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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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臥遊
안현미
내가 만약 옛사람이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옛날을 들어다보며 홀로 국화술에 취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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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이다. 어제 노오란 단풍 폭신한 길 울렁거림의 여운이 아직이라 하루 종일 사뿐히 걸었다. 국화꽃길이였는지 노란 단풍길인지 어릿어릿한 데 이 고운 시를 만나니 산속에서 여우를 만난듯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무언가 이상하다. 오늘밤에서 이듬해로 이어져 훗날의 그대까지, 오랜 시간의 기다림 때문인가 보다. 가만 누워 상상하고 즐김이 이리도 품격있으니 황진인가 하노라.
내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가을비를 이해한 국화술을 따르리니 그대 멋스러운 풍류객으로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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