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관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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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아이들이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참가하는 활동들, 예를 들어, 발레, 수영, 태권도, 영어, 피아노 등 학교 수업 이외의 활동에 참여하고 오랜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배웠을 때만 성적이 좋고 자존감이 높으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려고 했던 아이가 1~2달 정도 배우다가 포기하고 수영을
시작하고, 수영도 3개월 다니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태권도를
배운다면, 그 아이는 피아노와 수영에서는 뚜렷한 발전을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미국 심리학자이며 콜롬비아 대학의 NCCF(National Center for Children and
Families) 조사 연구원이었던, 마고 가드너(Margo
Gardner)는 아이들이 장기간 어떤 활동에 참여했을 때 얻게 되는 효과에 대하여 좀 더 확실한 근거를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는데요.
그녀는 1988년의 NELS(National
Education Longitudinal Study) 데이터를 분석한 후, 2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어떤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대학에 입학할 확률이 97%나 높았으며, 대학을 중도 포기하지 않고 완수할 확률은 179%나 높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할 확률도 31%나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이 1주일에 최소한 몇 시간은 흥미가 있으면서도 어려운 일을 꾸준히 시도할 때
정신적으로 더욱 성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일은 운동이나 악기, 언어, 독서 등 다양하지만 부모와 함께하는 습관 만들기 활동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학교 수업 이외에 하루도 빠짐없이 목적의식을 갖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습관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과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시간 관리나 자기 통제력이 미숙한 아이들에게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좋은 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어른들의 습관 사례를 통해서 그 실패 원인을 찾다 보면 아이들의 습관
형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데요.
한 미국 대학(Scranton, 2014) 연구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처음 2주 동안은 실험 참가자들의 71%가 자신이 그 해에 다짐한 것들을 지키는데, 6개월이 지나면 50% 미만의 사람들만이 그 다짐들을 계속 지켜 나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발견은 2년이
지난 후에는 오직 19%의 사람들만이 그들의 다짐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른들도 2년 이상 습관을 지속할 확률은 고작 19%밖에
안되며, 습관 실천 후 3개월도 안되어 습관 성공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늘어나는데, 하물며 시간관리 능력도 없고 의지력도 약한 아이들이 처음부터
부모의 욕심으로 과도한 습관 목표와 개수로 시작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겠지요.
따라서 아이들이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세우고 3일만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목표를 세워서 오래 동안, 최소한 2년 이상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계해야 할 점은 부모의 과한 욕심입니다. 축구경기는 전반전과 후반전 그리고
필요하다면 연장전까지도 뛰어야 하는 운동 경기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요구대로 전반전에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면 남아 있는 후반전과 연장전에는 경기에 참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대신해서 부모가 후반전과 연장전에 참여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하루에 습관 1개도 아이들에겐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그래서
저와 제 딸은 습관 초기에는 일주일에 3개 습관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습관 실천에 흥미를 느끼고 책임감과 자기주도 능력이 생겼다고 판단되었을 때 습관을 하루 한 개로 늘렸습니다. 즉,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한 개의 습관, 일주일 동안 총 6개의 습관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딸아이는 2년을 훌쩍 넘어서 5년 넘게 습관을 지속해 오고 있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습관
근육도 더 단단해졌고 습관 개수도 하루 1개에서 하루 3개로
늘어났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말하듯이, 아이의 습관도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과 최소 2년 동안의 꾸준함을 통한 성장이 결국 아이의 생각과 삶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가 힘을 빼고 아이를 믿고 응원해 주는 결단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