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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일 09시 08분 등록
선생님 강연 뒷풀이. 9시30분. 16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가게가 없다. 배는 고프지 않았으나, 삽겹살집에 가다. 2층에 단체방이 있다. 올라갔다. 일하던 아주머니가, 자기는 10시 퇴근이라고 한다. 그녀가 10시에 퇴근하던, 11시에 퇴근하던, 손님은 알바가 아니다. 16명 단체를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다. 못해도, 30만원 가깝게 매상을 올려줄 것이다.  사장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정신이 들면서, 선생님께 인사하고 나오다. 가게 생각에, 불안했다. 가게로 가면서, 앞으로 더 매장에 밀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 이야기. 컴퓨터가 필요. 하이마트에 가다. 구입할 작정을 하고 갔다. 판매원에게 30분 정도 설명을 들었다. 결정을 하고, 카드를 꺼내다.  판매원이 해당 상품 재고가 없다고 한다. 그 큰 매장에 재고가 없다는 것이 황당하다. 더 놀라운 것은, 판매원의 태도다. 다른 상품을 제안하지 않는다. 재고가 없으니, 그것으로 끝이다. 손님 하나를 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가? 이 직원은 그런 사실일랑 자기와는 상관없어 보였다. 나를 놓치면, 100만원 이상의 매출을 포기하는 셈이다. 내가 한소리하자, 진상 취급한다. 이 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사장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어떠했을까?'

세번째 이야기. 화장품을 판매하는 나는, 다른 매장에 곧잘 간다. 매장에 입장하면, 판매원이 붙는다. 그들의 태도를 보면, 인센티브를 받는지 안받는지 알 수 있다. 인센티브가 있다면, 어떻게든 판매할려고 애쓴다. 자기 상품 처럼, 자기 사업처럼 말이다. 인센티브가 많은 상품으로 유도하고, 팔고자 용쓴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열심이다.

특별히 애쓰지 않고, 머리 굴리지 않아도 고정급이 나온다는 사실은 마음에 평온을 준다. 본래 동물은 오늘 먹거리를 위해서 부산히 아침부터 움직인다. 물색하고, 공격하고, 획득한다. 자연의 섭리며, 기본적인 경제활동방법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굶어죽는다.  

인간만이 자원을 비축하고, 전체 시스템에 기생해서 안락을 즐긴다.  직원들은 인센티브를 좋아하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이다. 직원들간에 다툼이 생기고, 근무 시간내내 긴장해야 한다. 언젠가, 어느 중견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분은 우리나라 출판 디자인의 장을 열었다. 이틀밤을 새우고 왔다고 한다.

‘아이디어, 일을 만드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다.  

과거보다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인간적인 접촉은 없고, 먹고 살기 바쁘다. 한편 스트레스를, 접촉하면 안되는 바이러스 취급하는 분위기도 만연하다. 자살과 이혼, 퇴사.......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스트레스가 없기를 바랄수는 없다. 스트레스는 미생물처럼 어디에나 존재한다. 겪어야할 일이라면, 기꺼이 뛰어드는 것이 방법 아닐까?

직원들에게 위의 이야기를 해주자. 그리고, 당연 응당의 보상을 준다. 이야기도 없고, 인센티브도 없다면 그들은 하나라도 더 팔 이유가 없다.
IP *.123.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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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09:31:12 *.124.233.1
"특별히 애쓰지 않고, 머리 굴리지 않아도 고정급이 나온다는 사실은 마음에 평온을 준다."
아. 이 말이 내리 꽂히내요 형님. 이런 마음으로 일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죠.
내 것이다. 내 세상이다. 나의 제국이다 라고 외치며 오로지 사는 것 같은 삶을 살고 싶어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결국 피할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기쁘게 맞이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이 해결책이네요.
그렇게 먹는 마음이 쉽지가 않네요..ㅜㅡ

