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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6일 22시 30분 등록
안녕하세요? 어느덧 30대 결혼을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의 처자가 되었습니다.

제게는 만난 지 2년 돼가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이제는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이지만 자꾸 결단이 서지 않습니다.

3개월 가량 만났을 때 프로포즈를 받았고, 이 사람이 좋다고 생각했고 사실 이르단 생각이 많았지만 상처받을까 yes를 하고 결혼준비를 했었습니다.

상견례도 하고, 결혼식 날짜도 잡고, 또 꽤 여러분들께 알리기도하고...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어머니의 강압적인 의견주장이 있어 제가 조금 걱정하게 된 경우가 몇번 있었습니다. 본인도 심하다고 생각하셨는지 한번은 제게 문자로 사과를 하셨는데...저는 어른을 이기려드는 사람도 아니어서 되려 그런 상황이 불편하더군요. 어찌됐든 몇번 그런 기분묘한 일들이 있고나니 너무 짧은연애 후에 결혼을 걱정하는 게 성급한게 아닌가 너무 불안한 마음에 결혼을 조금 미루는게 어떠냐는 얘기를 상대방과 하다가 저를 처음에는 몇번 달래던 상대방이 홧김에 헤어지자는 얘기를 먼저했고 그런 저희 통화를 들은 상대방 어머니께서 제게 장문의 문자로 자신의 아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일방적으로 나무라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기는 하였으나 사실 몇개월 시간이 남았고 청첩장도 찍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제 행동이 불안하기는 하였지만 제 남자친구가 저를 오히려 조금이라도 기다리고 신뢰를 줬으면 어떨까 싶었는데 먼저 헤어지자는 말도, 자신의 어머니 문자를 보면서도 대들지 않고 제가 죄송하다고 보낸 것만 보며 미안해 하지도 않더군요. 그래서 헤어지자고 크게 했었으나 몇차례 찾아오는 것에 마음이 흔들려 몇번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 지가 어느덧 2년돼갑니다.

평소 남자친구는 자상하고, 다소 감정기복이 심한 저를 잘 받아주었으며, 제가 회사일로 힘들때 많이 도와주어 이렇게 자상하고 제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친구가 어디있나 싶기도합니다.

그렇지만 처음 크게 헤어지고나서 도저히 그 어머니분을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아 결혼이 아니라 연애전제를 바탕으로 사귀었었지만, 상대방은 저를 만나기 전부터 결혼을 하고 싶어하던 청년이라 제가 괴로워하는걸 알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결혼이야기를 계속 했었습니다. 몇번 헤어진 것도 결혼을 할 수가 없을 것 같고, 나이가 먹어가니 상대방이 저때문에 결혼할 기회를 놓쳐 원망할까 하는 마음에서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남자친구가 평소에는 온순자상한 사람이지만 저와 의견이 다를때는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경우가 크고, 작은 것들에 있어서는 자상하지만 결혼 등 큰 것에는 고집이 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싸워도 작은 말 한마디에 서로 풀고 헤어졌을때를 제외하곤 거의 매일 어디서든 달려오고 (제가 갈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에 또 헤어지기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얼마전 같이 만난 친구는 첫인상이 순하디 순한 남자친구의 모습에 빠져 제게 오히려 잘하라는 이야기를 하며 둘이 너무 보기좋다며, 제 여러일화들을 들으며 힘들겠다면서도 너희둘처럼 좋아하는 사람 만나기도 힘들텐데 얘기했습니다.

사실 저희는 회사도 학교도 비슷한 수준 모나지않고 성향도 둘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의견고집이라든지 본인의 어머니에 대한 중재는커녕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것, 그리고 남자친구 첫 이미지가 너무 착하고 여러이유로 헤어지자고 한 것은 제가 더 많다보니 둘을 같이 아는 사람들 중에는 저를 더 세고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둘의 관계에 있어서 쌍방의 잘못이 있고 장단이 있을텐데... 어찌됐든 여러모로 이 친구를 오래만나든 헤어지든 제가 욕먹게 될 거라는 피해의식이 항상 존재합니다.
더불어 결혼생활이 걱정됩니다.
저는 좀더 민주적인 환경에서 자라 제 의견을 얘기하고 책임지려하지만, 남자친구네는 어머니가 경제적 가장 역할을 하셔서 어머니 의견이 세시면서도 할머니와 함께 자라 가부장적인 집안의 장남입니다.

