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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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소>가 2003년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1명의 자녀를 대학까지 양육하는 비용이 1억 9,870만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3년 뒤 2006년 동일한 조사를 한 결과 자녀의 양육비가 2억 3,199만이라고 한다. 3년 사이에 17%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어마어마한 경제적 비용의 증가가 아닌가? 필자는 아이가 3명이 있으니, 최소한 7억 정도의 자녀양육비가 필요한 것이다. ㅜ.ㅜ 위험(Risk)이라는 단어를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경제적 기회비용이라고 정의내린다면, 단연 ‘자녀’를 ‘위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매몰찬 접근일지는 모르겠지만, 옛말에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옛말이 그냥 만들어진 문구는 아닌 듯 싶다. 물론 자녀는 어떤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우리들의 꿈이며, 희망임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최근 우리들의 꿈과 희망인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조사결과가 흥미롭다. 초등학생의 80%가 부모의 유산을 기대하고 있으며, 70%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결혼자금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난 이 조사결과를 보면서 한동안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어린 아이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요즘 아이들의 세태를 확인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는 과거 개인을 대상으로 재무설계에 대한 상담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재무상태를 분석하면서 느꼈던 것은 지출의 상당부분을 교육비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수입의 50%까지 교육비로 지출하는 가정도 보았다. 주부가 아이들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대형마트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모습이 주목받지 못한 현실이 되어 버렸다. 조기 어학연수를 위한 기러기 아빠의 외로운 죽음도 그리 커다란 뉴스거리 조차 되고 있지 못하다. 좀 슬프지 않은가. 아니 우습지 않은가.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자신의 아이를 최고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뭐라 할 수 없다. 최고의 교육환경과 지원체계를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의 상황은 멈출 수 없는 집단최면 행렬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반문하게 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 좋은 학벌을 위해,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지금의 모습. 현재 부모라는 이름의 주인공들은 진정 어디로 가고 있는가?
종국적으로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은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 일 것이다. 물론 성공의 기준은 모두 틀릴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인 목표점은 자녀의 경제적 성공일 것이다.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하던, 명문대 진학의 보증수표인 외고를 진학하던 그 최종점은 경제적 부(富)의 획득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이 간절하게 소망하는 경제적 성공의 최고봉은 누구일까?
당신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 바로 ‘워렌 버핏’이다. 13세 때 신문배달을 통해 번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35세 때 스스로 모은 돈으로 ‘버크셔 해더웨이’를 인수했다. 투자회사로 변경 후 현재 미국 2위, 전세계 26위의 기업으로 키운 사람. 소유재산 580억 달러. 전세계 1위 부자(富者)
불세출의 영웅, 워렌 버핏에게도 3명의 자녀가 있다.
수지 버핏, 하워드 버핏, 피터 버핏.
재미있는 것은 이 세 명의 자녀 모두가 대학을 입학 후 자퇴를 했다는 사실이다. 첫째인 수지 버핏은 가정경제학을 전공하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평범한 사무업무를 하고 있다. 하워드 버핏의 경우는 자퇴 후 ‘중장비와 농업’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있다. 막내인 피터 버핏은 명문 스탠퍼드에 입학한지 2년 만에 자퇴하고, 영화음악 작곡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유명한 ‘늑대와의 춤을’에서의 영화음악은 그의 작품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이들에게 정해진 틀 속에 아아들을 몰아넣는 교육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부(富)와 지식(智識)을 가지고 있음에도 묵묵하게 아이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평범한 부모였다고 한다.
2006년 6월 25일.
워렌 버핏은 빌게이츠와 함께 상속세 폐지 추진 법안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었다.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미국의 정신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동등한 기회가 골고루 주어지는 것이 바로 미국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워렌 버핏은 자신의 재산 중 85%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떠들썩한 매스컴과는 다르게 워렌 버핏의 세 자녀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평소부터 워렌 버핏은 자녀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상속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왔기 때문이었다. 피터 버핏의 인터뷰는 무척 인상적이다.
“아버지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늘 말씀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돈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로 평가해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돈을 쫓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항상 이야기하셨습니다.”
워렌 버핏은 세 자녀 모두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을 때, 철저하게 자녀들의 선택을 믿고 따라줬다고 한다. 그는 자녀들이 맹목적인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천복(天福)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우리의 꿈이며, 희망인 자녀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은 무엇일까?
교육(敎育)은 우리 자녀들의 재능과 소명이 만나는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닐까? 재능과 소명이 만나는 순간에 우리 아이들의 천복(天福)이 있으리라. 아이들이 원하는 삶. 그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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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워렌버핏이 그 많은 돈을 벌고서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통찰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을 찾아 하다보니 돈을 벌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일것입니다.