많이 느끼고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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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1.05.04 04:12:56 *.111.206.9
어제 선생님 강연에서도 느꼈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같아요. 인생은 깁니다. 의도하기 보다는, 우선은 주어진 일을 잘해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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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1.05.03 11:14:49 *.42.252.67
건아 ~ 사장이 있으면 물론 매출은 오르겠지. 하지만 사장님 삶이 없잖아.
그리고 직원도 사장이 없어야 숨통도 트이고 농땡이도 부리고
또 집에 일찍 가고 싶으면 사장처럼 목에 힘도 주며 손님을 보내는 일도 하며
스트레스가 풀리는거야. 맑은 물에 고기가 안 산다.
직원을 믿고 자리를 비워주면 더 잘 하고 오래 있는 사람도 있어.,
그러니 사람을 보는 눈이 중요하겠지.
건아, 아이들과 롯데월드에 가서 재미있게 놀았지? 그게 손님을 놓치는 일보다
더 놓치지 말아야 할임을 늘 기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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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4:16:23 *.111.206.9
롯데월드 아직 못갔어요. 일이 꼬이네요. 5월 중순쯤 갈려고 합니다. 그보다, 누나에게 먼저 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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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11:52:26 *.230.26.16
카~, 은주언니 말 명언이네 ^^
음, 가족은, 특히 아이들과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 강물과 같다는 데 나도 공감.

그 외, 난 사장을 해 본적이 없어서 너와 완벽한 공감대를 이루긴 어려울지도 몰라.
네 글을 읽으니 한참전에 본 책이 생각난다. 너도 읽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
예전 상사가 완전 공감했다면서 팀장들한테 돌린 책인데 그땐 사람에 대한 반감이 앞서서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었지.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많이 와닿는 부분도 있었어. 리더십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지.
사업가로서, 또 우리 중 유일한 사장으로서 너의 고군분투에 격려를 보낸다! ^^

참, 근데 컴퓨터가 바뀐 거야? 읽기 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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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4:21:50 *.111.206.9
그 책, 저도 읽었지요. 잘 쓴 책이지요. 맞는 말이고, 공감이 가는 책입니다. 닭장사를 요즘 많이 떠올립니다. 당시 내가 너무 강박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 그 기간동안 나에게 무엇이 남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남는 장사를 해야하는데, 돈은 그리 많이 남지 않는 것 같아요. 먹고 살 정도면 되지요. 그 보다는, 능력이 남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구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합니다. 이제, 칼럼과 댓글에 대한 와쿠가 잡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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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1.05.03 12:45:56 *.10.44.47
지금은 씨앗을 심는 단계겠지?
어떤 씨앗을 심을지는 각자가 결정하는 거겠지만.

너를 보며 생각한다.
사장님. 아무나 하는 것 아니구나.
아마도 내 주변에 사장 재목은 너뿐인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무조건 화이팅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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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4:23:53 *.111.206.9
응 고맙다. 아마도 연구원중에서 네가 제일 바뀐것 같다. 우성형이랑. 

둘이서, 따로 연구원 하는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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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1.05.03 12:58:54 *.236.3.241
인건이의 복제인간이 서너명쯤 있을 것 같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화장품가게에, 출간 준비에, 그림에, 출간회에, 사람들 만나러 다니고
혹시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아톰의 심장을 단 건 아니냐 ㅎㅎ
그렇게 파다 보면 뭐가 터질 때가 오겠지. 복제인간 중 한명은
나들이를 내보내거나 헬스클럽으로 보내  뽀얀 피부 잘 유지하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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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4:27:33 *.111.206.9
요즘은 새벽녁에 명치가 좀 아파오더군요. 이렇게 살다가 뭔일 생기는 것 아닌지, 덜컥 겁이 났습니다. 어제 선생님 강연 듣고도 느꼈지만, 너무 아둥바둥 사는 것 같아요. 다들 그렇게 살아가지만, 전 너무 티낸것 같기도 하고....이제 먹고사는 이야기는 그만 할래요. 

참, 북페어에서는 엉뚱하게도 제 이야기가 아니라, 저 자체를 흥미롭게 보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것도 좋은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편집자를 제가 닥달해야겠어요. 저에게 관심좀 가져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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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05.03 18:24:10 *.30.254.21
너의 나이에는
그렇게 생각할  듯 하다.

그런데,
내 나이에는
스트레스가 질환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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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9:36:40 *.30.254.21
ㅋㅋ
무쟈게 귀여울거야.
함 해조봐.
은주랑 여자애들 까무라칠꺼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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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04:35:39 *.111.206.9
형은 많이 웃으시니까, 스트레스 질환에 걸릴 위험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몰아붙이기에, 유쾌할 틈이 없어요. 이런 상태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작은 일에도 아주 예민해지지요. 평상시에는 좀 까불어야 겠습니다. 제가 애교작전으로 나가면, 형들은 어떻게 나오실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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