어찌됐든 어머니가 바뀌지 않고, 남자친구 고집이 센 건 바꿀 수가 없을텐데...

그럼에도 헤어질 수가 없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ㅜㅜ

2년이나 만났는데 확신도 결단도 못내리는 저도 답답하고, 이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데 결혼하면 내 가족인데 다 참고살수있을지 아직 확신이 안서네요...

솔직히 스펙으로 따지면 제가 더 나쁠 건 없는 상황인데 상대방 어머니가 문자로 예단을 바랐니 뭘바랐니 하셨던 것과 직급이같은데도 당신 아들보다 못났단 식으로 생각한다는 게 많이 걸리긴 합니다. 제 남자친구는 본인 어머니의 그런 성향을 잘 못 느끼다가 최근에서야 몇몇 본인이 일을 겪고는 제게 미안하다곤 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믿고갈 수 있을지...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요새 좋은 시어머니도 참 많다던데...
이러나 저러나 남자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헤어지기는 힘든데 결혼은 힘들겠죠...
IP *.39.1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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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2018.07.16 22:38:01 *.39.141.227
주위에 결혼 하나둘 이제는 다들 임신...솔직히 결혼안해도 된다 주의였는데 상대적으로 행복해보이는 친구들보며 쟤네는 무슨 복이 있을까도 싶고...든든하겠다 싶기도하고... 진짜 스펙같은 것 안보고 사람만 좋다고 만났는데...남들 보기엔 너무 천사고... 사람이 좋기는 한데 그래서 오히려 저는 옆에서 쓴소리도 해야하고 또그래서 세보이고...시어머니께도 제가 해야할 것 같고...왜 악역을 해야되나싶기도하고...왜 빨리 결혼을 서둘러서 신뢰도안쌓였을때 그런 문제로 나를 원망하나도싶고...문자로 그때 어머니께 죄송하다는 말만해서 당하기만 하고...뭘 그리 잘못해서 이런건지. .답답하고 눈물만 흐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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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7 10:34:56 *.39.102.67

마음고생 많으시네요... 위로는 생략하겠습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그런데 갈등과 고민이 너무 심할 때는 어떻게 결정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을 앞둔 여성이 상대방이 아주 맘에 들거나, 반대로 맘에 안들면 고민 자체가 안됩니다. 결혼에 대해 망설이는 것은 좋은 게 한 49% 되고, 안하면 좋은 게 51% 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자고 나면 마음이 반대로 자꾸 바뀌는 경우입니다. 1%라도 더 나은 것을 찾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고 결론이 안 나는 겁니다.


이럴 때는 둘의 차이가 별로 없으니, 어떤 결론을 내려도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학시험 떨어져서 재수할 때는일 년이나 차이가 나니까 엄청난 것 같은데,  삼십년 살고 나서 돌아보면그 일 년 재수한 거는 별 차이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망설이는 걸까요? 결과에 대한 책임 때문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기꺼이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 추신

주위에 행복해 보이는 친구분들, 좋은 모습만 보셔서 그런겁니다. 모든 부부는 갈등과 긴장 속에서 서로 타협하며 사는 겁니다.

다만 시어머님이 걸리긴 하네요.... 만만치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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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2018.07.21 18:57:54 *.39.141.195
친절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저또한 본문에 남겼듯 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게 쉽지 않게 여겨져서 그런 것 같은데...49대 51이란 표현이 확 와닿네요. 오늘다르고 내일다르고 마음 변화도 심하고 고민은 고민대로하니 상대방도 힘들어하고의 반복인 것 같습니다. 확신을 갖고 며칠전에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보면 또 도저히 아니라 일단은 서로 이별하기로 했습니다만 또 다시 만나게되는건 아닐는지... 쉽지않습니다만 이번엔 확실히 해야할 때 인 것 같습니다.

덧글이 빨리 달릴 거라 기대치않아 뒤늦게 보고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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