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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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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11시 57분 등록
 창조의 비밀은 ‘재미’에 있다.


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


마이클 J. 폭스가 열연했던 영화 ‘백투더 퓨처’는 재미있는 영화다.  로큰롤과 스케이드 보드, 자동차를 좋아하는 명랑 쾌할 고교생 마티, 괴상한 발명가 브라운 박사의 타임머신, 미래와 과거를 종횡무진 연결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해주는 영화였다. 그 영화 중에 인상깊었던 장면은, 미래시점에서 과거의 자신이 준 쪽지를 받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미래로 보내는 편지’라니.. 그러고 보니, 신입사원 시절, 1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있다. 이걸 병원 마케팅으로 연결시켜 볼 수는 없을까? 재미있을 것 같다. 


미래 그림 1)

OO 병원에 입원중인 최우성씨는 1주일 후로 예정된 OO 수술을 앞두고 병실에서 인터넷으로 접속을 했다. 가톨릭의료원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미래로 보내는 사랑 편지’ 코너를 통해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려는 것이다. 수술을 앞둔 자신의 심경과 함께 자녀들에 대한 당부를 인터넷 편지로 쓰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병원에서 인터넷으로 서비스하는 ‘미래로 보내는 사랑 편지’는 가입자가 수신받을 사람의 이메일 주소를 지정하고 기간(1주일 후-1년, 1년까지 무료) 을 정하면 날짜에 맞추어 보내주는 미래 타임캡슐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 병원 (성모, 강남성모, 의정부성모, 성바오로, 성빈센트, 부천성모, 인천성모, 대전성모)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미래 그림 2)

OO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중인 홍길녀씨는 죽음을 앞두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지인들과 자녀들에게 남기는 유언을 작성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이 서비스하고 있는 ‘미래로 보내는 생명존중 유언장’의 경우 1인당 3통까지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인터넷으로 작성한 유언을 무료로 공증해 주는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다. 미래로 보내는 유언장 메일은 어린자녀를 둔 30대 부부에게도 인기가 많다. 어린 자녀가 10대, 20대가 되었을 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미리 써서 보내는 사람의 이용율이 높기 때문이다.


병원은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우리는 나 자신과 가족, 이웃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된다. 인터넷 강대국인 한국에서 유비쿼터스 병원의 모습을 상상해볼 때,  미래로 보내는 편지는 생명을 존중하는 가톨릭 병원의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2005년 ‘기획박물관’ 전시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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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삶은 3가지를 요구한다


첫째, ‘열린 질문’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학 강의를 하는 탈 벤 샤하르 교수는 “나는 행복한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행복하지 못하면 불행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갖게 하는 ‘닫힌 질문’이라는 것이다. 대신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 라고 질문하라고 한다. 이 질문은 행복 추구가 어떤 지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삶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창조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인가?“ 라는 질문에 고개를 주억거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어야 하지 않을까? 질문이 열려있어야 기록을 하던, 벤치마킹을 하던,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던, 그런 습관과 노력들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왜 창의적이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본인이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위대한 휴식’이다.

어떤 것이든, 일들이 꽉 막혀있어 지독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때는 그 태풍같은 일에서 나와 대책없이 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휴식은 창의성을 가져온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하다. 휴식 없는 일이 잘 통하는 곳도 물론 있다. 단순한 성실이 요구되는 비즈니스에서는 휴식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은 휴식이 꼭 필요하다. 나는 언제 창의적이었던가? 머릿속으로 골몰하던 문제들이 풀려버릴 때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머리를 쥐어짤 때가 아니다. 술을 진창 먹고 밤늦게까지 놀다가 다음날 지각출근하는 전철에서, 머릿속이 하얀 가운데, 속썩이던 문제가 풀리는 경험을 제법 했다. 휴식이 위대하려면, 그전까지는 머릿속이 그 일로 온통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래야 휴식이 위대해지며, 위대한 휴식은 창의성을 불러온다.


셋째, 창조의 비밀은‘재미’에 있다.

지나온 직장생활을 돌이켜 본다. 언제가 가장 창의적이었던가? 시급하고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때 였던가? 경영층의 관심이 큰 일을 수행할 때였던가? 내 경우에는 영향력이 매우 큰 대단한 프로젝트를 수행히거나, 창의성을 요구당한다고 창의적인 성과가 도출된 적은 별로 없다. 재미있는 일을 했던 기억, 그때가 가장 창조적이었다.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했었다. 그러나 어디 조직이 재미있는 일만 하며 살수 있는가? 그렇기에 창의적인 사람은 있지만, 창의적인 조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로 보내는 타임캡슐’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생각해보았지만, 아직 (5년째) 기획안을 올리지는 않고 박물관에 전시만 해놓았다. 조직의 생리상, 기획안을 모두 다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창의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세상만사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메모와 체계적인 기록, 구체적인 실행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재미있어야 살 맛 난다. 그래서 직장경력 10년이 넘어가는 중년의 어른들에게 '재미와 창의'는 심리학적으로 동의어가 된다. 또한 내일의 재미를 위해, 오늘 고통의 길을 가더라도, 그 고통의 길에서 재미와 창의를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창조의 비밀을 손에 쥔 사람이 될 것이다.

