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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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은 낡을수록 멋지다
그 많은 바람을 몸으로 받았으니
남자도 오래 될수록 멋지다
온 몸으로 담근 인생은
오십년 묵은 독주의 술 맛
오직 여자만이 나이와 함께 늙는다
어찌하랴 아름다움을 잃었으니
세월이 모든 아름다움을 빼앗아 달아나니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매끄러운 젊은 것들
그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주름진 목 위의 수없는 키스
깃발과 남자, 그리고 더 멋진 것은
수 천 번의 밤이 만든 오래된 달빛 사랑
비단 빛으로 감기는 월녀(月女), 그녀
한 몸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어
두 몸이 만든 백 년도 더 된 나무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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