과 식사시간까지 토론이 연장선상에 있어 따로 정리하기에 항상 곤란을 겪습니다. 이번부터 도서의 객관적 개요는 형산이 정리한 자료를 사용하고, 토론 시의 의견들을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참석자들은 흐름을 알고 계시므로 큰 무리 없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합니다. 아님 말고. ㅋㅋ (복사해 붙인 글이 이 화면에서 편집이 안되어 아래 글이 이 모양이니 이해 바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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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스리고 조절하는 능력은… 우선 개인적인 과제지만, 사회적인 차원의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느끼는 가는 타고난 천성이나 성장 배경에 좌우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대를 지배하는 정서적 문법의 영향을 받는다.
프롤로그: 감정의 다면적인 본질
행동을 약속할 수는 있으나, 감정을 약속할 수는 없다. 감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고, 스스로 위장을
잘한다. 감정은 이성보다 더욱 근본적이고 강력하다. 그것은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잉여가 아니라, 중대한 인간사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감정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순전히 개인적인 것도 아니고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만도 아니다. 모멸감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못난 사람들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어떻게 열릴까.
1장: 모멸감의 기본적 속성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볼 수 있을 때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수치심의 수준은 위험할 정도로 죽음과 가장 가까운 상태. 상대방의 변화를 원한다면, 결함을 지적하고 꾸지람을 하되 그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모멸은
수치심을 일으키는 최악의 방아쇠. 폭력의 생성조건,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감추고 싶은 마음. 자신을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삶은 타인을 수단으로만
대하는 관계와 맞물려 사회의 비인간화로 이어진다. 감정노동(감정부조화)
2장: 한국사회의 정서적 지형과 모멸감이 만연하게 된 역사적 배경
언어는 생각과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현실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창출한다. (한국인의 삶은 부정적인 감정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거기에는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사회적 관행들이 맞물려 있다. 귀천에 대한 강박, 신분의식, 갑을관계, 공동체
붕괴…
3장: 모멸의 존재 방식
비하, 차별, 조롱, 무시, 침해, 동정, 오해
4장: 모욕을 주고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
겸손과 공경은 상호적이어야 한다. 일방적인 것은 횡포다. 물리적 쾌적, 생리적 청결. 돈을
아무리 많이 받는다고 해도 내어줄 수 없는 것이 많다. 그 목록이 길수록 잘사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필요한 것은 살아갈 방편이 아니라 살아갈 이유. 돈의 위상을 목적에서
수단으로 바꿔놓는 작업. 소수자, 차별을 차이로 변환하고
스스로 차별화 하는 기획. 환대의 시공간(우리는 자신을 완성하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한 관계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들, 억지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다. 자신을 아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5장: 모멸에 대한 내성 키우기
삶이 특별해지는 순간은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유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멈추는 데 있다. 멈추는 곳에서 선택이 일어난다. 타인에게 하는 말은 곧 자기에게
하는 말. 내가 먹이를 주는 놈(늑대)이 이긴다. 나 아닌 것들을 위해 마음을 나눌 줄 아는 사람,
맺음말: 스스로를 돌보면 자족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
구조적 차원, 문화적 차원, 개인의 내면적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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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조직 생활에서 모멸감을 느꼈거나 (알게 모르게)남에게 모멸을 준 경험들에 대한 공유가 가장 많았다. 다만, 개인의 성향이나 환경에 따라 모멸을 모멸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겨내야 할 과정으로 인식한 분들도 있었다. (파워 내공?)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모멸에 대한 대응은 내 그릇의 크기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는... 아울러 책을 통해 명쾌하지 않았던 감정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확보하고 원인을 확인함으로써 위로를 얻었다는 분도 계시고.. 고민이 많을 때는 글로 표현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힘든 경험은 또한 성장의 기회가 된다는 단골 처방도 나옴. ^^
책의 구성은 모멸감에 대한 백과사전식 정리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최초로 모멸감에 대한 정의를 통해 사회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한 책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
한국사회의 현실이 모멸에 대한 건전한 해결책을 찾기 힘들어진 것은 시대의 큰 어른이라 할 만한 리더가 없기 때문 아닐까에 대한 설왕설래. 기본적 소양이나 삶의 철학을 가르쳐 주지 않는 사회가 불안하지만, 개인이라는 사회 구성원은 시간적/물질적/구조적 한계를 느낀다는 무력감 역시 다수. 내적인 힘을 기르기 위한 투자여력 역시 미지수인 세상...