IP *.30.2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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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5.24 13:45:40 *.236.3.241
에피소드 전개에 이어 주제 서술이란 형식이 모양새를 갖춰 가네요ㅎㅎ
다큐멘터리 등에서 접할 수 있는 형식이라 친근감을 줍니다. 충분히 공감을
주는 주제라 무리없이 내용이 이해되구요. 형식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셨나봐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에피소드에서 주제 서술로 넘어가는 부분을 문장의 형식으로 좀더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댓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써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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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8:22:07 *.30.254.28
날카로운 문장가! 라 역쉬! ㅎㅎ
나도, 연결이 부자연스러웠는데, 어쩌겠어?
악마의 시계가 계속 똑딱거리는 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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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5.24 17:48:47 *.45.41.184

마지막 말이 참 의미가 있군요.
"오늘 고통의 길을 가더라도, 그 고통의 길에서 재미와 창의를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차오의 비밀을 손에 쥔 사람이 될 것이다. "

저에게  창의성이란 "기존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의  문제 해결방법"이죠. ^^

열린질문, 휴식, 그리고 재미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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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8:29:12 *.30.254.28
고맙습니다..
기존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의 해결방법...
아..정말 어렵지요....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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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0.05.24 17:53:04 *.93.198.156
두 번째 '위대한 휴식'에 딴지 하나.
저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
휴식후에 창의적인 생각이 든다기보다,
마음을 풀어 제낀 채 열라 논 다음 심신이 약간 피곤할 때 긴장이 생겨서 좀 더 창의적으로 된다는 게 저의 추론임.
오히려 시간이 널널하면 그냥 시간을 죽이게 되면서 머리 회전이 오히려 잘 안되는 듯함.

아, 그리고 무언가 하나에 계속 골똘히 생각하는 것도 경험상 좋은 방법이라 여겨짐. 그 하나를 이것 저것 연결해보면 적어도 사생아는 나온다는 경험.

근데 우성님이 먼저 입원해서 서비스 임상실험하네.
입원하지마. 제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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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9:05:44 *.30.254.28
아..어제 넘 달렸어요...
오늘, 콧물이 미친듯이 나와서
주사맞고, 하루종일 어지럽고......그래도 또 보자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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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05.24 22:01:21 *.53.82.120
오빠..혹시 카톨릭 로얄? ^^
카톨릭의료원..오빠같은 직원을 품고 있다니.
좋은 병원임에 틀림없네요.
앞으론 더 좋아질테구요.

근데..타임캡슐 말씀하시니 왠지 제대혈 은행이 생각나요.
큰아이때 100만원도 넘게 주고 해놓은 제대혈 지금은 어디서 무엇하고 있으려나..
서버의 안정성 문제도 글쿠..
결국은 신뢰의 문제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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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5 19:21:55 *.53.82.120
다 하는 건줄 알았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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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9:06:58 *.30.254.28
제대혈까지 하다니..
너 정말 유복(?) 하구나..ㅎㅎ
그래..신뢰..의료기관은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
물론, 사람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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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25 07:54:41 *.146.70.103
'기획 박물관'은 좋은 아이디어세요. 저도 기획박물관 만들려고요. 사업이 곧 기획인데. 
열심히 이야기 듣고, 책을 읽고, 사람 만나서 많은 아이디어를 심어놓아야 겠습니다.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 에서는 피터드러커의 '피드백 분석' 이 생각나더군요. 어떤 일을 하기전에, 자신이 기대하는 성과를 미리 적어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10개월이 지나고 난 다음 다시 보면, 자신의 강점을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기대하는 것과, 실제 이룬 것이 일치한다면 그 점이 강점이 되겠지요. 

미래로 쓰는 편지, 
연구원 활동이 끝나고 난 다음의 제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아야 겠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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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9:08:14 *.30.254.28
오병곤 선배가 잘하는 것이 피드백 분석이니까,
한번 만나서 가르침을 청해 봐...
미래로 쓰는 편지..그래,
나도 오랫만에,, 2011년 4월의 나에게 편지를 한번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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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5 07:58:09 *.106.7.10
아, 오빠가 이야기한 기획박물관이 어떤 모습인지 이제야 분명히 알겠습니다. 제가 많이 늦죠? ^^
또한 우성 오빠가 늘 이야기하는 '재미'가 어른들의 창조성이라는 주장 깊이 공감이 가요.
그 많은 재미 함께 나누어주시길, 그래서 오빠의 창조적 삶에 동참하는 즐거움을 주시길.
우리가 지난주 읽은 창조적 영웅들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믿음에 오빠의 창조적 후일이 더욱 기대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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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9:10:00 *.30.254.28
니가 늦은 게 아니고,
헤밍웨이의 기질이라 그럴거야..
난 좀 코끼리 모자 기질이 강한 것 같아...

일이 많아지니까, 주변에 희생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는데,
니 글을 보니, 못하겠다...ㅎㅎㅎ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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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0.05.25 09:34:11 *.219.109.113
미래에 대한 편지는 10대 풍광을 연상하게 했고  미래그림 2) 번은

우리 입학여행 장레식 유언장을 생각나게 하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 병원에 꼭 ! 있어야 하는 그러니  하나 씩 실용화를

구체화 시키는 방법을 연구해보도록해. 

환자를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우리를 대상으로 먼저 해봐.

뭐, 우리를 위해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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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05.25 19:11:33 *.30.254.28
들어보니, 그렇구나..
10대 풍광과 비슷하고, 장례식장과 비슷하네..
언젠가, 기안을 올려봐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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