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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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게
김 영
더디더디 오시게
그대와 나 사이
그리움을 바람만바람만 두고
시간의 허전한 골목에서
우연인 척 만날 만큼 천천히
초저녁부터 어둠이 가장 깊은 거리까지
온돌처럼 은근하게 달아올라
서로에게 지워준 짐
가슴속에서 쓰다듬어 한살이 될 때까지
오래오래 있으시게
바람을 따라가는 날
추억의 꽃씨를 따 모을 수 있게
느릿느릿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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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번 가을을 맞이하고 보내는 내 마음이다!
더디게 더디게 와서 느리게 느리게라도 가지는 말고 오래오래 머무르길.
간절히 읽고 읽어 내려갔다가 다시 한 글자 한 글자 즈려밟고 올라가 살짝 제목을 바꿔 본다.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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