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278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오늘은 이맘때면 다시 펼쳐보는 윤동주 시인의 시 한수를 여러분과 나눌까 합니다.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그림자를 날리고,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제 나이 스므살, 처음 이시를 읽었을때 분명 시속의 계절은 봄이 이운 풍경인데,
왜 자꾸 호젓한 역사의 쓸쓸한 가을풍경이 그려지던지요.
시인이 동경에서 간신한 그림자를 지탱하던 시절. 질풍노도의 청년기여야 할
시인의 스므살이 칠십대 노로의 심상처럼 읽혀졌습니다.
가끔 스스로가 '간신한 그림자' 처럼 여겨질때 사랑스런 추억을 읽습니다.
시인이 아픈 시간을 '사랑스런 추억'으로 명명하며 견딘 것을기억하면서
말입니다. 지방에 다녀 온 뒤 목이 잠겨 말이 안 나오고, 미열과 두통에 시달리던 시간이었지요.
그래도 어제 아침 목상태가 조금 좋아져 예정되어 있던 강연을 다녀 오며
이 시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시인의 짧은 생, 전부를 걸어 갈망한 조국의 해방. 제가 강연장에서 만난 분들과
이 편지를 받아 보시는 여러분의 갈망은 과연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 집니다.
정예서의 나를 세우는 네가지 기둥 여행. 일박이일 11월 참여, 모집
http://cafe.naver.com/east47/34607 링크된 주소 클릭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6 | 정예서/ 역할의 딜레마 | 효우 | 2015.07.08 | 2800 |
175 | 정예서/ 시간의 속도 | 효우 | 2015.07.15 | 2802 |
174 | 정예서/ 황하[ 黃河 ] 에서 | 효우 | 2015.07.22 | 2809 |
173 | 정예서/ 관계의 초상 | 효우 | 2015.07.29 | 2866 |
172 | 정예서/주지육림[ 酒池肉林 ] | 효우 | 2015.08.05 | 2824 |
171 | 정예서/무의식 갑질 | 효우 | 2015.08.12 | 2864 |
170 | 정예서. 굴절된 기억 | 효우 | 2015.08.19 | 2800 |
169 | 정예서/증자지체(曾子之) | 효우 | 2015.08.26 | 2799 |
168 | 정예서/낙타,사자,아이, 그리고 초인이 되어 | 효우 | 2015.09.02 | 3060 |
167 | 정예서/ 깨닫고자 하는 소망 | 효우 | 2015.09.09 | 2852 |
166 | 정예서/ 습상원야(習相遠也) | 효우 | 2015.09.16 | 3312 |
165 | 정예서/지혜로운자와 어리석은자 | 효우 | 2015.09.23 | 3007 |
164 | 정예서/ 남성 상승정지군 | 효우 | 2015.09.30 | 2855 |
163 | 정예서/ 그 청년 (仁遠乎哉) | 효우 | 2015.10.07 | 2839 |
162 | 정예서/ 누구나 선생? | 효우 | 2015.10.14 | 2870 |
161 | 정예서/ 좌절된 갈망 | 효우 | 2015.10.21 | 2601 |
160 | 정예서/논어의 교육론 | 효우 | 2015.10.28 | 2854 |
159 | 정예서/ 스승과 제자 | 효우 | 2015.11.04 | 2799 |
158 | 정예서/ 누구라도 그러했듯이 | 효우 | 2015.11.11 | 2796 |
» | 정예서/사랑스런 추억 | 효우 | 2015.11.18 | 27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