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써니
- 조회 수 350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부치지 않을 편지를 써요.
마음이 아파서 자꾸만 가슴이 저려요. 소설처럼 거짓말처럼 쓰려다가도 보태고 빼려다가도 그래도 거의가 사실이어서 자꾸 그대 모습이 떠올라요. 내게 사라지지 않는 사무침을 거센 파도처럼 다 풀어버리려고 했는데 편하지 않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쓰지 못하나 봐요.
봄을 알리는 비가와요. 가늘게 종일 내렸다죠? 나는 아주 늦게 슈퍼에 다녀오느라 잠깐 동안 비를 맞았어요. 비오는 날 좋아했죠? 아주 시원스레 죽죽 내리는 날 말에요.
산다는 게 글을 써야하는 건지, 말을 해야 하는 건지가 잠시 심드렁해지네요. 부질없게 느껴져서요. 너무 오래 가지고 있었나 봐요. 빨리 잊어버릴 걸. 아니 너무 늦게 알게 된 거죠. 좀 더 일찍 써야 했는데. 매일 천 번도 더 죽고 싶고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 간절했는데 말에요.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고 처박아두어서 요괴가 되어버린 우스꽝스런 보따리.
내가 실패했어도 괜찮아요. 당신에게 사랑받지 못했어도 괜찮아요. 우리 행복하지 않았어도 괜찮아요. 그렇더라도 최선이었다는 것 알아요. 그것이면 됐어요. 그게 뭐 어때서요. 그럴 수도 있지요. 그대도 나에 대해 다 쓰세요. 미운 정 고운 정 다 쓰세요.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세요.
그대가 힘든 것 다 짊어져서 나 편해요. 도마뱀 꼬리 자르듯 잘라내 줘서 그대 따라 억지로 끌려가며 살지 않고 그 점 힘들지 않게 살아요. 자유로워요. 그대도 그러길 바랄게요. 때로 욕하고 못되게 굴어도 진실은 정제되어 영롱하게 남을 거예요. 내 삶의 소중한 자원과 심산유곡深山幽谷에서의 맑은 깨달음과 같은 깊고 참신한 명상冥想으로.
2008년 3월 23일.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212 |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 앤 | 2009.01.12 | 205 |
| 5211 |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 지희 | 2009.01.20 | 209 |
| 5210 |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 지희 | 2009.02.10 | 258 |
| 5209 |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 앤 | 2008.12.29 | 283 |
| 5208 |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 앤 | 2009.01.27 | 283 |
| 5207 |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 지희 | 2008.11.17 | 330 |
| 5206 | J에게 : 그림엽서 그 사소함에 대하여 [3] | 한정화 | 2013.08.13 | 2420 |
| 5205 | #42 엔지니어 - ing [2] | 희동이 | 2015.02.09 | 2422 |
| 5204 | #2 그냥쓰기_일단 살아남기 [1] | 서연 | 2013.01.28 | 2423 |
| 5203 | 엄마의 선물 [4] | 왕참치 | 2014.12.01 | 2423 |
| 5202 | 당면한목적함수_구달칼럼#38 [8] | 구름에달가듯이 | 2014.12.29 | 2424 |
| 5201 |
#33. 신치의 모의비행 | 미나 | 2012.06.05 | 2425 |
| 5200 | #1 _ 나는 언제 뜨거워지는가 [2] | 서연 | 2013.08.22 | 2425 |
| 5199 | P를 생각하며 | 제이와이 | 2014.03.03 | 2425 |
| 5198 | 고통의주간_구달칼럼#23 [10]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9.28 | 2425 |
| 5197 | Climbing - 8. Via Dolorosa [3] | 書元 | 2013.05.19 | 2426 |
| 5196 | Climbing - 통증(痛症)의 미학 | 書元 | 2013.12.01 | 2426 |
| 5195 |
#48_1 출간기획안과 출판사목록 | 정수일 | 2015.03.23 | 2426 |
| 5194 | 이탈리아 [12] | 루미 | 2011.08.22 | 2427 |
| 5193 | 단상 in Mongol [3] | 차칸양 | 2013.08.20 | 24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