한 동안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 때 아이들을 만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죠.(물론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어쩌면 어떤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배우는 시간에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또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영어, 수학, 국어를 배우기 이전에 자신이 어떤 일에 더 많은 흥미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찾아 주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워렌 버핏 처럼 70이 넘은 나이에도 날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며 일터로 갈 테니까요.
오라버니 생각에 완전 공감!!
한 동안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 때 아이들을 만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었죠.(물론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어쩌면 어떤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배우는 시간에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또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영어, 수학, 국어를 배우기 이전에 자신이 어떤 일에 더 많은 흥미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찾아 주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워렌 버핏 처럼 70이 넘은 나이에도 날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며 일터로 갈 테니까요.
오라버니 생각에 완전 공감!!

정산
"아이들이 원하는 삶. 그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 맞지.
문제는 아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것 같아.
부모는 애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걸 선택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
아이들을 잘 관찰하고, 그들이 재능과 기질에 맞춰서 자신을 키워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게 좋지.
근데 애들을 잘 관찰하면 그게 보이는 감?
난 아직 애가 어려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
좋은 부모 되는거. 이거 쉽지 않은것 같아.
그래도 나이 먹으면서 내가 깨달은 바는,
좋은 부모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란 생각이야.
백마디 말보다, 지속적인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교육받게 하는거지.
책읽는 부모를 둔 애들은 책을 가까이 하게 마련이지.
그런 뜻에서 우리 연구원들은 이미 좋은 부모가 되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봐. 안 그런감? 자화자찬? 과대망상? 아침부터 왠...ㅎㅎ
문제는 아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알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것 같아.
부모는 애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걸 선택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
아이들을 잘 관찰하고, 그들이 재능과 기질에 맞춰서 자신을 키워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게 좋지.
근데 애들을 잘 관찰하면 그게 보이는 감?
난 아직 애가 어려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
좋은 부모 되는거. 이거 쉽지 않은것 같아.
그래도 나이 먹으면서 내가 깨달은 바는,
좋은 부모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란 생각이야.
백마디 말보다, 지속적인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교육받게 하는거지.
책읽는 부모를 둔 애들은 책을 가까이 하게 마련이지.
그런 뜻에서 우리 연구원들은 이미 좋은 부모가 되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봐. 안 그런감? 자화자찬? 과대망상? 아침부터 왠...ㅎㅎ

써니
3명에 대학까지의 양육비가 칠 억 이란 조사에 솔직히 현기증 느끼시남? 그렇다면 수업료 완전 공짜인 우리 대학 변.경.연은 어떠쇼? 제발 걱정이 사부님을 늙지 않게 사수하는 거닷! 나는 정말로 모두 죄다 똑 같이 그렇게 대학에 보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네. 그리고 내가 진작에 이런 곳을 알았더라면 돈 벌며 주경야독하며 간판 따러 굳이 대학원은 안 갔을 거야. 그 돈으로 땅이나 사뒀으면 지금 쯤 편히 공부할라나?ㅋ
그리고 말이야, 경제적 부의 획득 이후에 대한 생각도 필요한 것 같아.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지만 돈이 절대 전부가 아니라는 것. 돈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어야 할거야. 대부분의 부모들이 알면서도 매양 또 그렇게 같은 모양으로나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선망만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스스로의 삶에서 부딪히고 깨우쳐 느껴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이지.
그리고 유산이나 대학까지 가르치려는 재테크보다 어려서 많은 경험과 접하게 해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 아이 어릴 때 저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 말처럼 재능과 천복도 눈여겨 살펴주어야 한다는 아버지로서의 고뇌가 절로 이해됨. 그대는 훌륭한 가장임에 틀림 없소이다.
그리고 말이야, 경제적 부의 획득 이후에 대한 생각도 필요한 것 같아.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지만 돈이 절대 전부가 아니라는 것. 돈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어야 할거야. 대부분의 부모들이 알면서도 매양 또 그렇게 같은 모양으로나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선망만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스스로의 삶에서 부딪히고 깨우쳐 느껴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이지.
그리고 유산이나 대학까지 가르치려는 재테크보다 어려서 많은 경험과 접하게 해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 아이 어릴 때 저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 말처럼 재능과 천복도 눈여겨 살펴주어야 한다는 아버지로서의 고뇌가 절로 이해됨. 그대는 훌륭한 가장임에 틀림 없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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