책을 통해 내 경험을 재발견하고 개념어로써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발표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한 부분이리라 보여지는데, 거창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기대하기에 앞서 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우리의 최선이 아닐까? 인간은 습과의 동물인 고로 감정/욕망도 어느 정도는 훈련을 통해 이겨나갈 필요가 있겠다. 시간이 지나면 길이 보인다.
(언제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시간을 놓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라는 초아 샘의 마무리 멘트...
5. 석식 그리고 대화
초아 선생님 자택 근처의 식당에서 강진 도야지를 직접 도축하여 당일로 가져와서 파는 생삼겹살을 맛 봄. 연기가 너무 나서 눈이 매운 것 외에는 매우 맛나게들 드심.
영남모임의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첫 참석하는 여성회원은 항상 파워풀 하다는... ㅡㅡ;;; 이번에도 예외없이 "단혜"님 께서 핵폭탄급 단어를 연신 발사하여서 장내가 매우 소란 및 발랄하였음. ㅎㅎ 우리는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아 동승했다가 마지막까지강력한 임팩트 경험함. 여튼 무지 반갑긴 했음.
6. 차기 모임 공지
차기 모임은 10월 25일, 경주 / 월암재에서 1박 2일로 개최 예정.
토론 지정도서는 [ 사라진 낭만의 아이러니 / 김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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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하여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임, 영남 지역
※ 조직도 (종신 체제)
회장 : 운전
재무 : 함장 황성일 (총무, 해성
고문 : 초아
후원 : 포항 3인방 + 미스 포항 (운제 김달국, 효재
회원 : 영남지역에 거주하였거나 거주하시거나 거주할 의향이 있거나 그냥 맘이 동하시는 분.
오시는 분 환영하고, 가시는 분에게도 부담 드리지 않음.
※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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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당, 오늘에 이름.
- 격월로 모임을 갖고, 1년에 한 번은 1박 2일로 정신줄 놓는 행사를 가짐.
※ 모임의 진행 및 성격
- 주기: 격월 진행 (회원 사정 및 외부환경에 따라 탄력적 조정. 단, 1년 6회 엄수)
- 진행: 강의(회원 품앗이 또는 외부강사 초청), 독서 토론(지정도서 또는 최종 모임 결정에 따라 선정)
기타 출간자가 있거나 외부 강사가 있을 경우 상황에 맞게 진행. 이후 석식 간담회.
- 회비: 3만원. 찬조하시겠다면 절대로 안 말림. 완전 환영.(반지, 목걸이 제외.)
- 혜택: 초아 샘의 아호 및 촌철살인 인생 코멘트(단, 청심환 복용 필요)
운제 선생님의 폭발하는 유머, 기타 영남 회원들의 끈끈한 정을 무상 공급함.
모두들 잘 귀가하셨죠?
님들의 축복과 응원에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냄으로 제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단혜님, 이강전님, 주미님의 첫 참석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열심을 내시면 좋겠습니다.
형님임에도 재무를 맡아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함장형님에게도, 늘 걱정어린 마음으로 지도와 편달을 아끼지 않으시는 초아선생님과 칭찬과 응원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주시는 운제님과 효재님...
독서토론을 진두지휘하며 어디서 저런 표현들이 저리도 자연스레 나오는가 감탄토록 만드는 혜암님과 대한민국 최고의 후기전문작가의 반열에 오른 형산님 등 우리 영남권은 정말 멋진 모임임을 자부합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경주에서 정말 멋지게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평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